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 신앙은 아무도 못 말려
'실낙원'으로 유명한 영국의 시인 밀턴(Milton, John 1608-1674)은
명백한 신앙(Explicit faith)과 맹목적인 신앙(implicit faith)을 말하고 있다.
전자는 교리를 스스로 이해하는 신앙을 말하고
후자는 스스로의 이해를 포기하고 무조건 맹종하는 신앙을 말한다.
담임목사가 주입시킨 맹목적 신앙은 아무도 못 말린다.
사랑하는 남편도, 자식도, 부모도, 지식인도, 대통령도
그리고 다른 교회 목사도, 신학박사도 못 말린다.
오직 딱,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그 신앙을 주입시킨
그 담임목사 이외는 아무도 못 말린다.
그 못 말리는 신앙이란 담임목사가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하여
성경 말씀으로 포장한 기복신앙이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아저씨들은 말한다.
주일성수하고 십일조 헌금해야 만사형통이라고 말이다.
구역예배를 마친 아줌마들은 주거니 받거니 대화한다.
주의 일을 해야만 모든 일상생활이 잘 풀려 나간다는 것이다.
어떤 아줌마는 성가대에 서는 것이 주의 일 중에 제일이란다.
어떤 아저씨는 뭐니뭐니해도 새벽기도에서 받는 은혜가 제일이란다.
축복 받는 요소는 교회봉사, 주일성수, 십일조 헌금, 새벽기도로 요약된다.
담임목사는 성경 보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자신의 설교가 곧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니까 목사가 가르치는 그대로 순종하면 축복 받는단다.
십일조 헌금은 부의 원천이고 새벽기도는 응답의 첩경이란다.
그리하여 담임목사에게 세뇌(?)된 교인은
성경을 읽고 은혜 받았다는 자는 없고 오로지 설교 말씀으로 은혜를 받았단다.
그리하여 그 은혜에 빠진 자는 은혜로운 설교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러한 아줌마 아저씨들의 성경책은 다만
그날 설교 본문에 붉은 펜으로 밑줄 치기 위하여 가지고 다닐 뿐이다.
그리고 몇 번 통독했느냐를 기록하기 위하여 가지고 다닐 뿐이다.
교회를 부흥시키기 위하여 부득불 세뇌를 시켰다면
교회가 부흥 성장한 시점에서, 아니 은퇴를 한 후에라도
자신이 가르친 잘못된 신앙을 고백하고 바로 잡아 주어야 하는데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는 담임목사들의 뱃심은 가히 태산이 무색하다.
"내 말 잘 들어 중한테 속지 말라, 나는 승려인데 스님한테 속지 말란 말이야!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여!"
성철스님이 입적하기 10년전 사랑하는 중생들에게 고백한 말이다.
도통하여 성불한 스님의 겸손의 말이든
남모르는 그 무엇을 깨닫고 한 말이든 그것을 밝히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그가 불교를 사교로 정의했든 차원 높은 종교로 올려놓기 위한
고도의 화법이든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불교의 대중적 흐름이 기복임을 인정하고 이에 지도자로서 고뇌하고
사죄하는 것이 성불한 자의 진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에 견주어
"내 설교는 모두 거짓말이야! 믿지 말란 말이야!
각자 성경을 열심히 읽고 스스로 깨달으란 말이야!"
하는 기독교 목회자가 있었던가?...........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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