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7절에 보면 레아는 안력이 부족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움으로 야곱이 라헬을 사랑하였다고 말합니다. 안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총기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어쩌면 레아의 모습 자체가 총기가 없이 보였다는 뜻으로도 이해될 수 있습니다. 총기가 없이 보이는 여인보다 곱고 아리따운 여인을 사랑하는 것은 야곱만이 아니라 뭇 남성들의 공통적 본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곱고 아리따운 여인을 더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할 때는 자연스런 모습이지만 사실은 선악과를 먹은 인간의 악한 본성인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아담이 하나님이 만드신 하와를 처음 봤을 때 ‘예쁘다’라거나 ‘밉다’라는 판단을 하지 않고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선악과를 먹기 전 인간에게는 ‘좋다 나쁘다’라거나 ‘예쁘다 밉다’라는 판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사실 인간의 외형은 그냥 생김새일 뿐입니다. 그런데 생김새의 차이를 가지고 ‘잘생겼다 못생겼다’라는 차별을 두고 잘생긴 사람을 더 사랑하는 행위는 선악과를 먹음으로서 사람의 외형에까지 선악 개념으로 판단하게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인간이 가진 선악개념의 기준은 자기 자신입니다. 즉 자기 자신의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선한 것으로 여기고 별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대상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싫어하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남자가 예쁜 여자를 사랑하고자 하고 여자가 잘생긴 남자를 사랑하고자 하는 것도 이러한 선악개념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잘생기고 예쁜 여자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감정이며 감정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꼭 인간의 감정이 예쁜 여자를 향해 움직이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 자체에까지 악이 스며들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 악은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자가 예쁜 여자와 결혼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남자라고 하는 자신의 가치가 향상됩니다. 여자가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 역시 그 남자로 인하여 자신의 가치가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아름다운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세상의 일반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사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이기주의의 한 모습일 뿐입니다. 사랑을 통하여 자기만족을 꾀하는 것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한다는 말도 하지만 설사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한다 할지라도 결국은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고, 그것으로 자기만족을 삼는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사랑과 비교하면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은 예수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택하신 모든 자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2. 야곱이 라헬을 아내로 얻기 위하여 7년을 봉사하였으나 라헬을 사랑하는 까닭에 7년을 수일같이 여겼습니다. 이것은 야곱이 시간을 의식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시간을 의식하지 않은 것은 자기 만족이 있었기 때문이며 당시 야곱에게 자기 만족은 라헬이었습니다.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이 원하는 라엘에 대한 만족이 시간조차 의식하지 않게 한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것을 사랑하고 그것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할 때 이것이 신앙에 어떤 방해로 나타나겠습니까?
무엇을 하든 시간을 의식하게 되면 단 몇 분이 몇 시간쯤 되는 것처럼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반면에 시간을 의식하지 않게 되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게 됩니다. 사람이 뭔가를 하는데 있어서 시간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일에 몰두해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움이 있고 만족이 있기 때문에 자연히 시간을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즐거움이 없고 만족지가 않다면 자연 ‘언제 끝나는가?’ 시간을 의식하게 되고 결국 그 일은 전혀 즐겁지가 않게 됩니다.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7년을 봉사하면서도 7년을 수일 같이 여겼다는 것은 사랑하는 라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헬은 자신이 선택한 여인이었고, 자기 마음에 드는 여인이었습니다. 결국 야곱이 라헬을 위해 7년간을 봉사하면서 수일처럼 여기게 되는 것은 자기에게 만족이 되고 기쁨이 되는 것을 얻기 위한 것에 몰두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것이 신앙에 있어서 어떤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까? 일단 신앙이란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라는 존재는 하나님 뒤에 감춰지고 오직 하나님만 부각되는 것이 신앙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에는 나의 선택, 나의 만족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선택하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이고, 하나님의 만족을 위해 사는 것이 곧 신앙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내게 만족이 되는 것을 억지로 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나의 선택을 사랑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선택을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나의 선택보다는 하나님이 선택하신 것이 더 내게 큰 유익으로 다가옴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만족을 위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아무리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판단이 서면 거부해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기만족을 위해 사는 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에 대해 불만과 거부감을 드러내는 걸림돌로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야곱이 라헬을 얻기 위한 계획은 라반의 속임수로 인해서 물거품이 되버리고 또 다시 7년을 봉사해야 했습니다. 집을 떠난 야곱이 라반을 만나고 라헬을 만나는 일까지는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고 볼 수 있는데 야곱이 원하는 라헬을 얻는 일에 라반이 걸림돌로 등장하는 이 일을 하나님이 야곱에게 함께 하시겠다고 한 말씀과 이 일을 연관시켜 생각해 볼 때 야곱에게 함께 하신다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습니까?
야곱이 집을 떠난 후에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그리고 라반을 만나고 라헬을 만나는 일까지 아무런 장애물이 없이 순탄하게 되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순탄함을 형통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를 좋아합니다. ‘모든 일이 형통하더라’ 즉 잘되더라는 뜻이 아닙니까? 그리고 이것을 하나님이 함께 하신 결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자신의 일이 형통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편적인 사고입니다. 대다수가 이러한 사고에서 함께 하심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함께 하심은 우리의 일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일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야곱의 경우를 봐도 처음에는 형통한 삶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라반에게 속아서 7년이란 세월을 더 봉사하게 됩니다. 라반을 등장시키셔서 야곱의 일에 걸림돌이 되게 하신 것입니다. 야곱은 이러한 일에서 세상 일이 자기 뜻대로 되어지지 않음을 배워야 했습니다. 내 뜻대로 안되어진다면 누구의 뜻대로입니까? 하나님의 뜻대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야곱에게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일입니다. 즉 하나님의 함께 하심은 라반을 등장시켜서 7년을 더 봉사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야곱이 원하지 않는 일이었지만 하나님은 이것을 통해서 야곱이 자기 뜻을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위에 있는 다른 분의 뜻에 순종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시고자 한 것입니다. 이것을 내 뜻대로 되어지지 않는 삶에서 배워야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함께 하심입니다.
4. 여호와께서 레아의 태를 열어 아이를 낳게 합니다. 레아는 첫째 아들을 르우벤(보라 아들이라)고 하고 둘째 아들은 시므온(들으심)이라 하고, 셋째 아들은 레위(연합함)라 하고, 넷째 아들은 유다(찬송함)라 합니다. 이 네 아들의 이름을 생각할 때 레아의 하나님에 대한 생각은 어떠했다고 볼 수 있습니까?
사람은 무슨 일이든 자기중심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습니다. 야곱은 레아보다는 라헬을 사랑하였습니다. 이것은 레아 입장에서는 분명 부당한 것이고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자신을 억울한 자의 입장에 놓을 때 자연 하나님은 내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하나님은 억울한 사람의 편이고, 가난한 자의 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은 날 위하실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레아가 아들을 낳고 지은 이름에서 그것을 볼 수 있는데, 첫째 아들을 보라 아들이라는 뜻의 ‘르우벤’이라고 지은 것은, 자신이 아들을 낳은 것을 자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축복을 주셨다는 것으로 라헬을 누르고자 하는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들으심이라는 뜻으로 시므온이라고 지은 것은 하나님이 아내로서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억울함을 들어 주셨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고, 세 번째 아들을 낳고 연합하다는 뜻으로 레위라고 지은 것은 아들을 셋씩이나 낳았으니까 이제 남편은 내것이라는 의미로 지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넷째 아들은 찬송하다는 뜻으로 유다라고 짓습니다. 자신을 도와주고 자기 편이 되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보면 레아는 하나님께서 억울하고 약자의 입장에 있는 자신을 돕기 위해 아들을 주시는 것으로 이해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레아만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이처럼 철저하게 자기 입장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으로 인해서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자기중심적인 이해가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우리의 사정보다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성취가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하나님은 날 도우시는 분이 아니라 스스로를 돕는 분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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