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더웁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야고보서 2:14-17)
<설교>
교회에서 행함을 강조할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본문이 바로 17절의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는 구절일 것입니다. 이 구절을 내세워서 ‘믿음만 가지고는 안된다 행함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믿음과 행함은 그처럼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대개 보면 믿음은 하나님의 소관이고 행함은 우리들의 소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믿음을 주셨으니 신자는 받은 믿음을 잘 활용해서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행함이 없다면 믿음이 게으른 것이고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말들이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믿음의 능력을 멸시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믿음은 분명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었다는 말을 신자가 행하지 않으면 그 믿음이 죽은 믿음이 된다는 뜻으로 생각해 버린다면 결국 인간의 행함에 의해서 믿음이 죽고 산다는 의미가 되지 않겠습니까?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믿음을 주시고 인간이 믿음으로 열심히 행해서 믿음을 키워 주기를 바라보는 입장이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믿음을 멸시하는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었다는 것은, 행함이 없는 믿음은 아예 믿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즉 믿음에다가 행함을 보태서 완벽한 믿음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믿음이 행함이 있는 믿음으로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행함은 인간의 실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능력에 의한 열매고 결과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참된 믿음에 의해서 당연하게 나타나고 맺어질 수밖에 없는 결과가 곧 행함이라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맺히는 것이 당연합니다. 즉 사과나무가 살아있기 때문에 당연히 맺히는 열매를 인간의 노력과 열심이 열매를 만들어 낸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믿음과 행함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로마서와 야고보서에 대해서는 오해를 합니다. 즉 사도 바울은 믿음을 말했고 야고보는 행함을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로마서와 야고보서를 두 수레바퀴로 비유하면서 어느 한쪽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으로 말합니다. 믿음만 말해서도 안되고 행함에 치우쳐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믿음과 행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온전한 믿음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이 행함 없는 믿음을 말한 것이 아니고, 야고보 또한 믿음 없는 행함을 말한 것이 아닙니다.
가령 롬 12:10절에 보면 형제를 사랑하고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고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는 말을 합니다. 이것은 오늘 본문과 무관하지 않은 말입니다. 이처럼 바울은 행함이 없는 믿음을 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즉 참된 믿음에서는 이웃 사랑은 필연코 나올 수밖에 없음을 말한 것입니다.
이러한 바울의 말은 야고보의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야고보 역시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는 행함이 있는 믿음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웃을 사랑하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롬 11:17,18절을 보면 “또한 가지 얼마가 꺾여졌는데 돌감람나무인 네가 그들 중에 접붙임이 되어 참감람나무 뿌리의 진액을 함께 받는 자 되었은즉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긍하지 말라 자긍할찌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는 말을 합니다.
바울의 이 말은 돌감람나무에 불과했던 우리가 참감람나무에 접붙임을 받아서 참감람나무의 진액을 함께 받는 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가지를 향해서 자긍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멸망당해야 할 자가 하나님의 긍휼로 인해서 그리스도의 생수를 함께 받아 누리는 자가 되었는데, 그것을 믿는 신자라면 다른 형제의 못남을 바라보면서 자긍하고 무시할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즉 바울은 하나님의 긍휼을 믿는 믿음에서는 형제에 대한 자긍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야고보 역시 외모로 사람을 취할 수 없음을 말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13절에서 “긍휼을 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긍휼 없는 심판이 있으리라 긍휼은 심판을 이기고 자랑하느니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결론은 바울이나 야고보는 같은 믿음을 얘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행함과 믿음은 두 수레바퀴가 아니라 하나라는 것입니다. 행함이 곧 믿음이고 믿음이 곧 행함인 것입니다.
14절을 보면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라고 말합니다.
믿음은 막연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국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십자가를 믿는다는 말만 하면 천국 갈 것으로 믿는 것을 믿음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믿음은 아무런 이익이 없습니다. 즉 이웃에게 전달되어질 이익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믿음에는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을 아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은 감상적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십자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감격해서 눈물 흘리고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5,16절에서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더웁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을 예수님의 죽으심에 빗대어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예수님이 세상을 향해서 ‘내가 메시야다. 나를 잘 믿어서 천국가라’는 말만 남기고 하늘로 가셨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이익이 무엇이겠습니까?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실제로 우리를 천국 보내기 위해서 피 흘려 죽으신 것 때문에 우리가 천국에 있게 된 것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은 진심으로 하나님이 택한 백성을 하늘에 있게 하기 위한 예수님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사랑이 십자가의 죽으심도 마다하지 않게 한 것입니다.
따라서 신자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도 없는 형제나 자매를 보면서, 진심으로 그들의 처지와 고통에 함께 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과연 말로만 ‘평안히 하라, 더웁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고 하겠습니까? 그것은 처음부터 형제의 고통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는 증거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형제의 고통에 함께 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난다면 도움이 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쓸 것을 주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쓸 것을 주지 않고 말만 한다면 그것이 곧 사랑이 없는 것이고 따라서 그 말이 아무리 사랑이 넘치는 말이라고 해도 결국 죽은 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17절의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는 말의 의미인 것입니다.
본문의 말을 이웃을 도울 때 쓸 것을 주면서 도와라는 것을 가르치는 말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야고보는 이웃을 돕는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은 믿음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행함에 대한 오해를 벗어야 합니다. 믿음+행함이 아니라 믿음=행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믿음이 참된 믿음이기에 이웃 사랑과 긍휼의 행함이 맺게 되는 것입니다.
2:1절을 보면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너희가 받았으니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믿음을 받았으니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는 것은 믿음에서 나오는 것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뜻이 됩니다.
결국 사람을 외모로 취하고 구분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사랑이 아니기에 그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한다고 해도 죽은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구제하고 선교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사람을 외모로 취하고 부자와 가난한 자를 구분하여 대한다면 그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믿음이 없으니 교회라고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신자에게 필요한 것은 이웃을 돕고 차별하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에 깊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나 같은 자가 어떻게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며 하나님의 사랑에 깊이 들어갈 때, 그 사랑은 이웃에게 나눠지게 됩니다.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않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이것이 살아있는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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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강) 야고보서 2:18-20 귀신들의 믿음
(13강) 야고보서 2:10-13 심판을 이기는 긍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