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중 야곱은 길에서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을 하나님의 군대라고 부릅니다(2절). 야곱이 하나님의 사자들을 하나님의 군대라고 부르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지금 야곱은 장차 일이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형 에서가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에서의 생각이나 자신에 대한 에서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화가 풀리기는 하였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상황에서 에서에게 보복을 받을 수도 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났다면 야곱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야곱은 하나님의 사자를 만난 것을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켜주시기 위해 보내신 것으로 여길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사자들을 하나님의 군대라고 부르는 것은, 자신을 지켜주기 위한 하늘의 군대를 보내신 것으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야곱의 생각이 신을 찾는 현대인들의 생각입니다.
사람의 생각 중심에는 항상 자신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 쪽으로 되어지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중심적인 인간은 하나님을 생각할 때도 여전히 자신이 중심에 자리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도우신다는 것입니다. 타인을 돕고 자신은 방해하는 그러한 신은 거부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오직 자신의 존재성 안에서만 신을 신으로 인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특히 교회생활을 열심히 할 때면 이러한 생각은 굳어집니다. 하나님이 나를 도우실 근거를 내 쪽에서 확보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교회를 위해 수고하는 나를 도와주지 않으시면 누구를 도와야 하느냐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피조물인 인간을 지키시고 도우시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인간을 위해 존재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란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은 신조차도 소유화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치고 들어오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분명한 뜻과 의지를 가지고 모든 일을 성취해 가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일에 부름 받은 존재일 뿐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나의 육신에 유익되는 쪽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은 없습니다. 그런 하나님은 우상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날 위해 다른 사람을 치시는 분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나를 치시는 분임을 알아야 합니다. 결국 야곱의 어리석음은 하나님의 사자는 야곱을 지키기 위한 하나님의 군대가 아니라 오히려 야곱을 치기 위한 군대였음을 간파하지 못한 것입니다.
2. 야곱이 하나님의 사자들을 자신을 돕기 위한 하나님의 군대로 여긴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하나님의 사자들 즉 하나님의 군대가 야곱에게 나타난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하나님께서 인간을 돕기 위해 계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창세기의 선악과 사건에서부터 알 수 있습니다. 알다시피 세상에 고통과 죽음이 있게 된 것은 인간이 원해서가 아니라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긴 결과입니다. 여기서 우린 ‘과연 하나님은 인간이 선악과를 먹을 것을 미리 알고 계셨는가 모르고 계셨는가?’라는 의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곤란한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리 알고 계셨다고 한다면, ‘미리 아시면서 왜 그것을 막지 않으셨는가?’ 혹은 ‘어차피 인간이 선악과를 먹을 것을 아셨다면 왜 선악과를 만드셨는가?’라는 의문이 다시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악과를 먹을 것을 모르고 계셨다고 한다면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기에 수용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의문 자체가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하나님을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하시는 분으로 여길 때 위와 같은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하신 모든 일들에 대해 불평과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인간을 돕기 위해 계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스스로를 위해 존재하신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세상은 이러한 신에 대해 강력한 반발을 할 것입니다. 오직 인간의 존재에만 모든 당위성을 두고 있기에 인간 존재의 유익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신에 대해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러한 세상 속에서 자기 백성을 택하시고 부르십니다. 야곱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부름 받은 존재들이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자기중심에서 하나님을 바라볼 뿐입니다. 이러한 인간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리가 만무합니다.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입장만 고수할 것이고 자신을 도와주기만을 원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의 성취를 위하여 하나님이 부르신 백성을 새롭게 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위해 하나님은 필히 자기 백성을 고치시기 위해 싸우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야곱에게 하나님의 사자, 즉 하나님의 군대를 보내신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야곱 너와 싸우시는 분임을 보이시는 것입니다. 물론 그때까지 야곱은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무지했지만 말입니다.
3. 야곱은 에서가 사백 인을 거느리고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자기와 함께 한 종자와 양과 소와 약대를 두 떼로 나눕니다. 이는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만이라도 살 수 있다는 계략이었습니다. 즉 반은 주더라도 반은 남는다는 계산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야곱의 입장이라면 이런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에서가 사백 인을 거느리고 자신을 만나기 위해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야곱이 에서가 자신을 치려고 하는 것으로 여기고 종과 양과 소와 약대를 두 떼로 나눈 것은 재산의 절반이라도 지키고자 하는 계책입니다. 에서와 전투하여 승리한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여겨진 상황에서 야곱과 같은 계책은 분명 절반은 잃되 절반은 남을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모든 것을 잃을 수 없다는 생각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야곱에 계책에 대해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야곱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말한다고 해도 어떤 문제에 대해 부지런히 머리를 굴리고 방법을 찾아내면서 스스로 살길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고 그들을 하나님의 군대라고 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의 사자들을 자신을 지키고 돕기 위해 온 하나님의 군대로 알았다고 했을 때, 이것이 진심으로 야곱의 믿음이라면 하나님의 군대에 대해 잘못 이해를 했건 바르게 이해를 했건 상관없이 하나님의 군대가 자신에게 와 있음을 믿는 자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습니까? 즉 하나님의 군대를 바라보고 담대히 에서를 만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심으로 하나님의 군대를 믿는 자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종과 가축들을 둘로 나눈다는 것은, 하나님의 군대보다는 자신의 계책을 따라 자기 소유를 절반이라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야곱의 모습을 오늘 우리들에게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말하고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고 하면서도(그것이 잘못된 것이든 옳은 것이든 상관없이) 사실 열심히 자신의 머리를 굴려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책을 세우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을 믿고 어떤 문제에서든 담담히 기다리며 되어지는 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에서 우리가 구하는 것은, 오직 문제가 잘 해결됨으로써 자신의 소유에 아무런 손실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방책이라는 것은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우리의 소유를 지켜주기 위해 일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우리에게 곤란하고 어려운 문제를 주심으로써, 그리고 실패도 허락하시면서 하나님이 의도하시는 일을 이루어 가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야곱의 계책이 잘못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소유를 지키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내게 있는 소유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는 삶이라면 분명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신자는 어떤 문제에서든 무엇이 그리스도가 증거 되어지는 길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4. 야곱은 에서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하나님이 전에 ‘네 고향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네게 은혜를 베풀리라’는 말씀을 언급하면서 자신을 에서의 손에서 건져 달라고 기도합니다(9-12절). 야곱의 이 기도의 옳지 못한 모습을 말씀해 보시고, 야곱의 기도에 비춰볼 때 우리의 기도에서 고쳐져야 할 부분을 말씀하십시오.
야곱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은혜는 자신의 성공입니다. 그래서 야곱은 자신이 지팡이만 가지고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즉 지팡이만 하나 가지고 요단을 건넜는데 지금은 이만큼 성공했으며 이것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신 결과라는 뜻입니다. 야곱이 12절에서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정녕 네게 은혜를 베풀어 네 씨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와 같이 많게 하리라 하셨나이다”는 말을 하는 것도 자신은 하나님의 은혜의 약속을 받은 몸이라는 것을 부각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은혜를 자기 성공으로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야곱은 자신을 하나님의 은혜의 약속을 받은 몸이기에 실패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겠다고 한 사람이 바로 난 데 어떻게 에서에게 죽을 수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에서 하나님께 자신을 에서의 손에서 건져 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야곱의 이 기도에서 옳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신은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신을 찾아 기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실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병에 걸리면 안되고, 나는 항상 형통해야 하고, 다른 사람은 다 힘들어도 나는 힘들면 안된다는 이 사고방식으로 신을 찾아 기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야곱의 기도도 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자신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몸이기에 실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십니까? 물론 실패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라고 해도 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우리가 실패하면 안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야곱이 실패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면서 ‘잘되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수없이 외치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네가 잘돼야 할 이유가 뭔가?’라고 물으신다면 할 말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기도가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예수님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의 죄를 짊어지시고 고난을 받고 죽으신 십자가 앞에서 내가 잘되어야 하는 이유, 내가 실패하면 안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십자가를 바라보지 않는 기도는 자신의 욕망만 분출될 뿐입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바라볼 때 나의 욕망 자체가 참으로 악하고 더러운 것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이 나를 실패의 길로 인도하신다고 해도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만은 잃지 않게 해달라고 간구하게 될 것입니다.
5. 야곱은 얍복 나루에서 모든 식구와 소유를 건네고 홀로 남았을 때 어떤 사람이 나타나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을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자기가 야곱을 이길 수 없음을 보고 야곱의 환도뼈를 칩니다. 야곱을 이길 수 없었다는 것을 무슨 뜻이며 환도뼈를 쳤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지금까지의 야곱의 인생은 성공이라는 축복을 얻기 위해 살아온 삶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산 것이나, 이삭을 속여 복을 가로챈 것이나, 라반의 집에서 계략을 꾸며 많은 재산을 이룬 모든 것들이 축복에 대한 야곱의 욕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에 대한 욕망이 어찌 야곱 한 사람에만 해당되는 것이겠습니까?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야곱처럼 복을 향한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복을 향한 야곱의 강한 욕구의 현실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사람이 등장을 하고 야곱과 씨름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누구의 힘이 더 센지를 가려내는 힘겨루기가 아닙니다. 야곱과 씨름을 하는 사람이 야곱을 이길 수 없었다는 것은 야곱이 그처럼 힘이 세었다기보다는 자신의 복을 잃어버릴 수 없다는 강한 욕구의 분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야곱의 환도뼈를 친 것은, 야곱의 힘을 꺾어 버린 것을 뜻합니다. 환도뼈는 엉덩이의 뼈를 의미합니다. 힘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뼈를 쳤다는 것은 야곱의 힘을 꺾어버린 것을 뜻합니다. 야곱을 이길 수 없었던 사람이 환도뼈는 어떻게 칠 수 있었던 것입니까? 환도뼈를 칠 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야곱을 힘으로 제압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을 볼 때 앞서 말한 대로 이 씨름은 애당초 육신적 힘겨루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야곱을 이길 수 없었다는 것은 하나님조차도 이기고자 하는 야곱의 강한 욕구를 의미합니다. 현대 교인들 역시 하나님 앞에서 이러한 욕구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씨름을 해서라도 지지 않겠다는 욕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목이 터져라고 기도하고, 몸이 부서져라 봉사하고, 빚을 내서라도 헌금을 하는 이 모든 것이 복을 두고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기어코 하나님이 내게 축복하도록 하고야 말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욕구를 누가 꺾겠습니까?
결국 야곱과 씨름을 한 사람은 환도뼈를 침으로써 야곱을 무너뜨립니다. 더 이상 씨름을 할 힘이 없도록 만드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힘없는 자로 엎드려 간구하는 자가 되게 만드신 것입니다. 이것이 야곱과 씨름한 이유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어떻게 다루십니까? 많은 사람들은 축복을 받아 내기 위해 씨름을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환도뼈를 치십니다. 힘을 모두 잃어버리고 절뚝거릴 수밖에 없는 자가 되게 합니다. 자신의 힘을 의지하여 경쟁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힘을 잃은 자로서 엎드려 간구하는 자로 만드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싸움입니다.
6. 야곱의 이름이 하나님과 겨루어 이기었다는 뜻의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그리고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라’는 말씀을 합니다. 여기서 말한 야곱의 이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야곱은 어떤 사람과의 씨름에서 엉덩이 뼈가 위골되어 절뚝거리게 됩니다. 이것은 야곱의 패배를 뜻합니다. 그런데 야곱이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다는 이상한 말을 합니다. 더군다나 야곱이 어떻게 하나님을 이길 수가 있단 말입니까? 하나님은 인간의 욕망과 고집마저도 꺾으시며 하나님의 뜻대로 일을 성취하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야곱이 하나님을 이기었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합니까?
먼저 생각할 것은, 야곱이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나 그들을 하나님의 군대로 불렀다는 것입니다. 군대는 싸우는 자입니다. 야곱은 이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는 군대로 오해를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하나님의 군대는 야곱의 욕망과 더불어 싸우는 존재였던 것이고, 하나님께 굴복되어진 야곱은 이제부터는 싸우는 자로 존재하게 되어짐을 보여줍니다. 그럼 무엇과의 싸움입니까?
그것은 야곱의 이름이 이스라엘로 바뀐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가 엘과 싸우다’란 뜻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엘’이 과연 여호와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이냐는 것입니다. 만약 야곱이 여호와 하나님과 겨루어 이기었다는 뜻이라면 야곱이 씨름한 사람이 여호와 하나님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성경에는 야곱과 씨름한 사람이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증거가 없습니다. 그냥 어떤 사람으로 언급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씨름의 결과는 환도뼈가 위골된 야곱의 패배로 봐야 합니다.
해결의 열쇠는 ‘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에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엘’을 여호와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즉 엘을 이방인들이 섬기는 신적인 존재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야곱이 이름이 이스라엘로 개명되는 이유를 알 수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장차 가나안 땅을 정복해야 할 민족입니다. 가나안 땅을 정복했을 때 이스라엘은 가나안 사람들과 싸워야 합니다. 그들과 싸운다는 것은 단순한 전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군대로서의 싸움을 뜻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를 알지 못하고, 예전의 야곱처럼 오직 자신의 성공을 축복으로 여기고 그 축복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민족들과의 싸움인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바로 그들을 이겨야 할 민족인 것입니다.
따라서 야곱의 이스라엘로 바뀌는 것은 야곱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뜻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야곱은 자신의 축복을 위해 싸우는 존재에서 이제는 하나님의 바른 축복을 선포하는 자로 존재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을 인도해 감을 증거하는 자로 사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축복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야곱처럼 이해하는 것은 하나님의 원수된 사고방식일 뿐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오직 자신의 성공에서만 하나님의 은혜를 말할 뿐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하나님의 원수임을 알고 하나님의 은혜에 굴복한 자로 살기를 원하는 그가 바로 참된 이스라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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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5:1-29
창세기 27:1-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