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집에 들어가시니 무리가 다시 모이므로 식사할 겨를도 없는지라 예수의 친속들이 듣고 붙들러 나오니 이는 그가 미쳤다 함일러라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은 저가 바알세불을 지폈다 하며 또 귀신의 왕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 하니 예수께서 저희를 불러다가 비유로 말씀하시되 사단이 어찌 사단을 쫓아낼 수 있느냐 또 만일 나라가 스스로 분쟁하면 그 나라가 설 수 없고 만일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 없고 만일 사단이 자기를 거스려 일어나 분쟁하면 설 수 없고 이에 망하느니라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지 않고는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세간을 늑탈치 못하리니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늑탈하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무릇 훼방하는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성령을 훼방하는 자는 사하심을 영원히 얻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처하느니라 하시니 이는 저희가 말하기를 더러운 귀신이 들렸다 함이러라 (마가복음 3:20-30)
<설교>
예수님에 대한 세상의 평가는 귀신 들린 자, 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미친 자라는 것이었습니다. 21절에 보면 “예수의 친속들이 듣고 붙들러 나오니 이는 그가 미쳤다 함일러라”고 말하는 것처럼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을 들은 친속들이 예수님을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예수님을 찾은 것입니다.
이처럼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기도 하신 예수님에 대한 세상의 평가는 다양했습니다. 병든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이 자신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능력자로 보였겠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단지 호기심의 대상이었으며 혹은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은 누구도 예수님이 메시야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마태복음에 보면 예수님이 귀신들려 눈멀고 벙어리 된 사람을 고쳐서 듣고 말하게 된 것을 보고 ‘이는 다윗의 자손이 아니냐’라면서 놀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시 유대인들이 기다린 메시야와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야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이 기다렸던 메시야는 세상을 정복하는 능력의 존재로서 이스라엘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수 있는 영웅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야는 자기 백성을 환경적인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사단의 세력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로마라는 힘에 붙들려서 고통을 당하는 것만 생각했을 뿐이지 사단의 세력에 붙들려서 자유를 잃은 채 죄악 가운데서 행하고 살아가는 실상은 보지를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자유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귀신들려 눈멀고 벙어리 된 사람을 고쳐주신 것도 귀신에게 붙들려 있는 자기 백성을 해방시키는 메시아라는 것을 증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예수님이 하신 일을 보면서도 예수님이 누군가를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오히려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능력을 귀신의 능력으로 매도하기까지 합니다.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낸 것은 귀신의 왕이 능력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니 하나님이 보낸 메시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기관들의 주장에 대해 예수님은 “사단이 어찌 사단을 쫓아낼 수 있느냐 또 만일 나라가 스스로 분쟁하면 그 나라가 설 수 없고 만일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 없고 만일 사단이 자기를 거스려 일어나 분쟁하면 설 수 없고 이에 망하느니라”(23-26절)고 말씀하심으로써 서기관들의 주장이 이치적으로도 맞지 않음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신 것이 귀신의 왕이 준 능력에 의한 것이라면 같은 편이 서로 분쟁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사단이 스스로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 밖에 더되느냐는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은 예수님의 능력조차 사단의 능력으로 매도할 정도로 예수님을 거부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은 기존의 세상 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협의 존재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서기관들은 율법이라는 질서 위에 자신들의 나라를 굳게 세우고 있었습니다. 율법의 질서 안에서는 서기관들이야 말로 신앙이 좋은 사람으로 존경받으면서 자신의 세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러한 질서를 무너뜨리는 자로 나타난 것입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치고,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 먹으면서 그들의 질서를 크게 위협한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군중들이 예수님의 능력을 바라보면서 모이는 것을 보면서 자신들의 세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감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능력을 사단이 준 것으로 매도하면서 어떻게든 자신의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서기관들의 실상은 현대 교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많은 목사들은 교회를 그리스도 위에 세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질서 위에 세우려고 합니다.
목사가 교인들에게 성경보고 기도하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목사는 성경보고 기도하는 것은 자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사실 교인들은 목사가 성경보고 기도하는 것에 부지런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즉 성경보고 기도하는 것을 믿음의 증거물로 말함으로써 교인들이 목사를 믿음이 있는 사람으로 여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목사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세운 질서가 되는 것입니다.
만약 그리스도 위에 교회를 세운다면 목사 자신도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 앞에서는 누구도 부끄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는 믿음의 대상으로만 간주한 채 목사가 자신 있어 하는 것을 질서로 내세워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사는 교회에 복음이 들어오는 것을 껄끄러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복음이 들어오게 되면 자신의 위치가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된 복음을 복음이 아닌 것으로 매도하면서 거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에 대한 서기관들의 반응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27절의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지 않고는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세간을 늑탈치 못하리니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늑탈하리라”는 말씀은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고 능력을 행하시는 의미를 말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신 것은 예수님은 귀신도 이기시는 분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귀신도 이기는 분이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사단에게 붙들려 있는 자기 백성을 구출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출애굽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스라엘을 붙들고 있는 애굽을 굴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열 재앙을 통해서 애굽의 바로를 굴복시키시고 자기 백성을 구출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27절의 내용의 의미와 같습니다.
인간은 날 때부터 사단에게 붙들린 자로 태어납니다. 이러한 사단으로부터 자기 백성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사단을 이기지 않고는 안되는 것입니다. 결국 참된 메시야라는 증거는 사단을 이기는 것으로 알 수 있고, 예수님은 그것을 귀신을 쫓아내시고 병을 고치시는 것으로 증거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세상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인간의 실상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은 인간의 실상이 어떠한가에 대해 알지 못하고는 믿음이 바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병든 자이고 사단에게 붙들린 자며 죄 가운데 태어나 사망에 처한 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서는 예수님을 향한 간절함은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신자로 하여금 무엇보다도 자신의 실상이 어떠한가를 깨닫게 하시고 예수님이 아니면 안되는 이유를 알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말씀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신자가 이러한 말씀을 껄끄러워 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힘과 의와 공로를 지키고자 하는 것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인간의 힘과 의와 공로가 인정되어야만 자신이 믿음 있는 자로 굳건히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종교의 세계가 아니겠습니까?
교회가 인간의 힘과 의와 공로를 인정하고자 하는 이유도 믿음을 경쟁체제로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서로 경쟁관계에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바로 성령을 훼방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28-30절에 보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무릇 훼방하는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성령을 훼방하는 자는 사하심을 영원히 얻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처하느니라 하시니 이는 저희가 말하기를 더러운 귀신이 들렸다 함이러라”고 말합니다.
사람의 모든 죄와 훼방하는 훼방은 사하심을 얻습니다. 여기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습니다. 인간의 의와 공로와 힘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일방적인 사랑이며 자비일 뿐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세계입니다.
예수님의 용서의 세계에서는 ‘용서 받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용납되지 않습니다. 다만 용서의 은총으로 인해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서기관들의 세계에서의 용서는 인간의 하기 나름이었습니다. 율법을 실천하면서 믿음으로 산다면 하나님의 용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긴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선악체계라고 말합니다. 복과 벌이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문제였기 때문에 예수님이 없이도 얼마든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서기관들이 예수님을 귀신 들렸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들은 귀신과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귀신을 이기시고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출하시는 예수님의 능력도 필요치 않았던 것입니다.
성령이 오셨다는 것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예수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고 여전히 인간의 능력으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곧 성령을 훼방하는 것이 됩니다. 이것은 결코 용서 받지를 못합니다. 성령을 훼방한 죄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성령 훼방자체가 인간의 힘과 의와 공로를 의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용서의 은총의 밖에 있는 것으로서 그리스도의 용서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령이 우리에게 오셔서 하시는 일은 내가 정당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먼지만큼이라도 내게는 정당한 것은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하시고, 예수님이 십자가로 이루신 용서의 세계를 바라보게 하시고 용서의 은총을 의지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오셔서 이루신 세계입니다. 교회는 이러한 예수님을 모퉁이 돌로 하여 세워져야 합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우리를 믿게 하신 은총에 대해 감사의 찬송만 높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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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강) 마가복음 3:31-35 예수님의 가족
(18강) 마가복음 3:13-19 제자를 부르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