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예수께서 다시 두로 지경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경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 사람들이 귀먹고 어눌한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 뱉아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그의 귀가 열리고 혀의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더라 예수께서 저희에게 경계하사 아무에게라도 이르지 말라 하시되 경계하실수록 저희가 더욱 널리 전파하니 사람들이 심히 놀라 가로되 그가 다 잘하였도다 귀머거리도 듣게 하고 벙어리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 (막 7:31-37)
<설교>
우리가 성경을 펴놓고 성경을 통해서 예수님을 말씀을 듣는다고 해도 무슨 말씀인지 알지 못하고 깨닫지를 못해서 절절맬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지만 듣지를 못하니 우리가 곧 귀머거리일 수밖에 없고, 예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지만 나 자신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것을 말하니 곧 말이 어눌한 사람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본문에 등장하는 귀머거리에 말이 어눌한 사람의 이야기는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서 수로보니게 여인은 달랐습니다. 이 여인은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찌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는 말씀을 알아듣고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의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는 말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인 것입니다.
세상은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본문에 등장하는 귀머거리에 말까지 어눌해서 거의 벙어리와 같은 사람을 보면 ‘불쌍하다’고 합니다. 우리의 눈에도 그러한 사람은 불쌍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불쌍하지 않은 사람입니까?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귀가 멀쩡하고, 타인과 대화를 할 수 있으니 입도 멀쩡하니 정상적인 사람이고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러나 귀가 있으면 뭐합니까? 하늘의 소리를 듣고 깨달을 수 없다면 그것이 곧 귀머거리고, 하늘의 기쁜 소식을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이 곧 벙어리인 불쌍한 존재인 것을요. 이것이 예수님이 인간을 보시는 시각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자신을 불쌍하게 보지 않습니다. ‘몸도 멀쩡하고, 집도 있고, 굶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나는 불쌍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자신이 불쌍한 존재임을 보지 못하는 것이 곧 예수님에 대해 닫힌 마음인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근거는 오직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이 흘리신 피의 은혜만이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고 의롭다고 여김 받게 하심으로써 하나님께 나아가게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든 예수님이 없이는 불쌍한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이 없이는 불쌍한 존재에 지나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예수님에게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은혜라도 간절히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이 하늘을 향해 열린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자에게 베풀어진 기적은 자신의 본질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에 힘이 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산다고 해도, 그래도 세상의 모든 사람이 부러워한다고 해도 온통 죄로 가득한 내 자신이 바로 멸망의 자식이고 불쌍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이것이 진정한 기적인 것입니다. 이것이 영혼이 병든 인간에게 주어지는 예수님의 치료인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본질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치료는 단지 몸을 고쳐주는 것으로만 보일 뿐입니다. 귀머거리가 듣게 되고 벙어리가 말하게 된 것만 보는 것입니다. 귀머거리가 듣고 말이 어눌해서 아예 벙어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 말하게 된 기적을 보면서 예수님이 오신 이유가 무엇이고 십자가에 왜 죽으셔야 했으며 우리에게 베풀어진 참된 기적이 무엇인가를 보지 않는 것입니다. 때문에서 예수님의 기적에서 단지 몸이 고침 받는 것만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36절을 보면 예수님은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는 경계를 하십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기적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을 전한다면 결국 몸이 고침 받은 것만을 전파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병자를 고치신 방법이 특이합니다. 예수님은 병자를 고치실 때 대개 말씀으로만 하십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의 딸도 예수님이 직접 찾아가셔서 손을 쓰신 것이 아니라 그 딸의 어미에게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는 말씀을 하셨을 뿐입니다. 하지만 본문의 병자는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치시는 것입니다.
33-35절을 보면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 뱉아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그의 귀가 열리고 혀의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더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일단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십니다. 이 사람을 무리들로부터 따로 떼어 놓으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리들로 하여금 예수님이 병자를 고치시는 것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 병자를 무리로부터 따로 떼어 놓는 것에 치료의 의미를 담고 계시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병자를 무리에게서 벗어나게 하심으로 병자와 무리를 구별하십니다. 왜 그렇게 하실까요? 예수님에게 그 무리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사회적인 고정관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처럼 자기 생각과 사회적인 고정관념에 묻혀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하늘의 말을 들을 수 없게 하기 때문에 그 무리들이야 말로 귀머거리고 벙어리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병자를 따로 떼어 놓으시는 것입니다.
32절을 보면 “사람들이 귀먹고 어눌한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거늘”라고 말합니다. 안수하여 주기를 간구하는 것도 그들이 갖고 있던 세상적인 생각입니다. 다시 말해서 능력이 있는 예수님이 안수하는 것에 어떤 효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목사가 행하는 안수가 뭔가 능력이 되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바로 그러한 세상의 생각과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 곧 예수님의 치료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세상의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갖고 있는 상식,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면 홀로 이상한 사람이 될 것이 두려워서 세상이 갖고 있는 생각에 묻히려고 하는 것입니다.
교인에 대한 목사의 책무도 바로 이것입니다. 예수님이 병자를 무리에게서 떼어내신 것처럼 목사는 신자들의 생각을 세상으로부터 떼어내기 위한 말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목사의 책무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손가락을 병자의 양 귀에 넣고 침 뱉아 그의 혀에 손을 대시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에바다’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귀가 열리고 혀의 맺힌 것이 풀려 말이 분명해졌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해야 합니까?
지금 병자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합니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몸으로만 살았는데 지금은 예수님의 몸이 자신에게 접촉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으로 인해 병자는 귀가 열리고 입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들의 경험이어야 합니다. 물론 하늘의 가신 예수님의 신체가 직접 우리에게 접촉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그 몸을 버리시고 피 흘리신 십자가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나 홀로 살던 삶에서 예수님의 몸이 우리와 함께 하는 새로운 세계를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서 귀가 열리고 입이 풀려서 하늘의 기쁜 소식을 듣게 되고 하늘의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으로 인해 새롭게 고침 받은 새 사람인 것입니다.
귀먹고 말이 어눌한 사람은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사람의 유전과 전통만 잘 지키고 있으면 그것으로 거룩하게 된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들은 더러운 것이 자기들 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지 못하던 귀머거리고 벙어리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바로 불쌍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나는 개’라는 고백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였습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이 오신 것은 우리를 예수님의 십자가로 부르심으로써 귀가 열리고 입이 열리는 새로운 사람으로 고치시기 위함입니다. 보고 듣고 깨달아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교회의 현실과 신앙의 모습들은 보고 듣고 깨닫는 문제로 갈급해 하지 않습니다. 다만 육신을 위해 예수님에게 세상의 것을 받는 것에 더 갈급해 할 뿐입니다. 보고 듣고 깨닫는 것이야 말로 중요한 영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도외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향해 열림 마음이기를 원하는 갈급함이 없이 말씀을 듣는다면 다만 ‘알았다’는 반응만 있을 뿐 그 말씀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영적 장애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나 자신에 대해 안타까워해야 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들으면서 다른 것 말고 예수님이 내게 오심으로 내 마음이 하늘을 향해 열리고,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이 들릴 때 은혜와 기쁨의 복된 소식으로 들리기를 소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이 아니라 하늘을 보면서 ‘나는 불쌍한 존재입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를 진심으로 원하는 신자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세상에서 구별된 신자입니다.
|
  |
|
이름검색
173
6
18
(40강) 마가복음 8:1-10 칠병이어의 이야기
(38강) 마가복음 7:24-30 개가 된 여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