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성산에서 호각을 불어 이 땅 거민으로 다 떨게 할지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 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 곧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빽빽한 구름이 끼인 날이라 새벽 빛이 산꼭대기에 덮인 것과 같으니 이는 많고 강한 백성이 이르렀음이라 이같은 것이 자고 이래로 없었고 이후 세세에 없으리로다 불이 그들의 앞을 사르며 불꽃이 그들의 뒤를 태우니 그 전의 땅은 에덴 동산 같았으나 그 후의 땅은 황무한 들 같으니 그들을 피한 자가 없도다 그 모양은 말 같고 그 달리는 것은 기병 같으며 그들의 산꼭대기에서 뛰는 소리가 병거 소리와도 같고 불꽃이 초개를 사르는 소리와도 같으며 강한 군사가 항오를 벌이고 싸우는 것 같으니 그 앞에서 만민이 송구하여 하며 무리의 낯빛이 하얘졌도다 그들이 용사같이 달리며 무사같이 성을 더위잡고 오르며 각기 자기의 길로 행하되 그 항오를 어기지 아니하며 피차에 부딪히지 아니하고 각기 자기의 길로 행하며 병기를 충돌하고 나아가나 상치 아니하며 성중에 뛰어 들어가며 성 위에 달리며 집에 더위잡고 오르며 도적같이 창으로 들어가니 그 앞에서 땅이 진동하며 하늘이 떨며 일월이 캄캄하며 별들이 빛을 거두도다 여호와께서 그 군대 앞에서 소리를 발하시고 그 진은 심히 크고 그 명령을 행하는 자는 강하니 여호와의 날이 크고 심히 두렵도다 당할 자가 누구이랴(요엘 2:1-11)
<설교>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이 크게 착각한 것은, 자신들은 철저하게 하나님 편에 서 있다고 믿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이 하나님 편이기에 하나님도 당연히 자신들 편에 서 계신다고 믿었습니다. 사실 그들이 보여주는 행위들은 누가 봐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들을 향해 외치신 첫 마디의 말이 ‘회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회개하라는 것은 너희들은 모두 죄인들이라는 선언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이 자신을 볼 때는, 특히 바리새인 서기관 제사장들은 자신들을 회개해야 할 죄인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지극히 당연한 하나님의 백성으로만 여긴 것입니다.
예수님이 보실 때는 모두가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악인들이었는데, 그들이 생각하는 자신은 죄인이 아니라 의인이었으며 심판이 아니라 당연히 면류관을 받아야 할 그야말로 하나님에 대한 열심히 살았던 착한 신자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수님과 다름으로 인해 충돌이 생긴 것입니다.
이러한 유대인의 착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 교회는 교회에 대한 열심만 조금 있어도 신앙이 강하고 하나님 편에 서서 살아가는 신자로 칭송합니다. 이러한 칭송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이 하나님께 복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착각이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거부한 것처럼 진리의 말씀을 말씀으로 분별하지 못하고 거부하게 하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모든 인간을 죽입니다. 왜 내가 사망에 처한 존재인지 나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나를 사망에서 건지시고 생명으로 인도하기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은혜와 긍휼로 끌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망에 처한 자기 본질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와 사랑에서 자신의 잘됨과 성공만을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죄 속에서 건져주신 은혜와 긍휼과 사랑에 대해서는 눈을 뜨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전에 말씀드린 호세아서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의 형편이 어떠한지에 대해 무지했던 이스라엘에게 음란한 고멜을 등장시켜서 이스라엘의 음란함을 드러내었던 것처럼 요엘서도 하나님 앞에서 망할 존재에 불과할 이스라엘에게 그들이 어떤 존재인가를 드러내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한 예가 1:4절에서 말씀한 “팟종이가 남긴 것을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가 남긴 것을 늣이 먹고 늣이 남긴 것을 황충이 먹었도다”는 구절인데, 이 구절은 지금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메뚜기 재앙을 받은 애굽과 다를 바 없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애굽이 받았던 재앙이 이스라엘에게 주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보시기에는 우상을 섬기는 이방인이나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는 이스라엘이나 전혀 다르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세워서 이러한 이스라엘을 향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1,2절을 보면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성산에서 호각을 불어 이 땅 거민으로 다 떨게 할찌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 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 곧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빽빽한 구름이 끼인 날이라 새벽 빛이 산 꼭대기에 덮인 것과 같으니 이는 많고 강한 백성이 이르렀음이라 이같은 것이 자고 이래로 없었고 이후 세세에 없으리로다”고 말합니다.
나팔을 불고 호각을 부는 것은 경고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여호와의 날이 이르렀기에 이스라엘에게 경고를 하는 것인데, 그것은 이스라엘도 회개하지 않으면 이방인과 다를 바 없이 멸망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자신들 역시 하나님의 심판에 포함된 존재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은 하나님의 나라인 이스라엘 백성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이란 국가와 이방 국가를 구별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즉 하나님은 교회 다니는 사람과 다니지 않는 사람으로 구별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이스라엘이란 민족과 이방민족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 교회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는 말 역시 쉽게 수긍하기 싫은 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를 다니는 것이 심판에서 건짐 받는 조건도 길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1-32절을 보면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변하려니와 누구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니 이는 나 여호와의 말대로 시온산과 예루살렘에서 피할 자가 있을 것임이요 남은 자 중에 나 여호와의 부름을 받을 자가 있을 것임이니라”는 말을 합니다.
이것을 보면 여호와의 날에 구원 받은 자는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만 구원하시겠다는 것이 하나님의 원칙인 것입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만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정하시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는 ‘너희는 여호와를 믿는 여호와의 백성이며 여호와를 부른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여호와를 부르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이 보실 때는 부르지 않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하나님을 부르고 예수님을 부르지만, 심지어는 산속에 들어가서 손을 들고 목이 터져라고 ‘주여’를 외치지만 하나님이 보실 때는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무엇이 목이 터져라고 외치는 외침까지도 부인 받게 하는 것일까요?
1절을 보면 시온에서 나팔을 불고 성산에서 호각을 분다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시온과 성산은 같은 의미의 말입니다. 시온에는 성전이 있으며, 그 성전에는 하나님의 법궤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법궤가 이스라엘을 향해서 외치는 것은, 죄인 된 이스라엘이 무엇으로 인해 죄가 용서 받고 살아가는가를 희생제물의 피를 보면서 깨달아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정결한 제물의 피 흘림을 이스라엘의 죽음으로 여기시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는 긍휼로 말미암아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긍휼로 살아가는 자신을 생각하며 긍휼을 구하고 긍휼로 감사하는 것이 이스라엘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하나님의 긍휼이 흘러나오는 시온에서 경고의 나팔을 부는 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긍휼을 잊어버린 자로 살아가고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긍휼이 없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여기기에 긍휼을 바라보지 않는 것입니다.
긍휼을 바라본다는 것은 긍휼이 아니고서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자임을 고백하는 것인데 이스라엘은 자신의 연약함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들이 아무리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다고 해도, 그것은 긍휼을 베푸신 여호와를 부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자신들의 악함을 깨닫고 회개하고 여호와의 긍휼을 구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이스라엘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도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는 여호와의 긍휼을 구하는 신자들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호와의 긍휼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자신의 연약함을 보지 못하고, 자기 행위를 바라봄으로써 긍휼이 아닌 자기 의로 하나님께 나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것은 자기 의를 더욱 쌓아가고자 하는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세상은 여호와의 날이 임박했을 때의 자신의 형편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세상이야 자신들의 형편이 어떠한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문제는 소위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하나님을 믿는 자라고 여기는 자기 믿음에 갇혀서 자신의 실상을 보지 못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실상을 보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경고의 외침을 듣지 못하게 됩니다.
신자는 말씀으로 인해 자신의 실상을 깨닫고 애통해하고 회개하는 사람입니다. 항상 말씀을 떠나 있는 자신을 보면서 말씀의 자리로 회복되기를 소원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경고의 말씀을 들으며 여러분의 마음이 십자가로 이끌리기를 소원하셔야 합니다. 신자라면 신자로 살기를 원한다면 늘 이런 마음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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