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1 17:39

중국 방문기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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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도중에 중국의 청년들도 취업 문제가 많이 힘들다는 말을 듣고 중국의 청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고 선호하는 직장이 무엇인가 물으니 공무원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공무원은 안정적이며 정년이 보장된다는 것 때문에 청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장인지라 그 연유를 물으니 중국에서는 공무원이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무원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그것은 백이면 백 부정부패를 의미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이 얘기해주는 중국 공무원의 실상은 오로지 돈을 위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돈 없이는 업무를 원활히 볼 수 없고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도 다반사라고 한다. 아무리 합법한 일을 처리한다고 해도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기 일쑤고 결국 돈을 받고서야 제대로 처리한다고 하니 오로지 돈을 위해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고방식의 사람들이 부정부패로 연결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아침에 성경공부 장소에 들어가기 위해 조심했던 일이 떠올라서 전도사님께 매 주일 예배드리기가 많이 힘들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힘들어도 한 곳에서 오랫동안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그동안 예배 장소를 옮겼던 일을 말해주시는데 한마디로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다.

예배 장소가 발각이 되어서 한번은 땅굴을 파고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고 한다. 외곽에 5,60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이에 사람 키만 한 높이로 땅굴을 파고 그 위는 나무를 쌓아서 위장하고 옆에 창고를 짓고 그곳을 통해서 땅굴로 출입 했다고 한다.

땅굴에서 얼마동안 예배를 드렸나 물으니 10개월이란다. 10개월쯤 되었을 때 위험하다 싶어서 그곳을 버리고 옮겼다는 것이다. 예배 장소가 없을 때는 버스를 이용해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고 한다. 관광을 다니는 것처럼 위장을 하고 버스 안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다.

전도사님이 사진을 가져와서 땅굴에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과 버스에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여주시는데 내게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 것은 모두가 얼굴에 기쁨이 가득하다는 것이었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주님께 예배드리는 것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좋은 예배당과 좋은 환경에서 예배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큰 은혜를 누리고 있음을 잊고 사는 한국의 실상이 부끄러울 뿐이었다.

목사님이 한국의 교인들이 여기 와서 좀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나도 사실 같은 마음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져 있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크고 많은가를 중국에 와서 좀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땅굴에서 버스에서 예배를 드리는데도 그들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 뭔가를 생각해 보면서 주님으로 인한 기쁨은 환경과 형편을 초월한다는 것을 우리 은석교회 신자들도 실감하고 깊이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다시금 실감할 수 있는 것은 복음의 능력이다. 땅굴을 파고서라도, 버스에서라도 하나님께 예배하며 말씀을 듣고자 하는 그 열망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돈이 되기에 공무원을 선호하는 사고방식으로 팽배한 나라에서, 돈이라는 욕망에 붙들려서 달려가는 세태 속에서 돈과는 상관없이 돈이 되지 않는 주님 때문에 그 같은 위험과 고생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그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복음의 능력이라고 하지 않고는, 복음이 그들의 마음을 붙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자신의 안위를 살피지 않고 주님 때문에 모이고 기뻐하는 그들이 정말 부러웠다.

(소식에 의하면 성경공부 했던 장소가 공안에게 발각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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