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친이 병들었다는 말을 듣고 요셉은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데리고 찾아옵니다. 그리고 야곱은 일어나 앉아서 이전에 형의 낯을 피하여 하란으로 가던 때에 하나님께서 벧엘에서 자기에게 언약하신 내용을 말해줍니다(2-4). 야곱이 임종 머리에서 요셉에게 하나님의 약속을 상기시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하나님께서 누군가에게 약속을 하셨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의 약속에 매인 자가 됩니다. 즉 하나님의 약속이 그대로 성취되는 방향으로 인생이 끌려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자기 뜻대로라는 것이 용납이 안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자기 뜻대로 사는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훼방하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이 이런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그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아브라함을 이끄셨고 이삭을 이끄셨고 얏곱을 이끄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들이 원한 인생을 살아오지 못했던 것입니다.
야곱이 요셉에게 하나님의 약속을 말하는 것도, 앞으로의 이스라엘의 운명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야곱 자신의 운명에 하나님의 약속에 붙들려서 나아온 것처럼 이스라엘의 운명 역시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종속되어 있으며, 약속대로 이루어질 것임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스스로 살고자하는 나라일 수가 없습니다. 약속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으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2. 야곱이 요셉의 두 아들을 축복할 때 팔을 어긋맞겨 축복을 합니다. 즉 장자에게 오른손을 얹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야곱은 차자에게 오른 손을 얹어서 축복을 한 것입니다. 요셉이 그것을 기뻐 아니하여 므낫세가 장자니 우수를 므낫세에게 올릴 것을 말하지만 야곱은 그리하지 않고 축복을 합니다. 이처럼 우수를 차자의 머리에 얹어 축복하는 이유는 야곱이 무엇을 깨달았기 때문입니까?
야곱과 에서가 리브가의 태중에 있을 때 하나님은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25:23)는 말씀을 하십니다.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하였으므로 하나님이 말씀하신 이 내용을 야곱에게 전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야곱은 자신은 차자이므로 하나님의 복에서 멀어져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자신이 큰 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서의 약점을 이용해서 장자권을 산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냥 막연하게 장자가 좋아서가 아니라 장자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복을 자신의 복을 만들기 위해 취한 야곱의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야곱은 자신의 방법을 동원해서 하나님의 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 사람입니다. 이런 그가 깨닫게 된 것은 하나님의 복은 야곱 자신이 노력하고 애쓴다고 해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그 어떤 조건과 노력과 정성을 따라 주어지지 않음을 안 것입니다.
요셉은 아직 복의 이러한 법칙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야곱 앞에 아들들을 세울 때 정상적으로 장자인 므낫세를 오른 편에 차자인 에브라임을 왼편에 세우게 됩니다. 므낫세가 장자니 복은 므낫세를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셉의 생각과 반대로 야곱은 손을 어긋맞겨 얹어서 축복을 합니다.
하나님의 복은 혈통적인 질서와 인간의 의도를 따라 주어지지 않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장자냐 차자냐?’ 이것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더 나은 인간이냐?’ 이것 역시 하나님은 보시지 않습니다. 축복은 인간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의지대로 행하시는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복을 얻기 위해 인간이 뭘 해야 하는가? 라는 관심은 야곱의 깨달음이 없는 잘못된 것입니다. 복은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는 자는 복을 받아서 그것을 힘으로 삼아 세상을 살아보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를 않습니다. 다만 복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보다는 어떻게든 세상에 힘되는 것을 얻어서 그것을 힘으로 삼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욕망의 사람들이 그러한 생각에 파묻힐 뿐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한가지 더 생각할 것은 야곱은 복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섬김을 받게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복도 바로 이런 차원이 아니겠습니까? 섬김을 받는 자가 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곧 복이라고 여깁니다. 야곱이 장자에 관심을 둔 것도 섬김을 받는 자로 살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결국 에서에게 종으로 자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야곱은 복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한 것입니다. 그것은 장자는 힘있는 자도 아니고 힘으로 섬김을 받는 자도 아니고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섬기는 자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 자체가 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자신을 그러한 새로운 인간으로 만드시기 위해 일하셨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3. 야곱이 깨닫게 된 것을 통해 살펴 볼 때 지금에 있어서 참된 장자는 예수님이십니다. 왜 예수님이 참된 장자로 불려져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 보십시오.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긴다는 말씀을 놓고 생각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장자는 큰 자로서 섬김을 받는 존재가 아닙니다. 섬기는 자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큰 자로서 낮아진 자리에 섬기기 위해 온 존재가 없습니다. 그분은 오직 예수님일 뿐입니다.
마태복음 20:28절을 보면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을 보면 예수님이야 말로 크신 분으로서 작은 자를 섬기시는 진정한 장자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예수님이 진정한 장자가 되시는 분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복의 근원지라는 말이 되는 것이고, 따라서 복은 오직 예수님을 통해서만 주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세상의 것을 복으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야 말로 참된 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에 대해 인간의 노력과 열심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우린 다만 예수님을 바라볼 뿐입니다. 예수님이 나의 전부이시며 복의 근원임을 믿고 사는 것뿐입니다. 이런 사람이 복된 자입니다.
4. 본문의 내용을 살펴볼 때 천국에서 큰 자로 일컬어지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것을 세상에서 큰 자로 여기는 것과 비교하여 생각하시고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얘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에서는 누구를 큰 자로 여깁니까? 세상에서 큰 자는 섬김을 받을 위치에 있는 존재를 뜻합니다. 섬김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소유에서든 아니면 도덕적인 면에서든 그가 존재하는 위치적인 면에서든 타인보다 뛰어날 때 섬김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에 예수님은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 18:4)는 말씀을 하십니다. 전혀 새로운 질서를 세우시는 것입니다. 스스로 크다 일컬음 받는 것 자체를 마음에 두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을 있게 하시는 것입니다.
믿음은 믿음의 사람을 이와 같이 새롭게 합니다. 믿음이 있다면 그는 자신을 낮추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으로 보게 되는 십자가가 자신을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현장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있는 자는 자신으로 인해 피 흘리신 주님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필히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한 자신을 보게 될 때 ‘내가 죄인입니다’라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 앞에서만 의도적으로 죄인이라고 떠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대함에 있어서도 자신은 타인보다 낫다고 할 수 없음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낮아짐이며 천국에서 큰 자는 바로 이들입니다. 섬김은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했을 때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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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7: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