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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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신윤식

Subject	(41강) 마태복음 6:12,14-15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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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면 너희 천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마 6:12,14-15)

<설교>
기적의 양식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용할 양식으로 주어졌던 만나는 한마디로 기적의 양식이었습니다. 세상에서는 나지 않은 양식이었고, 일하지도 않은 자들에게 주어진 양식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기적은 세상에서는 없는 것을 있게 하신 것이고, 일하지도 않은 자에게 주어진 무조건적인 은혜의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즉 하늘로부터 주어진 모든 것이 신자에게는 하나님의 기적의 사건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는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먹을 양식을 잔뜩 쌓아두고 살아가는 현실에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미래의 형편에 대해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시고 다만 당시의 어려운 형편만을 고려해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를 가르쳐주신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주기도문은 오늘 우리의 현실에 맞게 수정되어야 하니까요.
일용할 양식은 오늘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양식입니다. 그런데 내일의 것까지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오늘 필요한 양식을 구하는 기도에 과연 절실한 마음이 일어나겠습니까? 그래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믿는 내일의 것을 바라보고 의지하지 않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내일의 것이 나를 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곧 교만인 것이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 이 아니라 이미 자신의 손에 준비되어있는 것을 바라보는 악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일의 것이 나를 살게 하는 내 것이 될지는 내일 가봐야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을 오늘로 마감하게 하실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자의 하루하루는 하나님의 자비로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우리를 살리는 일용할 양식은 예수님입니다. 요 6:55절을 보면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는 말씀을 합니다. 이처럼 예수님이 우리를 살리는 양식으로 오신 것이고 신자는 예수님으로 인해 사는 길을 가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이 주신 하늘의 양식, 즉 기적의 양식이 되는 것입니다. 나를 대신해서 저주를 받으신 예수님으로 인해서 우리가 살기에 예수님은 세상에서는 얻을 수 없는 참된 양식이 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웃을 용서할 수 있는가?

그러면 여러분은 예수님으로 인해서 무엇을 누립니까? 그것을 예수님은 용서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푸신 최고의 선물, 기적의 사건은 용서입니다. 그런데 용서라는 말을 너무 흔하게 듣다보니 용서 자체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용서에 대해 감사한다고 해도 예수님의 용서라는 기능만 이용하려고 할 뿐 정작 용서를 위해 피 흘려 죽으신 예수님에 대해서는 마음을 두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람은 복은 받되 저주는 피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저주를 받지 않는 자가 되기 위해서 예수님을 믿으며 용서라는 알맹이만 차지하고 예수님과는 상관없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증거가 예수님의 용서를 말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뜻이 살아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예수님은 용서를 위한 기도를 가르쳐주십니다. 그런데 문맥이 이상합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라는 기도의 문맥은 먼저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해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본문은 아무리 봐도 우리가 먼저 용서를 하면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겠다는 의미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하나님의 용서는 조건부 형식이 됩니다. 즉 무조건 적인 은혜에 의한 용서가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께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형제를 용서해야 하는 조건부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인간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어떤 인간도 하나님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이웃을 용서하느냐 마느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용서했다고 하는 그 용서가 과연 참된 용서라고 할 수 있느냐?’에 더 큰 중요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용서는 용서할 입장에 있는 내가 먼저 찾아가서 마음을 털어 놓고 화해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항상 나에게 잘못을 범한 상대가 먼저 고개를 숙이고 빌고 찾아오기를 기다립니다.
또한 우리가 하는 용서의 대부분은 현실 여건상 화해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떤 여건 때문에 할 수 없이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자기 인격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용서도 있을 것이고, 종교적 도덕적 의무감으로 별로 내키지 않지만 용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하는 용서는 모든 것을 덮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덮는 척만 하는 용서를 가지고 용서한 것으로 착각하는 수준인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의 경우 같은 사람을 두고 한번의 용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번씩 용서하기도 합니다. 기도할 때는 회개하며 용서했다가 그 사람을 만나거나 생각하면 다시 미움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다시 회개하고 용서하고 또 다시 미워하는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수준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용서를 보시고 우리를 용서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용서의 방식이고 조건이라면 우리는 누구도 하나님의 용서를 받는 자가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해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 주신 하나님은 우리가 먼저 이웃을 용서해야 우리를 용서해 주시거나 우리가 용서한 방식대로 우리를 용서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또 우리가 남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 죄를 용서하지 않으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이웃에 대한 용서를 먼저 언급하시는 것일까요?

새 시대를 사는 신자

구약의 이스라엘에게는 율법이 있었습니다. 율법에 의하면 이웃에게 죄를 지어서 피해를 입힌 사람이 있다면 그대로 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간음을 한 사람은 돌로 치라고 되어 있는 것처럼 죄에 대한 용서보다는 그에 따른 처벌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 율법입니다.
그러므로 율법을 지키고 살아가는 이스라엘로서는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이웃에 대해서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용서하고 넘어가는 것도 사실상 율법을 어긴 것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율법에 의해 다스림을 받는 구약의 이스라엘은 불의한 자가 있을 때는 그를 제거해야 그것이 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한 율법의 시대를 끝내시는 분으로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모든 죄를 대신 지시고 죽으심으로써 우리가 받아야 할 모든 심판을 예수님께서 자기 몸으로 다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시대에는 더 이상 율법에 의한 심판이 존재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휘장이 찢겨져 사라지고 없는 새로운 시대인 것입니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율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라는 기도는 오늘날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를 아는가?라는 물음이 담겨 있는 기도가 되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더 이상 율법으로 판단하는 시대에 있지 않고 예수님의 흘리신 피가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를 아는 신자가 할 수 있는 기도인 것입니다.
요한복음에 보면 간음한 여인을 예수님께 끌고 와서 율법을 언급하며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가를 묻는 내용이 있습니다. 율법으로 한다면 돌로 쳐 죽여야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말씀으로 모두를 물러가게 하시고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여인에게 하십니다.
만약 구약 시대 같으면 여인을 그렇게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곧 율법은 어긴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시대는 돌로 맞아 죽어야 할 여인의 죄까지 예수님이 모두 담당하시고 죽으시는 시대이기 때문에 여인의 죄를 그 누구도 여인에게 물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라는 기도는 우리가 이웃을 용서하는 것을 보시고 우리의 죄도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의미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아래 있는 신자는 예수님의 용서로 인하여 이웃을 용서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의 백성입니다’라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용서를 실천하려고 하지 말라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남는 고민은 ‘우리는 이웃을 용서할만한 사람들이 못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이 말씀하신 용서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의 용서만 받아 챙기고 이웃에 대한 용서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못되니 아예 포기하고 살아라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용서를 형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날마다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악한 나를 깨끗한 자가 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영광의 자리에 서게 하는 놀라운 은혜로 우리의 심령에 다가와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자신을 제대로 보는 것입니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친다는 사도 바울의 말처럼 우리 자신의 악함을 보고 더 깊이 보게 될수록 용서의 은혜는 우리의 심령 깊숙이 박히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 예수님의 용서는 도무지 이웃을 용서할 수 없는 우리도 용서하는 자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용서를 내가 이웃의 잘못을 봐주고 그냥 넘어가주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사실 누가 누구를 용서할 자격은 없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피해를 입혔다면 나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그러한 자기 정체를 모두 아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러한 모임에서 나타나는 것은 예수님만으로 감사하며, 저주에 있던 나를 구출하시고 모든 죄를 용서하셨다는 것에 너무 감격해서 자연히 이웃을 용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에 형제를 비판하고 판단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윤리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의 용서의 은혜가 우리의 비판과 판단으로 말미암아 멸시를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용서를 실천하려고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웃을 용서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만약 용서를 실천하려고 하게 되면, 결국 여전히 자기 속에 남아 있는 미움이나 분노를 보면서 용서를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의 신앙에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죄가 됨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신앙으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앙도 애당초 우리의 소관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신자의 용서는 실천의 차원이 아니라 나에게 베풀어진 하나님의 자비가 나에게서 나와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그 크신 용서의 은혜를 바라보게 되면 나같은 자가 이웃을 용서한다는 것 자체가 교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이웃을 용서하는 입장이 아니라 ‘나 역시 예수님의 용서로 말미암아 사는 사람이다’는 입장에서 이웃을 대하는 것이 참된 용서입니다.
그래서 신자의 용서에는 용서하는 자와 용서 받는 자가 따로 구별되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예수님의 용서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만이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용서가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용서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예수님의 용서에서 멀리 벗어나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DATE: 2009.06.16 - 21:49

(42강) 마태복음 6:13 시험과 악

(40강) 마태복음 6:11 일용할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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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41강) 마태복음 6:12,14-15 용서	신윤식	2009.06.16	1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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