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예수께서 비유로 저희에게 말씀하시되 한 사람이 포도원을 만들고 산울로 두르고 즙 짜는 구유 자리를 파고 망대를 짓고 농부들에게 세로 주고 타국에 갔더니 때가 이르매 농부들에게 포도원 소출 얼마를 받으려고 한 종을 보내니 저희가 종을 잡아 심히 때리고 거저 보내었거늘 다시 다른 종을 보내니 그의 머리에 상처를 내고 능욕하였거늘 또 다른 종을 보내니 저희가 그를 죽이고 또 그외 많은 종들도 혹은 때리고 혹은 죽인지라 오히려 한 사람이 있으니 곧 그의 사랑하는 아들이라 최후로 이를 보내며 가로되 내 아들은 공경하리라 하였더니 저 농부들이 서로 말하되 이는 상속자니 자 죽이자 그러면 그 유업이 우리 것이 되리라 하고 이에 잡아 죽여 포도원 밖에 내어던졌느니라 포도원 주인이 어떻게 하겠느뇨 와서 그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리라
너희가 성경에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 함을 읽어 보지도 못하였느냐 하시니라 저희가 예수의 이 비유는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심인줄 알고 잡고자 하되 무리를 두려워하여 예수를 버려두고 가니라 (벧전 2:1-12)
<설교>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쫓아내신 예수님께 ‘무슨 권세로 이런 일을 하느냐?’며 반발하는 제사장, 서기관, 장로들에게 본문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하여 왜 인간이 악하며, 멸망을 받을 수밖에 없는가를 드러내고자 하신 것입니다.
여러분은 본문에 등장하는 농부들에 대해 평가하라고 한다면 어떤 평가를 내리겠습니까? 두말할 것 없이 ‘악하다’라고 할 것입니다. 그들의 행실을 보면 ‘악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이 그들을 심판하고 진멸해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면 만약 그 악한 농부가 바로 여러분이라고 하면 어찌 하시겠습니까? 순순히 인정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악한 농부와 나는 다르다’라고 하시겠습니까?
농부들은 주인이 손수 만든 포도원을 세를 주고 농사짓게 되었습니다. 만약 주인이 그들에게 세를 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포도 농사를 지을 땅도 포도원도 없는 입장입니다. 그러므로 포도원 주인이 세를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큰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농부들이 포도를 수확할 때 주인에게 소출 얼마를 세로 바쳐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주인이 보낸 종을 죽여 버립니다. 포도원을 자신들에게 세로 준 주인의 은혜보다는 자기들이 열심히 일해서 수확한 포도를 내 준다는 것이 아까웠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주인은 행여 그들이 아들은 죽이지 않고 공경할 것이라고 여기고 아들을 보냅니다. 그러자 농부들은 상속자인 아들만 죽이면 유업이 자기들의 것이 될 것으로 착각하고 아들까지 죽여 버립니다. 이처럼 주인의 은혜를 입었으면서도 은혜를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아들까지 죽이는 이 행위야 말로 주인에게 심판을 받아야 할 악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비유로 이스라엘의 실상에 대해 말씀하시지만, 이스라엘의 실상이 곧 우리의 실상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우리 자신이 바로 악한 농부들이고 심판을 받아 마땅한 존재임을 드러내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악한 농부이고 심판받아 마땅한 존재임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악한 농부와는 다르게 주인이신 하나님을 섬기고 살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는 악한 농부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는 악한 농부는 사실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이 말씀 앞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요? ‘우리가 이처럼 악한 자였군요’라고 하면서 회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오히려 예수님에게 분을 품습니다. 12절의 “저희가 예수의 이 비유는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심인줄 알고 잡고자 하되 무리를 두려워하여 예수를 버려두고 가니라”는 말씀을 보면, 서기관 제사장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이 자신들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라는 것을 알고도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께 분을 품고 잡으려고 한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은 아무리 자신의 죄를 책망하는 말씀을 들어도 그 말씀에 무릎 꿇지 않습니다. 오히려 분을 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자신의 악함을 깨닫고 자신이야 말로 심판을 받아도 마땅한 존재임을 안다는 것은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비유가 자신들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면서도 예수님을 잡고자 한 것은 자신의 악함을 순순히 인정하지 않는 인간성을 보인 것입니다.
사람이 악함을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선을 통해서 세상으로부터 칭송을 듣고, 그래서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고 영광을 받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욕망인데 악함을 인정한다면 그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 악함을 숨깁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잡고자 한 것도 자신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끝까지 의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의로운 백성으로 존재하고 구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남기를 원한 것입니다. 자기 공로만큼은 지키고 싶어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들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이스라엘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이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에 의해서 그들이 버림을 받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존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다움은 악한 자신들을 버리지 않고 이스라엘로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자신들에게 언약을 하시고 그 언약을 성취하기 위해 행하시는 은혜와 사랑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악한 존재일 뿐인데, 그런 우리를 하나님의 은혜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신분에 있게 합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감사하는 것이 이스라엘다움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오히려 하나님이 보낸 선지자를 죽이고, 심지어 아들까지 죽여 버립니다. 자신들이 주인인 인생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주인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 예수님은 거추장스러운 존재였을 뿐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에 대한 세상의 반응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세상의 반응과는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10,11절을 보면 “너희가 성경에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 함을 읽어 보지도 못하였느냐 하시니라”고 말씀합니다.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라면 건축자들이 보기에 쓸모없는 돌임을 뜻합니다. 건축자들이 원하는 집을 짓기에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돌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장차 예수님이 세상으로부터 당할 고난입니다. 아무 가치가 없는 쓸모없는 돌로 천대를 받고 버림을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주로 말미암아 되었다면 건축들은 쓸모없다고 여긴 것이 하나님께는 매우 쓸모 있는 돌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하나님과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예수님을 바라본다는 것이 됩니다. 이것이 그들이 천국과 상관없는 멸망의 자식들이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천국의 백성이라면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뜻과 일치된 뜻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아버지께 귀한 머릿돌이라면 천국 백성에게도 예수님은 귀한 머릿돌로 여겨져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죄인으로 보신다면, 우리의 눈에도 우리 자신들이 진노 나래 멸망을 받아야 할 죄인으로 보여야 합니다. 그것이 진심으로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섬기는 신자입니다.
이런 점에서 서기관, 제사장, 장로 그들은 유대사회에서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 여김을 받으면서도 실상은 하나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고 죽이게 되는 것입니다.
농부들이 주인의 아들까지 죽여 버린 것은 자신들이 주인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자기 뜻대로 살고자 한 것입니다. 아들만 없다면 주인의 것을 모두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이 농부들처럼 오늘날 사람들이 원하는 인생도 자기가 주인이 되어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인생입니다. 아들이 와서 자신들을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주인은 그저 포도원에서 열심히 일해서 소출을 거둔 자신들의 공로를 칭찬해주기를 원한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이 원하는 자기 인생입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주인이 돼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인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생에 끼어들어서 우리를 악하다고 하고, 심판을 받아야 할 존재임을 외치시는 예수님을 좋아하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을 죽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예수님이 가져오신 그 나라를 원하십니까? 세상의 재물이나 풍요, 그것과는 상관없이 다만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로 감사하고 기뻐하는 그런 나라를 원하십니까? 내가 영광 받는 것은 관심 없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영광 받으시는 것만 기뻐하는 나라를 원하십니까?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내 이름이 드러나고, 내가 영광을 받는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이 악함이라는 것을 모른 채, 내가 원하는 나라를 이루어줄 예수님만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우리에게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신 예수님은 버림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은 내가 벌린 사건인 것입니다.
믿음은 이처럼 하나님이 보내신 아들을 죽인 악한 농부가 바로 나라는 것을 절감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내가 악한 농부라는 것을 절감했을 때 신자는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왜 예수님의 십자가만으로 되어지는 구원인가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자가 자신의 악함을 절감하는 것만으로도 큰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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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강) 마가복음 12:13-17 세 바치는 문제
(67강) 마가복음 11:27-33 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