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 44:1-34절 까지 읽습니다.
2. 요셉의 형들은 애굽의 총리에게 양식을 구하고 붙들려 있던 시므온만 데리고 떠나면 모든 일은 해결될 것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셉은 고의로 베냐민의 자루에 은잔을 넣음으로써 그를 죄인으로 만들어 다시 애굽에 붙들어 놓고자 합니다. 이처럼 요셉의 형들은 원치 않았지만 요셉 쪽에서 어떻게든 그들과의 관계를 끊지 않는 모습에서 하나님과 신자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셉을 통해서 볼 때 신자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습니까?
요셉의 형들은 요셉에게서 단지 양식만을 원할 뿐입니다. 그런데 요셉은 양식을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둑의 누명을 씌워서 여전히 애굽이 붙들어 놓으려고 합니다. 형들의 입장에서는 요셉의 이러한 행동에 답답할 따름입니다. 요셉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모르기에 요셉의 행동 또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요셉의 입장에서 본다면 형들이 단순히 양식을 갖고 애굽 땅을 떠나는 것보다는 다른 중요한 뭔가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곧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고통입니다. 그래서 야곱이 가장 사랑하는 베냐민을 데려 오라 한 것이고 베냐민의 자루에 고의로 은잔을 넣어서 베냐민을 볼모로 삼을 구실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유다는 요셉에게 사랑하는 아들을 잃어버리고 슬퍼할 야곱에 대해 얘기하게 됩니다.
이처럼 형들에게 뭔가를 가르치기 위해 고의로 도둑의 누명을 씌우면서까지 붙들어 놓는 요셉에게서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셉의 형들이 요셉에게 단지 양식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것처럼 우리 역시 하나님을 찾을 때 오로지 양식에 국한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천국을 말하기는 하지만 천국은 단지 덤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여길 뿐 주된 목적은 어쩌면 양식에 있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양식에만 관심을 집중할 때 양식이 주어지면 그 마음은 하나님에게서 떠나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양식이 필요할 때 반복해서 하나님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구하는 대로 모든 것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양식으로 우리의 완악한 마음을 하나님께 붙들어 놓을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완악한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붙들어 놓는 것입니다. 수시로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힘을 쓰는 우리 마음을 붙드시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자 되게 하기 위해 일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 때로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사건들을 우리 앞에 두기도 하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여러 가지 일들을 동원해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는 자가 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모르기에 단지 눈앞의 일만을 바라보면서 염려하고 근심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복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시지만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그것이 곧 복된 성도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러한 복에 거하게 하시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십니다.
3. 요셉으로 인해서 그들은 졸지에 또 다시 죄인이 됩니다. 그들은 사실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은잔을 훔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 있는 애굽의 총리가 요셉인 줄을 알았다면 억울하다는 생각은 갖지를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때때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신 일에 대해 억울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은잔을 훔친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 것은 분명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자기 앞에 있는 애굽의 총리가 자신들이 종으로 팔아버린 요셉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래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겠습니까? 그렇지는 못할 것입니다. 자신들이 요셉에게 한 죄악이 있기에 오히려 요셉의 처사는 자신들의 악함에 대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억울하다는 것은 나는 상대방에게 잘못한 것이 없는데 그가 나를 부당하게 대한다는 생각에서 일어나는 감정이기 때문에, 그들이 요셉을 알았다면 억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욥기서를 보면 욥은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에 대해 억울해 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욥의 억울한 마음은 하나님에 대하여 철저히 신앙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하기에 일어나는 감정입니다. 하나님에 대해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이런 일이 주어지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욥의 억울함 역시도 자신의 존재와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알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해소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그것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모르는 무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예수님 앞에 자신의 존재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말하된 십자가의 사건은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그 현장의 군중들 속에 자신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말하면서 십자가에 흘린 주님의 피와 자신은 상관이 없는 것처럼 여기는 이것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있게 합니까?’라는 생각 자체가 주님의 손에 못자국을 보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주님의 못자국이 바로 내가 만든 것임을 안다면, 내가 하나님의 아들을 못박아 죽인 죄인임을 안다면 억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입니다. ‘왜 이렇게 하십니까?’라는 반발 대신이 ‘나같은 자에게는 이정도도 과분합니다’라는 고백이 나와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서 이러한 고백이 나와진다면 그 믿음은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온유한 심령이고 겸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님을 죽인 자가 나 자신임을 마음 깊이 자각하는 것입니다. 그 죄는 교회를 다니고 기도하고 헌금하는 나의 모든 행위를 다 동원해도 가릴 수 없는 것임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의 어떤 일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생각이나 ‘왜 이렇게 하십니까?’라는 반발은 할 수 없음 것입니다.
4. 요셉은 형들을 붙들어 와서 ‘나 같은 사람이 점 잘 칠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라는 말을 합니다. 사실 요셉은 점을 치는 자가 아닙니다. 또한 점을 친다는 것은 하나님을 보지 않는 불신앙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요셉은 형들에게 이런 말을 할까요?
요셉이 점을 치는 일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점을 잘 치는 사람으로 말하는 것은, 요셉 자신과 형들이 다른 차원의 사람인 것을 말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점을 친다는 것은 미래의 일을 아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현재의 일만을 보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누구든 미래를 점칠 수 있다면 그는 다른 차원의존재로 여김 받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미래를 안다는 것이 하나의 권세로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요셉은 자신을 형들의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는 존재로 부각시킴으로써 형들을 복종시키고자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은잔은 베냐민의 자루에 들어 있었고, 요셉은 자신이 점을 침으로써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말을 함으로써 형들로 하여금 그 어떤 변명이나 핑계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어떤 변명이나 핑계를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변명이나 핑계는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지 못한 사람에게나 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 앞에서 변명이나 핑계를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종으로 사는 것입니다. 핑계 할 수 없고 변명할 수도 없고 하나님께 따질 수도 없는 존재가 나 자신임을 자각하고 하나님의 손길에 대해 단지 복종할 따름입니다.
5. 유다는 16절에서 ‘하나님이 종들의 죄악을 적발하였으니 우리와 이 잔이 발견된 자가 다 내 주의 종이 되겠나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즉 유다는 자신들이 은잔을 훔친 죄인으로 드러나게 된 것을 하나님이 하신 일로 보는 것입니다. 신자 역시 때때로 억울하게 죄지은 자로 되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이처럼 때로 우리를 억울함에 빠지도록 하셔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은 무엇일까요?
살면서 애매하고 억울하게 당하는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 신자는 그런 일 속에서도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서 억울해하고 하나님께 하소연하는 것으로 끝나기 보다는 자기 백성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도 알기를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억울한 일로 치자면 예수님이 가장 억울한 일을 겪으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들에게 하신 모든 일은 그들을 돕기 위한 것이고 그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죽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러한 예수님을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단으로 몰아 세워 죽여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향해서 하나님을 모독한다는 누명을 씌운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예수님의 입장이라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사형수 중에는 아마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자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억울함에 비하면 보잘 것 없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면서도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서 하나님을 모독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을 생각하면 우리의 억울함은 억울한 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애매하게 오해를 받기도 하고 나의 행동과 상관없이 억울한 누명을 쓸 때도 있을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억울한 것도 없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억울한 일로 밀어 넣으면서 까지라도 하고자 하시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하나님의 종의 관계에 붙들어 놓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시기 위해 일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억울하다 여겨지는 일이 있을 때 억울하게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이키게 하시고 붙들어 놓기 위해서 억울한 일을 겪게 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6. 요셉은 잔이 발견된 자만 남고 나머지는 돌아가라고 하나 유다는 베냐민을 사랑하는 야곱에 대해 말하면서 자신이 종이 될테니 아이와 형제들은 보내달라고 말합니다(33절). 이것은 자신보다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이 신자에게 있다면 하나님께 대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게 될까요?
요셉이 잔이 발견된 베냐민만 남기도 다른 사람들을 돌아가라고 할 때 유다가 베냐민을 사랑하는 아버지에 대해 말하면서 자신이 종이 될테니 아이와 형제들은 보내달라고 요청을 하게 됩니다. 바로 이것을 요셉이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고통의 마음을 알게 된 아들다운 모습, 이것을 형들에게서 보고자 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버지의 아픔을 알기에 차라리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아버지의 마음에 아픔이 있게 하지 않으려는 이것이 바로 아들의 아들다운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형들이 진작 이렇게 아버지의 아픔을 생각했었더라면 감히 요셉을 시기하여 종으로 팔아버리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요셉을 시기하고 미워한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하여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시기와 미움으로 계속 나아가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신자는 아버지의 아픔을 알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내어 버리신 아버지의 아픔을 아는 그가 곧 하나님의 아들답다는 일컬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아픔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아들을 또 다시 십자가에 못박게 하는 길로는 가지 않으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희생해서라도 아들을 굳게 세우는 길로 가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신자입니다.
그래서 신자는 마음대로 죄를 못합니다. 나의 죄로 인해 아버지의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음을 생각한다면 죄가운데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신자의 아버지에 대한 마음입니다. 아버지 앞에서 나의 필요를 생각하고 요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바라보며 아들을 버리신 아버지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위해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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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문답 완료
창세기 15: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