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5 17:02

중국 방문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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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휴대폰에 문자 두 건이 들어와 있었다. 하나는 통화 요금에 대한 것이었는데, 중국에서 한국으로 통화할 때 1분당 1600원, 수신은 480원, 문자 수신은 무료, 보낼 때는 180원이라는 안내 문자였다.

과연 내 폰으로도 한국으로 통화가 가능한지 궁금해서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할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중국에서는 통화도 조심해야 한다는 목사님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싼 통화 요금도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건은 한국 영사관에서 보낸 것이었는데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전화번호까지 친절히 기재되어 있는 문자였다. 내가 한국 국민이라는 것이 새삼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버스 출발 까지는 세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공항 대합실에 있는 찻집 비슷한 곳으로 들어갔다. 둘러보니 탁자가 여섯 개 정도 있는데 우리나라 시골 다방과 같은 허름한 곳이었고 바로 옆에는 조그만 마트가 있다.

그리고 일하는 여 종업원이 두 명이 있었는데 유니폼인지 위에는 칙칙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빨간색 상의, 아래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정색 스커트를 입었고 가슴에는 명찰을 달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매장의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지는 멋과는 거리가 먼 촌스러운 모습이다.

자리에 앉자 자매가 커피를 마실지 차를 마실지 묻는다. 중국은 차로 유명한 곳이니 차를 마시겠다고 하자 자매가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하고 잠시 후에 종업원이 찻물이 가득 들어 있는 차 주전자와 찻잔을 가져온다.

자매에게 무슨 차인지 물어 보니 ‘용정차’라고 한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 때문에 중국의 색다른 차 맛을 기대했는데 마셔보니 집에서 마시던 한국의 녹차와 그 맛이 다르지 않다(나중에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용정차는 녹차에 속한 차였다. 그러니 녹차 맛이 날 수밖에).

조금은 실망한 채 잔을 비우자 자매가 다시 잔에 가득 차를 따라 준다. 차는 한잔으로 끝내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던 터라 목사님과 함께 연거푸 받아 마시니 어느새 주전자 가득했던 찻물이 바닥을 보이고, 자매가 주전자를 들고 카운터로 가서  다시 물을 가득 채워 온다. 하긴 커피와 달리 차는 물만 채우면 되니 리필이랄 것도 없겠다.

차를 마시면서 자매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옆의 탁자에 종업원이 음식을 배달한다. 알고 보니 우리가 들어간 곳은 차만 마시는 곳이 아니라 음식도 만들어 파는 식당이기도 했다. 아까부터 웬 음식 냄새가 나는가 했는데 카운터 옆에 주방이 있었고 그곳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아서 목사님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갔더니 밖은 찬바람이 불면서 귀가 시릴 정도로 추웠다. 그래도 하얼빈에 처음 왔으니 기념으로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공항으로 들어와 대합실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마트에 들어가니 차 마신 곳의 여 종업원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이 인사를 하며 맞이한다.

마트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품들도 있었는데 옆에서 종업원이 물품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 같은데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그냥 모른척하고 구경만하려니 그저 바벨탑의 후유증을 실감할 뿐이다.

마트에는 우리나라 과자 봉지와 비슷한 과자들도 있었고 차와 잣, 무슨 나물 같은 농산물, 그리고 가방과 러시아 제품이라고 하는 공예품들도 있었는데 가격은 대체로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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