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새를 찾으면 맨손으로 잡지 못하니까 면장갑을 끼고, 자전거를 끌고 엘리베이터로 1층에 내려 갔는데 남편이 빈 손으로 털레 털레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아 , 역시 못 찾았구나 ...'
앵무새한테 말 가르쳐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꿈이 사라졌구나 했지요. 사실 쪼롱이가 내는 소리가 꼭 '안녕, 안녕' 하는 것 처럼 들렸는데 .....
아까워서 포기가 안되어 자전거를 타고 쪼롱이가 사라진 방향을 따라 가보았습니다.
옆 건물 주변으로 가니 어디선가 새 울음소리가 나기에 소리를 따라 가까이 가 보았지만 우리 쪼롱이가 아니고 다른 집에서 나는 소리 였습니다. '혹시 저 소리를 따라서 날아간게 아닐까 ...' 하며 그 근처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보았습니다. 거기서 한 3분쯤 찾았는데 화단의 풀잎 사이에 노란 빛깔의 새가 앉아있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바로 우리 쪼롱이 였어요.!! 역시 제 예상대로 멀리 날아가진 못한 거지요.
황급히 자전거를 세워두고 조심스럽고 민첩하게 다가가서 새를 잡았습니다. 새가 놀라고 힘이 빠졌는지 날아가진 않는데 부리와 발톱으로 제 손을 막 공격하며 저항하더군요. 하지만 꾹 참고 양손으로 꽉 잡고 견뎠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 가려니 타고 온 자전거를 그냥 두고 올 수 없는 겁니다. 그냥 두고 가면 누가 집어 가버릴텐데 이걸 어쩌지 하며 망서리는데 저 멀리 젊은 부부가 지나가기에 체면 불구하고 막 불러서 도움을 청했지요. 고맙게도 얼른 달려와 저의 부탁을 들어주며 자전거를 끌고 우리 아파트 입구까지 옮겨주었어요.
남편이 9층 우리집 복도에서 제가 오는걸 보고 아래로 내려와서 쪼롱이를 넘겨받았는데 또 쪼롱이가 남편 손을 마구 쪼고 저항했지만 새를 찾은 기쁨에 아픔이 아픔으로 다가 오지 않았겠지요?
요즘도 남편은 틈틈이 안녕 안녕 하고 말을 걸지만 쪼롱이가 따라 하려면 아직 먼 것 같습니다.
새를 찾아주어서 무슨 보상 받았는지 혹시 궁금하세요?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같이 살아주는것만도 감사 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