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저물어 해 질 때에 모든 병자와 귀신들린 자를 예수께 데려오니 온 동네가 문앞에 모였더라 예수께서 각색 병든 많은 사람을 고치시며 많은 귀신을 내어 쫓으시되 귀신이 자기를 알므로 그 말하는 것을 허락지 아니하시니라 새벽 오히려 미명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시몬과 및 그와 함께 있는 자들이 예수의 뒤를 따라가 만나서 가로되 모든 사람이 주를 찾나이다 이르시되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하시고 이에 온 갈릴리에 다니시며 저희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고 또 귀신들을 내어 쫓으시더라 (마가복음 1:32-39)
<설교>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38절에서 스스로 말씀하신 것처럼 전도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신자가 ‘예수님은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기 위해 오셨다’라고 말하고 또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십자가의 죽으심이 뭘 의미하는가를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십자가의 죽으심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알지 못하면서 ‘나는 십자가를 믿는다’는 말 한마디로 구원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십자가가 무엇인가를 말하지 않고 무조건 믿음만을 강조하는 것 때문에 바른 믿음에서 벗어나는 잘못됨을 많이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전도하러 오셨다는 것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오직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십자가에 죽으심입니다. 그런데 전도하러 왔다는 것은 십자가 말고 전도라는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까?
전도는 도를 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도는 길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죄인된 우리가 생명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가를 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곧 예수님의 십자가인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전도는 장차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이 세상에 생명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으심을 증거하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전도와 현대 교회의 전도를 비교하면 분명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현대 교회의 전도는 교세 확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전도하라’는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전도가 무엇인가를 예수님의 전도를 통해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도는 교회 밖의 사람들을 교회로 오게 하는 것으로 여기지만 예수님의 전도는 교회 밖을 향한 것이 아니라 교회 안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39절의 “이에 온 갈릴리에 다니시며 저희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고 또 귀신들을 내어 쫓으시더라”는 내용을 보면 예수님은 유대인의 회당을 찾아가서 전도하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당은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배우는 곳입니다. 그런 회당에서 전도하셨다는 것은, 오늘날 소위 믿는 자들이 모인다는 교회에서 전도하신 것과 다르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신자가 자신은 교회를 다니고 있고 예수님을 믿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전도의 대상이 아니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전도를 오해한 잘못된 생각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을 믿고 있기 때문에 전도의 대상이 아니라면 교회에서의 설교는 무엇입니까? 설교는 전도가 아닙니까? 설교 역시 십자가의 도를 전하는 것입니다. 즉 전도인 것입니다.
그러나 설교는 교회를 나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에게 나올 것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즉 전도는 교회로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전도로 말미암아 예수님이 어떤 분인가를 알게 되고, ‘나는 예수님께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자연히 그 마음이 예수님을 향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는 인간이 왜 예수님께 나오지 않으면 안되는가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죄인이며 사망에 처한 존재임을 전해야 하고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대신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셨기 때문에 예수님께 나오는 것만이 우리가 깨끗함을 입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 전도인 것입니다.
이처럼 십자가의 도를 증거하는 전도는 우리의 악함과 더러움을 보게 하고 죄의 용서와 깨끗함을 입기 위해 예수님을 찾아 나오도록 합니다. 40절에서 문둥병자가 예수님을 찾아온 내용이 등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마가는 예수님의 전도로 인한 결과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물론 문둥병자 말고도 예수님을 찾는 사람은 있었습니다. 36,37절에서 “시몬과 및 그와 함께 있는 자들이 예수의 뒤를 따라가 만나서 가로되 모든 사람이 주를 찾나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이 주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외면하시고 다른 데로 가셨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예수님을 찾는 것은 자신의 악함을 보면서 깨끗함을 입기 위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단지 예수님의 능력이 좋아서 예수님을 찾을 뿐이었습니다.
38절의 “이르시되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하시고”라고 말씀한 것을 보면 예수님은 갈릴리 회당에서만 전도하신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전도 하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예수님의 전도를 들은 사람들은 전도로 인해서 자신의 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능력만을 봤던 것입니다.
그런데 갈릴리 마을에서 전도하셨을 때 한 문둥병자가 예수님을 찾은 것입니다. 이 문둥병자는 단지 병을 고침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깨끗함을 입기 위해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이것이 전도의 결과입니다.
십자가의 도를 들은 신자에게 있어야 할 성령의 역사는 ‘나는 죄인입니다. 나를 깨끗케 해주십시오’라는 간절함입니다. 즉 복을 주셔서 잘 살게 해 줄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깨끗케 해주실 것을 구하는 것이야 말로 전도의 참된 열매인 것입니다.
건강한 자에게 의원은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전도는 인간은 의원이 필요 없는 건강한 자가 아니라 의원을 찾아가야 살 수 있는 병든 자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러한 전도로 말미암아 자신이 병든 자인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약함과 질병을 대신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찾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입니다.
이처럼 전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들을 교회로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택하신 하나님의 백성을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도에 인간의 욕망이 개입됨으로 인해서 교회 학장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가 ‘배가운동’이라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교인들에게 일 년에 한 사람씩 전도하라고 강조하는 것들이 과연 예수님이 하신 전도와 일치하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단지 자신에게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전도 하셨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전도가 사람을 교회로 데려오는 것이라면 십자가의 도를 전하는 것을 미련한 짓일 수밖에 없습니다. 십자가의 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로 나오게 할 만큼 매력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세상에 볼 때 미련할 수밖에 없는 십자가의 도로 자기 백성을 찾으시는 것입니다. 아무나 믿을 수 없고 따를 수 없는 십자가의 도를 깨닫고 전 인생을 다해서 따르고자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하나님이 택한 백성이 아니고서는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십자가의 도는 하나님의 백성과 백성 아닌 자를 구별하는 능력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전도에서 십자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교회성장을 봅니다. 훈련을 해서라도 교인들을 전도를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그렇게 해서라도 교회를 부흥시키고야 말겠다는 인간의 고집을 꺾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일이라는 구실을 붙여서 전도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몰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예수님의 전도와 다른 것입니다. 즉 전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도는 분명 신자의 사명입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알게 된 신자라면 그 은혜를 지체와 함께 나누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은혜를 함께 나눔으로써 형제 또한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그리스도께 모든 소망을 두도록 돕는 것이 신자의 사명이며 사랑인 것입니다.
결국 전도는 ‘예수 믿으십시오’라는 말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로서 진리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곧 이웃에게 전도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나그네요 하늘나라에서는 영원한 왕이라는 복된 신분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전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도를 하는 신자로 살아갈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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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강) 마가복음 1:40-45 전도와 문둥병자
(8강) 마가복음 1:32-34 병고침의 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