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절을 보면 애굽에서 나온 아브람이 벧엘과 아이 사이에 전에 처음으로 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 곳에(12:8) 도착하여 다시 여호와의 이름을 부릅니다. 이것을 단지 예배 드렸다는 의미로만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과연 아브람이 애굽에서 나온 후 처음 단을 쌓은 곳에서 다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 것은 어떤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까?
12:7-8절에 보면 아브람이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았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7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셔서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고 말씀하시자 자기에게 나타나신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때 아브람이 단을 쌓은 것은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을 높이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즉 자기 편에 서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쌓는 단이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8절에서 벧엘 동편 산으로 옮겨 장막을 쳤을 때도 아브람은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습니다. 이 역시 여전히 자신을 위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높이는 의미의 단 쌓기였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단을 쌓았던 그 땅에 기근이 들어서 애굽으로 가게 됩니다. 아내 사래를 누이라고 속이면서까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애를 쓰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바로를 치심으로 애굽에서 나오게 되고 다시 남방으로 올라가게 됩니다(1절). 그리고 벧엘에 이르러 처음에 단을 쌓았던 곳에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게 됩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은 단을 쌓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애굽에서의 사건은 아브람에게는 신앙적 실패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술수로써 스스로 생존하고자 하는 노력은 아브람에게는 실패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아브람에게 있어서 애굽의 사건은 하나님의 약속은 자신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성취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사건으로 남게 됩니다. 분명히 하나님이 아니었다면 사래는 바로의 아내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약속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브람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는 약속에 대해 ‘네 자손’을 자신의 자손으로 이해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사래가 남의 아내가 된다 할지라도 자신만 살아있으면 하나님의 약속은 이어질 것으로 여겼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사래를 포기하는 방법을 취했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브람은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애굽에서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은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내인 사래를 보호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처음 단을 쌓은 곳에서 다시 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은, 처음 단을 쌓을 때 부른 여호와와 애굽에서 나온 뒤에 부르는 여호와가 다름을 뜻합니다. 즉 여호와가 누구신가를 새롭게 깨달음으로써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날 위해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하시기 위해 존재하시며 나라는 존재는 약속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패로 몰고 가는 자에 불과함을 깨닫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신자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내가 믿는 하나님은 이런 분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브람을 통해서 우리가 불러야 할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나에게 복주시고 나를 위해 도우시는 의미로 부르는 하나님이라면, 그것은 아브람이 처음에 불렀던 하나님일 것입니다. 신자는 자신의 실패와 허물에서 여호와가 누구신가를 깨달아야 합니다. 나의 실패와 허물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은 포기되지 않고 성취되어진다는 것을 깨달을 때, 처음에 여호와를 불렀던 그 자리에서 새롭게 깨달은 여호와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
2. 6절을 보면 아브람과 롯이 도착한 땅이 그들의 동거함을 용납지 못하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들의 소유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유 많음이 그들의 동거함을 용납지 못하게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땅이 그들의 동거를 용납지 못하였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다.
아브람과 롯은 애굽에서 나오면서 바로로부터 많은 소유를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서 소유는 오히려 다툼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었을 뿐입니다. 이처럼 소유는 인간을 편안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다툼을 불러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소유가 많으면 그 소유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서 또 다른 소유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 자신의 소유를 지키고 보호하고자 할 때 다툼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아브람과 롯이 벧엘에 왔을 때 그 땅에 그들의 동거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땅이 동거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브람과 롯의 양과 소를 기르기에는 넉넉지 않은 땅이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양과 소가 많으면 자연히 많은 풀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풀이 많으려면 땅이 넓고 비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벧엘이 충분하지를 못했다는 것입니다.
만약 아브람과 롯에게 양과 소가 없었다면 풀을 필요로 하지 않았을 것이고, 자연히 땅 때문에 다툴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소와 양이라고 하는 소유물이 그들을 다투게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현대인들에게 가장 심각한 것이 주차전쟁이라고 합니다. 도시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주차문제입니다. 퇴근하여 집에 돌아올 때면 주차할 공간을 염려하며 돌아오게 됩니다. 이처럼 차를 소유하다보니 차가 없으면 필요도 없는 주차 공간에 대한 다툼이 발생하게 됩니다. 서로 자기 차를 주차시키기 위해 다툼도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소유 많음은 동거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우선 자신의 소유를 보존하고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생각해 본다면 현대인의 소유 많음은 인간의 동거를 깨뜨리고 이기적인 자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곧 자기 소유에 끌려가는 삶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유를 삶의 가치와 의미로 보기 때문에 결국 소유를 중심으로 한 삶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결국 전혀 다른 가치관의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3. 아브람은 다툼을 피하기 위해 롯에게 자신을 떠나라고 하면서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겠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아내를 누이라고 속인 아브람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아브람은 애굽의 사건에서 무엇을 깨달았기에 롯에게 그러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것입니까?
애굽에 가기 전의 아브람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사래도 누이라고 할 정도로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만약 그런 사고방식의 아브람이었다면 롯에게 먼저 선택하라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신이 중요하기에 자신이 먼저 택해야 한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람이 다툼을 피하기 위해 롯에게 먼저 선택권을 줬다는 것은 분명 처음과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브람이 롯에게 자신을 떠나라고 한 것은,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즉 소유가 많은 롯과 함께 있으면 아브람의 발전에 방해가 된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롯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브람이 롯을 자신의 발전에 방해물로 여기고 떼어 놓으려고 했다면 롯에게 선택권을 줬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은 롯이 무엇을 기준으로 해서 선택할 것인가를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즉 어떤 땅을 원하는가를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브람의 행동은 롯이 선택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롯과 싸우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브람은 자신의 선택을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아브람으로서는 자신의 선택을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을 애굽에서 배운 것입니다. 아브람의 애굽 행은 자기 생존을 위한 자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바로를 치시고 아브람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아브람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롯에게 먼저 선택하라고 한 것입니다.
4. 소유로 인한 다툼은 땅의 세계에서는 피할 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다툼이 없는 삶은 어떤 것입니까?
다투는 삶은 경쟁을 뜻합니다. 상대방으로 인해 나의 발전에 해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연히 상대방에 대한 미움이 형성됩니다. 이것은 삶의 목적을 소유의 증가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내 소유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자연히 다른 사람들이 잘못되어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같은 업종이 한 자리에 있을 때 경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서로가 소유 증가를 위해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교회도 이러한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합니다. 가까운 거리에 또 다른 교회가 있을 때, ‘저 교회 때문에 우리 교회가 안된다’는 생각으로 상대방 교회에 대해 미움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모든 것을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면, 다투며 살아가는 것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툼이 없는 삶은 어떨 때 가능하겠습니까? 그것은 가장 먼저 ‘소유 증가’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소유란 하나님에 의해서 맡겨지는 것임을 생각하며, 소유에 대한 모든 것은 하나님 소관으로 믿는 것입니다. 사실 소유란 내가 힘써서 거둬드린 것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입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소유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는 열심히 살아가되 내 소유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신앙은 내 선택보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한다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아브람처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겠다’는 방식으로 살게 됩니다. 내가 가는 길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의 다툼에 끼어들지 않는 길입니다. 신자가 가는 길은 분명 다릅니다. ‘너희들은 소유하기 위해 다투며 살아가라 나는 나대로 갈 길이 있다’는 이 사고방식이야 말로 신자를 세상의 다툼에서 건져낼 것입니다.
5. 롯이 요단을 택한 것은 그 땅이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기 때문입니다(10절). 그렇다면 롯이 자신이 나아갈 길을 택하는 선택 기준은 무엇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롯의 선택에서 우리가 깨달을 것은 무엇입니까?
롯이 요단을 택한 것은 요단이 자신의 소유를 보존하고 증거하는데 적합한 땅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즉 롯은 오직 자신의 소유를 중심으로 하여 요단을 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롯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약속은 관심 밖이었습니다. 다만 소유 증거에 도움이 되는 것만 좋은 것으로 여겼을 뿐입니다. 롯에게 요단은 그 땅이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이 보였습니다. 롯이 본 애굽 땅은 모든 것이 풍부한 땅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기근이 들어도 애굽은 먹을 것이 풍부했던 것입니다. 롯은 애굽에서 나오면서 많은 소유를 얻게 됨으로 그것을 더욱 실감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단이 마치 그러한 애굽 땅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롯의 시각에서는 살기 좋고 먹을 것이 풍부한 땅이면 그것이 여호와의 복을 누리는 땅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요단이 여호와의 동산으로도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땅은 장차 하나님에 의해 멸망을 받을 땅이었습니다. 결국 롯은 그 땅에 거하는 소돔과 고모라의 죄를 보지 못하고 장막을 옮겨 소돔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땅이 롯이 보기에는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으로 보였다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예수님은 “네 보물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다”(마 6:21)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말하자면 내가 무엇에 마음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보물이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에 마음을 두면 자연히 세상이 좋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만 하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마음을 하늘에 두고 세상을 본다면 세상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나님이 세상을 멸하기 전이기 때문에 세상을 보면 좋은 것이 가득한 곳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6. 땅에 대한 선택권을 롯에게 준 것을 보면 아브람은 땅을 소망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아브람에게 보이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겠다고 하십니다. 땅을 소망하지 않는 자에게 땅을 주시겠다고 하신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12:7절에서 이 땅에 네 자손에게 주리라고 약속하신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다시 땅에 대한 약속을 하십니다. 분명 아브람은 땅을 소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거듭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땅을 주신다고 약속할 때 우리는 무엇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입니다. 대개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아브람은 땅을 많이 가질 수가 있겠구나’라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됩니다. 즉 주시겠다고 하신 하나님에게 관심을 두기보다는 받는 것에 관심을 두는 것입니다.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은, 그 땅이 어떻게 주어진가를 통해서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계시하시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신 9:5에 보면 “네가 가서 그 땅을 얻음은 너의 의로움을 인함도 아니며 네 마음이 정직함을 인함도 아니요 이 민족들의 악함을 인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앞에서 쫓아내심이라 여호와께서 이 같이 하심은 네 열조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맹세를 이루려 하심이니라”고 말합니다. 여기 보면 이스라엘이 땅을 어떻게 해서 얻게 되었는가를 말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땅을 받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어떻게 주어졌는가를 바로 아는게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것에 대한 관심보다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이 어떻게 주어진 것인가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의로워서 이 땅에 생존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우리가 하나님 보시기에 잘한 것이 있어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구원은 우리의 의로움 때문에 되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잊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본다면 결국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을 보면서 내가 이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구원 받은 자로서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내가 구원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남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잊어버릴 때 우리는 교만한 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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