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하는 갈대 *
                                    
남에게서 어떤 일에 대해 들었다고 해서 
그것을 신념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것을 전혀 듣지 않았던 것과 같은 
상태에 자신을 두고서 무엇을 믿어야 한다.

당신을 믿게 하는 것은 당신 자신에 대한 
당신의 동의와 당신 이성의 확고한 목소리여야 하며
결코 다른 사람의 것이어서는 안 된다.

믿음이란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백 가지 모순이 모두 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부정(否定)하고 믿고 올바르게 의심하는 것은 
말(馬)에 비유하면 달리는 것과 같다.

                                 파스칼의 팡세에서 (B-260) 
【註】

뛰지 않는다면, 달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미 말이 아니다.
뛰고 달리는 것은 말의 속성이며 본질인 까닭이다.
남의 말만 듣고 무조건 믿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스스로 내린 동의와 확신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올바르게 부정해 보지 않고 의심해 보지 못한다면 
어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관성(慣性)으로 서 있었기 때문에 서 있고 
굴러갔기 때문에 굴러가듯이, 믿었기 때문에 믿고 있다면
이 역시 어찌 올바른 믿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jc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