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2 13:58

중국 방문기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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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으로 하는 강의도 이제는 어색하지가 않다. 다만 전도사님이 통역에 어려움이 없도록 비교적 평이한 언어 구사를 해야 하는 것이 조금 신경 쓰일 뿐이다. 그런데 강의 도중에 ‘헬기’라는 말이 나왔는데 전도사님이 헬기가 뭔지 묻는다.

헬리콥터를 줄인 말이 헬기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번엔 헬리콥터가 뭔지 묻는다. 프로펠러가 위에 달려서 땅에서 바로 떠오르는 비행기라고 설명을 했는데도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서, 그냥 비행기로 통역하라고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헬리콥터라는 말을 알지 못하는 것이 조금은 이상했다.

혹 중국에서는 헬리콥터라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모른다고 해도 프로펠러가 위에 달려 있는 비행기라는 설명을 들으면 알 법도 한데 내 설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것은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  

강의가 끝나고 조금 후에 목사님이 강의를 시작하신다. 어제 그 방은 여전히 햇볕으로 가득하다. 온 방이 따뜻한 기운으로 넘치는데 그 덕분에 몸이 훈훈해지고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사람들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창밖을 보니 건너편 허름한 아파트 복도에 할아버지 한분이 서 계신다. 따뜻한 햇볕을 쬐고 있는 것인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영락없이 툇마루에 앉아 햇볕을 쬐는 우리나라의 시골 할아버지다.

무엇을 구경하는지, 아니면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그렇게 쓸쓸한 모습으로 서 있는데. 강의실에서는 목사님이 무슨 재밌는 말씀을 하셨는지 웃음으로 넘쳐 난다. 복음으로 함께 하고 복음을 듣는 즐거움일 것이다.

오전 강의가 모두 끝나고 잠시 후에 점심 먹으러 오라고 알려준다. (식사 장소는 강의를 하던 곳이 아니라 전도사님이 현관 바로 맞은편에 아파트 한 채를 더 빌려서 먼 곳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을 돌봐주는 일을 하고 계셨는데 그곳에서 식사를 한 것을 제가 착각 했습니다.)

밥상에 앉으니 잠시 후에 큰 대접에 가득한 고깃국과 함께 접시에 수북이 쌓인 수육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 모양새가 한국에서 보던 것과 많이 비슷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도사님이 개고기인데 드시는지 물어 본다.

특별히 성의껏 차린 밥상인지라 어지간하면 못 먹는 것 없이 다 먹으려고 작정을 했건만 그것만큼은 도무지 젓가락이 향하지 않는다.

(여기서 참고로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면 율법에 목메어 죽인 것은 먹지 말라는 것 때문에 그러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개를 좋아하는 영향 때문일 수도 있고, 어릴 때 이웃 어른들이 개를 몽둥이로 때려 죽여서 잡아먹는 것을 본 것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에는 잡채도 있고 먹을 것이 많아서 그곳에서의 마지막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건너와서 차를 마시고 잠시 쉬고 있는데, 전도사님이 들어오셔서 이런 얘기를 하신다. 공부하신 분 중에 오늘 할머니 한분이 더 오셨는데 그 분이 이단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건너온 이단이라고 하는데 주기도문을 계속 암송하면 구원받는다고 가르치는 이단이라고 한다. 한국에 그런 이단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어쨌든 그 할머니의 딸이 마침 내가 주기도문을 강해하고 있다고 해서 들어보시라고 모시고 왔다는 것이다.

어제는 못 본 것 같은 할머니 한분이 더 계셨는데 바로 그분 얘기였다. 그 할머니께 도움이 될 말을 해달라는 뜻인 것 같은데 어떻게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강의를 하면서 기회를 찾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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