2009.12.30 11:04

본능과 믿음

조회 수 2203 추천 수 2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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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든 동물이든 없을 수 없는 본능이라는 것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로부터의 전수나 학습을 거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도출되는 본능이 과연 어디에 자리하고 있다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지 신비하기 짝이 없다.

얼마전 TV에서 방영된 토종 늑대의 새끼가 어미가 준 먹이를 먹고 남은 것을 자기만의 장소에 묻어두는 것을 보면서 태어나서부터 자신의 것을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한 본능의 활동에 지배받고 있는 어둠의 세상을 보게 된다.

어디 늑대뿐인가? 바닷가의 모래 속에서 갓 태어난 거북이 새끼가 살기 위해 바다를 향해 돌진하는 것 역시 살기 위한 본능의 활동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사람이든 동물이든 모두가 이러한 본능의 활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즉 스스로 본능에 반해 행동할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이욕(利慾)이 없는 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만약 이욕(利慾)이 없는 자가 있다면 그는 인간으로서의 본능이 없는 자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인간이 아니라면 신이라는 얘기겠지.

우리의 본능은 옳고 그름을 헤아리기보다는 우선 그것이 나에게 유익한 것인가 아닌가를 헤아리도록 한다. 즉 자기 유익을 기준하여 선악을 헤아리는 것이다. 이것이 선악을 알게 된 아담의 후예라는 증표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우리에게 인간으로서의 본능이 없으신, 즉 죄가 없으신 예수님이 오셨다. 그리고 그분께서 ‘나를 좇으라’고 말씀하신다.

과연 인간의 본능적 활동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을까? 예수님을 좇는 것이 인간의 이욕(利慾)을 채워주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예수님이 가신 길을 보면 예수님을 좇는 것은 자기 유익을 포기하고 오히려 손해되는 길임이 분명하다.

세상에 스스로 죽는 길을 가는 바보가 어디 있단 말인가? 살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마음만 잠깐 고쳐먹으면 온갖 부와 명예를 한 몸에 얻을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죽으라고 하신 분이 있다고 해서 죽는 길을 가는 멍청이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것이 예수님이 가신 길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본능은 철저하게 예수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외면하도록 활동할 것이다. 따라서 본능 아래 있는 인간에게 신앙은 불가능한 것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인간의 본능의 활동은 신앙을 위장한 거짓 신앙을 양산한다. 자신을 유익하게 하고, 이욕(利慾)을 채우기 위한 거짓 신앙이다. 이러한 본능은 하나님 역시 가짜를 양산할 뿐이다. 철저하게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거짓 하나님, 즉 우상이다.

본능의 활동에 지배받고 있는 인간은 이러한 거짓된 하나님이 참된 신으로 여겨진다. 자신에게 유익된 것을 선으로 여기는 선악체계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에게 참된 복음은 밀쳐내야 할 이단 사상으로 여겨질 뿐이다.

그러면 본능의 활동아래 있는 인간에게 그분을 좇는 믿음은 무엇일까? 본능이 사라지거나 개조되는 것일까?

본능 아래 있는 인간에게 있어서 믿음은, 본능의 악함을 깨닫는 것이다. 본능을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떨쳐 버릴 수 없는 본능을 보면서 결국 어둠의 세력에 붙들려 있는 자신의 악의 존재성을 보면서 치를 떠는 것이다. 그리고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보는 것이다. 이것이 믿음이다.

본능의 활동은 오직 이욕(利慾)을 위한 것이다. 그럼 믿음의 활동은? 믿음의 활동은 나로 하여금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고 헤어날 수 없는 죄에서 구출하신 그분의 은혜에 감사하게 한다.

(2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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