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피 남편

by 신윤식 posted Mar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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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4:24-26http://onlycross.net/videos/exo/exo-042426.w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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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4.모세가 길을 가다가 숙소에 있을 때에 여호와께서 그를 만나사 그를 죽이려 하신지라

25.십보라가 돌칼을 가져다가 그의 아들의 포피를 베어 그의 발에 갖다 대며 이르되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하니

26.여호와께서 그를 놓아 주시니라 그 때에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 함은 할례 때문이었더라

 

 

<설교>

본문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있습니다. 첫째는 드디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애굽으로 가는 모세를 만나 죽이려 하신 것이고, 둘째는 십보라가 아들의 포피를 베어 모세의 발에 갖다 대며 모세를 가리켜 피 남편이라고 한 것입니다.

 

 

애굽으로 가는 모세를 죽이려고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상식으로는 납득되지 않는 일입니다. 오히려 애굽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할 때 죽이려고 하셨다면 충분히 납득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한 것이 죽임을 당해야 할 이유로는 충분하다고 생각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무지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는 것으로 죽임을 당해야 한다면 세상에 존재할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려고 했을 때 십보라가 돌칼을 가져다가 아들의 포피를 벱니다. 즉 아들의 할례를 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벤 포피를 모세의 발에 갖다 대며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라고 하자 여호와가 모세를 놓아 줍니다.

 

 

여기까지의 내용을 보면 하나님이 모세를 살려주신 것은 십보라가 아들에게 할례를 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세를 살려주신 것이 할례를 행했기 때문이라면 모세를 죽이고자 하신 이유는 자연히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 됩니다.

 

 

26절에서도 “여호와께서 그를 놓아 주시니라 그 때에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 함은 할례 때문이었더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본문의 중심은 할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십보라가 아들에게 할례를 행한 것을 보면 모세가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고자 하신 이유입니다. 이것을 단지 할례라는 규례를 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징벌의 의미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는 그보다 더 훨씬 깊은 하나님의 의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세가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지만 추측을 해 보자면 모세가 80세가 되기까지 바로의 궁과, 이드로의 집에서 야에서 이방 생활을 한 것이 큰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의 궁에서 40년을 생활했고 궁에서 도망친 뒤로 미디안의 이드로의 집에서 40년을 생활하면서 자연히 하나님의 규례로부터 멀어졌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 때문에 할례 규례에도 무관심해 진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다 해도 모세에게 ‘할례를 행하라’고 하시면 될 것인데 왜 다짜고짜 죽이려고 하신 것일까요? 이것은 모세를 애굽의 이스라엘에게로 보내서 하나님이 하고자 하시는 일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모세를 애굽의 이스라엘로 보내시는 것은 단순히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기 위함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 이스라엘을 애굽으로부터 구원하여 편히 살게 하시려고 모세를 보내시는 것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일하시는 이유라면 우리는 성경을 아주 편하게 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위해 일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말하고 이해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구원이 아닌 다른 뜻을 가지시고 모세를 보내십니다.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아들, 장자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아들로 만드시고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 받고자 하시는 것이 하나님이 세우신 뜻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내 아들, 내 장자라고 하셨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아들 된 이스라엘이 단순히 혈통적 의미의 아브라함의 자손을 일컫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애굽에서 고생하고 있는 히브리 민족을 하나님이 아들 이스라엘로 간주하시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모세가 애굽으로 가게 되면 심판을 받아야 할 대상은 애굽이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려고 하셨다면 그것은 모세도 하나님께 죽임을 당해야 할 대상일 뿐이라는 뜻이 됩니다. 비록 모세가 아브라함의 후손인 히브리 사람이고, 하나님께 보냄 받아 이스라엘 자손에게 간다고 해도 그것이 모세가 죽임을 당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려고 하셨다면 모세를 심판의 대상이 바로와 동일하게 취급하신다는 뜻이 됩니다. 이것은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다(고전 15:22)는 바울의 말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죄 아래 있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는 죽임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십보라가 행한 할례로 인해 하나님이 모세를 놓아 주셨다는 것은 산자와 죽은 자가 할례로 인해서 구분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신약의 시각에서 생각하면 할례가 있는 자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로, 할례가 없는 자는 아담 안에 있는 자로 여김 받는 것입니다.

 

 

물론 모세 자신은 할례를 행했을 것입니다. 갓난 아이 때 바로의 궁에 들어온 모세가 할례를 행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모세의 모친이 석 달 동안 숨겼다는 것을 보면 난지 팔일 만에 행하게 되어 있는 할례는 행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모세의 몸에 할례를 행했는가 행하지 않았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몸의 할례가 아니라 마음의 할례를 진정한 할례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신 10:16절을 보면 몸의 할례를 행한 이스라엘을 향해서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고 책망합니다. 이것은 마음의 할례가 없는 자는 이스라엘이 아니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렘 9:25-26절에서는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르면 할례 받은 자와 할례 받지 못한 자를 내가 다 벌하리니 곧 애굽과 유다와 에돔과 암몬 자손과 모압과 및 광야에 살면서 살쩍을 깎은 자들에게라 무릇 모든 민족은 할례를 받지 못하였고 이스라엘은 마음에 할례를 받지 못하였느니라 하셨느니라”는 책망으로 몸의 할례가 있는 이스라엘을 할례가 없는 이방인과 동일하게 취급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할례는 아브라함에게 언약의 표징으로 주신 것입니다(창 17:10-11). 언약의 표징은 하나님이 세우신 언약을 드러내어서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뜻입니다. 즉 몸에 행한 할례를 보면서 하나님은 언약의 하나님이심을 잊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하나님이 언약을 세우신 것은 하나님이 언약하신 대로 하나님이 모든 일을 이루신다는 것을 뜻입니다. 따라서 언약을 믿는 것은 인간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홀로 모든 일을 행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고, 그 믿음의 증표가 할례인 것입니다.

 

 

할례는 육신의 가능성을 잘라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몸에는 할례를 행했으면서도 자신들의 힘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의 규례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구원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할례를 행하면서도 할례의 의미와 뜻에 대해서는 무지한 것입니다. 하례가 언약의 표징이라는 것도 몰랐습니다. 이것이 마음에 할례를 행하지 않은 것이고 이방인과 동일한 속성의 인간으로 취급되는 이유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고자 하신 것은 모세처럼 할례의 의미를 모른 자들은 애굽과 동일하게 심판의 대상일 뿐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일은 애굽과 동일한 이스라엘로 하여금 할례의 의미를 알게 하셔서 하나님의 아들 되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고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십보라가 어떻게 그것을 알았는지 궁금하겠지만 하나님이 알게 하셨다는 것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답입니다. 중요한 것은 모세가 죽으면 십보라의 남편 관계도 끝나게 되는데 피 때문에 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포피를 베고 피가 흐르는 그것을 발에 갖다 대며 피 남편이라고 하는 이유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피 남편입니다. 피가 아니면 우리는 예수님의 신부로 존재할 수 없고 죽은 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믿는 것이 마음에 할례가 있는 것이고 그 할례로 인해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