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열 제자가 듣고 야고보와 요한에 대하여 분히 여기거늘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소위 집권자들이 저희를 임의로 주관하고 그 대인들이 저희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아니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막 10:41-45)
<설교>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은 사람들입니다. 당시 이들이 버렸던 것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결단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하던 일을 버리고, 아비까지 버려두고 전혀 알지 못한 주를 좇아간다는 것은 누가 봐도 멋진 헌신이고 결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제자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이 좇은 예수님을 위한 헌신의 열심과 충성일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에게서 보인 모습들은 그러한 기대를 무너뜨립니다.
제자들이 ‘누가 크냐’는 문제로 논쟁을 한 것이나, 두 제자가 예수님의 좌우편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청탁을 하는 내용들은 도무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은 제자다운 모습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에게서 십자가에 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가시는 길이 고난과 함께 죽어야 하는 길임을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제자들이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좇은 것은 예수님이 누구시가를 알고, 또한 예수님을 좇는 길이 어떤 길임을 알고 좇은 것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에게 자신의 미래를 걸었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에게서 범상치 않은 무엇인가를 보고, 모든 것을 버리고 좇을만한 가치가 있는 분임을 알고 따라갔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예수님에게서 기대한 것은 세상에서의 영광이고, 세상에서의 자기 자리였다는 것이 서로 자신의 공로로 경쟁하는 것에서 드러난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성령이 그들에게 오신 후에 비로소 십자가의 모든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을 좇는 것이 무엇임을 알게 되고, 성령이 이끌려 주님이 가신 죽는 길에도 순종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제자도입니다. 제자에게는 자신의 길이 없고 주님이 가신 길이 곧 내가 가야 하는 길임을 성경에 등장하는 제자로 말미암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빙자하여 자신이 원하는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은 제자가 아닙니다. 이들은 십자가를 전혀 알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자리만 굳건히 하려던 제자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제자 둘이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고 싶어 한 것은 섬김을 받는 자리에 앉고 싶은 욕망입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섬기는 자리보다는 섬김을 받는 자리를 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신자라면 당연히 구하는 것도 섬김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즉 높아짐을 위해서가 아니라 낮아짐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기도보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기도한다고 해서 실력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이 실력을 키울 수가 있고 섬김을 받는 자리에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낮아지기 위해 산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는 전혀 반대되는 것입니다. 내 스스로가 낮아짐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낮아짐을 위해서는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하나님의 권능이 아니면 어떤 사람도 낮아짐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낮아진 자리에서 섬기면서 감사하고 기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제자가 구한 예수님의 좌우편은 바로 그런 자리였습니다. 높아지고 섬김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낮아지고 섬기는 자리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알지 못하고 두 제자의 요청을 들은 다른 제자들이 모두 분히 여깁니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의 좌우편을 섬김을 받는 자리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들도 섬김을 받을만한 공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분히 여긴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수준의 제자들이 모인 교회라면 그 교회는 어떻겠습니까? 만나면 서로 자기 공로를 내어 놓기 바쁘고, 자기 자랑하면서 섬김을 받으려고 애를 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옥입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좇는다는 좇음의 의미를 모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만 좇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과연 그 기도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예수님을 잘 믿는 믿음의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해달라는 것은 아닐까요?
요 15:18,19절을 보면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터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세상에서 나의 택함을 입은 자인고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대로 예수님께 택함을 받고 예수님을 좇는 자는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이 세상에서 미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에서 미움을 받는 인생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과 인정을 받는 인생을 위해 예수님을 찾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것이 과연 믿음일까요?
예수님의 이러한 말씀을 우리가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고 또 성경을 대하면서 들었고 봤고 기억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신자에게 주어진 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하려고 합니다. 세상에서 미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을 받음으로써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과연 이러한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보십니까? 하나님이 살려주셔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보십니까?
여러분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매일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지난밤에 아무 일 없이 잠들었으니까 또 몸이 건강하니까 오늘 눈 뜨고 일어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살려줘봐야 우리가 하는 것은 죄짓는 것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말에 반발을 하려고 하지만 인간은 죄짓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것이 없습니다. 어느 한순간 여러분이 죄와 상관없이 살아가는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사람은 한순간도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해서 원통해하고 분노하는 것으로 넘칠 뿐, 하나님이 살게 하신 인생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러한 우리가 과연 살 가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진심으로 인간은 살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강호순과 같은 사람이 살아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보십니까? 세상에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은 아마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즉 쓸모가 있는 사람이 살 가치가 있다고 여깁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하나님께 쓸모가 있는 사람인가요? 다시 말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살려주셔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하루의 삶에서 살려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살려주시는 은혜를 보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인생은 남아있지 않고 하나님이 살게 하시는 인생만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제자들처럼 섬김을 받기 위한 자리싸움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주님이 가신 길만을 생각할 뿐입니다. 이것이 진심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신자입니다.
예수님은 자리 문제로 싸우는 제자들에게 “이방인의 소위 집권자들이 저희를 임의로 주관하고 그 대인들이 저희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42절)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멸망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세상의 집권자들이 섬김을 받기위해 권세를 탐하는 현실을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너희는 멸망의 자리에 있는 그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 말씀이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아니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43-45절)입니다.
예수님이 오신 것은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 주는 섬김을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좌우편이 섬김을 받기 위한 자리로 보인다면 그것이 곧 십자가를 알지 못한 것입니다.
물론 섬김을 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섬기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섬김을 이용하여 자신의 인격과 도덕으로 나타내려고 할 뿐입니다. 교인들에게 친절하게 달 대하주고, 사람들 앞에서 겸손한척하면서 자기 믿음과 신자 됨을 보이려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타인을 보면서 그러한 계산과 구별을 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이러한 말씀을 드리는 것은 우리 자신을 보자는 뜻입니다. 섬김을 빙자하여 섬김을 받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40절을 보면 “내 좌우편에 앉는 것은 나의 줄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하여 예비되었든지 그들이 얻을 것이니라”고 말합니다. 즉 예수님의 좌우편의 자리에 앉은 자는 하나님에 의해서 예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바로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피로 말미암아 불려 나온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피에 대한 이야기를 지겨워합니다. 마치 할머니에게 똑같은 내용의 옛날 얘기를 수백 번들은 아이가 더는 듣기 싫어하고 지겨워하는 것처럼 예수님의 피에 대한 얘기는 수없이 들어서 이제는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관심을 다른데 두게 됩니다. 십자가의 피 보다는 좀 더 재미있는 것이 없는지 찾게 됩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섬기고 충성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피로 말미암아 부름 받은 신자는 자신이 가야 하는 길이 죽는 길임을 압니다. 섬김은 바로 자신이 죽은 그 자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 인자가 오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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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강) 마가복음 10:46-52 소경 바디매오
(60강) 마가복음 10:35-40 두 제자의 요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