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브라함은 며느리를 구하는 일에 있어서 특이한 면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자신의 주위에서 좋은 여자를 고르면 될 일을 굳이 늙은 종을 불러 맹세하게 하며 자신이 거하는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지 말고 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아내를 택하라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종으로 명세하게까지 하며 자신의 고향으로 가서 아내를 택하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7절의 말씀을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브라함은 며느리를 구하는 일에 있어서 우리와는 다른 면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며느리를 구할 때는 사람 됨됨이를 볼 것입니다. 집안을 보고 부모님이 무엇을 하시는가를 보고 성격이 좋은가를 보고서 택하는 것이 통례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종을 불러서 굳이 자신의 고향으로 가서 며느리를 구하라고 지시합니다. 여자라면 그 주변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성격 좋고 인물 좋은 여자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굳이 고향 땅으로 종을 보내어서 며느리를 구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단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방인을 며느리로 맞이하지 않으려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한다면 본문은 불신자와 혼인을 금하는 교훈으로만 보여질 것입니다. 하지만 본문에는 하나님을 향한 아브라함의 신앙과 생활의 원칙을 보여주는 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굳이 종을 자기 고향으로 보내어서 며느리를 구하고자 하는 이유는 7절의 말씀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내 아버지의 집과 내 본토에서 떠나게 하시고 내게 말씀하시며 내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니 그가 그 사자를 네 앞서 보내실찌라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찌니라”는 말씀을 보면 아브라함이 종을 고향으로 보내는 이유는 ‘이 땅을 네 씨에 주리라’고 하신 하나님의 맹세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향 땅에 이르러서도 이삭의 아내 될 여인을 종이 보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여인으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자가 인도할 것임을 믿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맹세하신 일이니 하나님이 인도하실 것임을 믿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미리 설명한 내용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말씀하지 않으셨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그렇게 일하실 것임을 굳게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이 자신의 삶에서 배우고 만난 하나님이셨던 것입니다.
22:17절에서도 하나님은 ‘네 씨로 크게 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문을 얻으리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이삭으로 인하여 천하 만민이 복을 얻을 것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 여인이나 며느리로 맞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가정이나 집안의 행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네 씨란 이삭의 씨를 의미하니 만큼 이삭이 중요하지 여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씨는 여인을 통하여 번성 됩니다. 이삭이 사라를 통해서 난 만큼 약속의 씨 역시 사라와 같은 여인을 통하여 난다는 것을 아브라함은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고향으로 종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2. 아브라함의 종이 ‘여자가 나를 좇아 이 땅으로 오고자 아니하거든 내가 주인의 아들을 주인의 나오신 땅으로 인도하여 돌아가리이까’(5절)라고 하자 아브라함은 ‘내 아들을 그리로 데리고 돌아가지 말라’(6절)고 합니다. 혹 여자가 오려고 아니한다면 이삭을 데리고 가서 결혼을 할 수도 있는데 그리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시 7절의 말씀에서 힌트를 얻어 보시기 바랍니다)
7절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자신을 내 아버지의 집과 본토에서 떠나게 하셨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땅으로 인도하셔서 그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을 하신 것입니다. 땅을 주시려면 아브라함이 거하고 있던 곳에서 더 큰 땅을 주시면 되는데 왜 굳이 아비집과 본토에서 떠나게 하신 것입니까? 그것은 아비집도 본토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그 땅에서 나오게 하신 것입니다.
8절에 보면 ‘만일 여자가 너를 좇아오고자 아니하면 나의 이 맹세가 너와 상관이 없나니 오직 내 아들을 데리고 그리로 가지 말찌니라’고 말합니다. 아브라함은 여자가 종을 좇아 그 땅에서 나오고자 아니한다면 종에게 한 맹세가 상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며느리를 구하는 일을 계속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아브라함은 여인이 종을 좇아 그 땅에서 나오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호수아 24:2-3절에 보면 “여호수아가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옛적에 너희 조상들 곧 아브라함의 아비 나홀의 아비 데라가 강 저편에 거하여 다른 신들을 섬겼으나 내가 너희 조상 아브라함을 강 저편에서 이끌어 내어 가나안으로 인도하여 온 땅을 두루 행하게 하고 그 씨를 번성케 하려고 그에게 이삭을 주었고”라고 말합니다. 이 구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본토에서 불러내신 것은 아비 데라가 다른 신을 섬겼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인도하신 그 땅은 다른 신이 아니라 하나님만 섬기는 땅으로 만들고자 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며느리 될 여인이 종을 좇아 그 땅에서 나온다는 것은 다른 신이 아닌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리고 그 여인만이 하나님의 약속의 씨를 이어갈 수 있음을 알았던 것입니다. 때문에 비록 여인이 종을 좇아 나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해도 이삭을 그 땅으로 가도록 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뒤로하고 다른 신을 좇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신자는 이와 같은 존재입니다. 아브라함처럼 다른 신을 섬기는 기존의 땅에서 벗어나서 하나님만 섬기는 새로운 땅에 들어와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입니다.
3. 아브라함이 며느리를 구하는 과정을 볼 때 아브라함의 삶의 원칙은 무엇이며 무엇에 다스림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것은 내 인생에 하나님이 필요해서 스스로 하나님을 찾음으로 되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 우리를 종으로 세우시기 위해 우리를 백성으로 택하시고 부르심을 말미암아 하나님을 믿게 된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불러내심이 있음으로 믿음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하늘에서 음성이 들려서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이 아니고, 다만 내 스스로 교회를 다니고 싶거나 아니면 하나님을 믿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믿고 있는 것으로 여깁니다. 즉 내 생각과 의지와 판단으로 하나님을 찾게 되고 믿는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자의 신앙생활에 큰 혼란을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내게 유익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고 행동을 해버립니다. 그런데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본문의 아브라함의 경우만 해도 분명한 삶의 원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며느리를 구하면서 자기 입장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기준으로 하여 구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여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도하실 것을 믿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볼 때 아브라함은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에 의해 다스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이 무엇이고, 맹세하신 것이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하여 오직 거기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과 판단까지도 하나님의 말씀과 맹세를 원칙으로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삶에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낙심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고 약속하셨으니 하나님의 뜻대로 일하실 것임을 믿기에, 자신의 포부와 욕심이 없는 이상 초조함과 낙심은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우리의 욕심과 소망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따로 간직하고 있기에 내 원함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망하고, 목표한 대로 되어지지 않으면 낙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신앙인으로서의 바른 모습이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든 하나님을 믿으십시오. 내가 원한 대로 이루실 것을 믿으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기에는 하나님이 안계신 것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스스로의 원칙과 약속을 이루시고 위해 지금도 쉬지 않고 일하심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의 믿음입니다.
4. 아브라함은 며느리를 구하는 일에 있어서 분명한 원칙아래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칙이 무엇인가는 4번 물음에서 생각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삶과 여러분 자신의 삶을 비교해 볼 때 내 자신에게 있어서 부족한 것은 과연 무엇이라 생각됩니까?
이미 답은 4번 물음에서 내려졌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에 비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것은 자기 부인을 뜻합니다. 내 소망이나 내 목표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신자를 부르신 것은 하나님의 뜻의 성취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 내 뜻을 내어 놓는다면 뭔가 거꾸로 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날 위해 하나님이 존재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우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벗어난다면 이미 신앙과 상관이 없는 길을 가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맹세하셨으니 반드시 하나님이 이루실 것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모든 것을 자신의 육신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을 중심으로 하여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이러한 여자가 내 집안에 들어오면 집안이 화목해지고 잘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근거로 하여 움직이면서 하나님이 인도하신 것을 믿은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을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육신을 근거로 하여 움직일 뿐입니다. 나에게 해가 되는 것, 득이 되는 것, 나에게 즐거움이 되는 것 즐거움이 되지 못하는 것, 이렇게 자신이 중심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을 아는 신자의 모습이 아닙니다.
5. 아브라함은 7절에서 ‘그가 그 사자를 네 앞서 보내실찌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하나님이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기대감을 말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이 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아브라함의 믿음은 무엇입니까?
예전의 아브라함의 믿음에는 기다림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으면 하나님이 이루실 것임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기다려도 사라가 아이를 잉태하지 않자, 자기 스스로의 노력으로 말씀을 이루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라를 누이라고 속인 일에서도 아브라함은 자신의 힘으로 약속을 이루려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하나님이 씨를 주실 것을 약속하셨는데 자신이 죽으면 안되기 때문에 자기 생명을 스스로 구함으로써 하나님의 약속이 이뤄지도록 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종을 보내면서 ‘하나님 좋은 여자를 만나게 해주시시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 사자를 네 앞서 보내실찌라’는 말을 합니다. 즉 종은 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일은 하나님이 인도하시고 이루실 것이니 너는 가서 하나님이 주신 여인을 데려오기만 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믿음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이 어떤 믿음에 있는가 살펴보십시오. 진정한 믿음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내 욕심과 기대를 버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 나라에 있게 하실 것을 약속하셨다면 하나님은 반드시 그 일을 이루십니다. 지금은 내게 넘어지고 엎어지고 코가 깨지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이 나를 방치한 것 때문이 아니라 나를 하나님 나라에 있게 하기 위해 일하시는 흔적입니다.
6. 아브라함의 종은 그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지만 오직 아브라함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12절이나 27절의 구절의 종의 말을 생각해 볼 때 진정한 종의 자세는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종은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주인을 위해 일하는 존재입니다. 신자를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일컫는 이유도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주님을 위해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려지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아무런 이름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을 위해 성실히 일합니다. 자기 이름이 아니라 주인을 위해 사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종의 자세인 것입니다.
12절을 보면 아브라함의 종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인 아브라함의 일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합니다. 또 27절에서는 자신이 아브라함의 동생 집에 이른 것을 가지고 하나님이 날 위해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라 주인에게 주의 인자와 성실을 끊이지 아니하셨기에 자신이 리브가를 만났음을 고하는 것입니다.
종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리브가를 만난 일은 하나님이 자신을 돕기 위해 하신 것으로 보여질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시각입니다. 그러나 종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인인 아브라함을 향한 인자와 성실이 자신을 동생 집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은 신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일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부터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과연 그리스도의 종된 우리가 어떤 신앙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본문의 종으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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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04.03.26 - 1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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