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안식일이 지나매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살로메가 가서 예수께 바르기 위하여 향품을 사다 두었다가 안식 후 첫날 매우 일찍이 해 돋을 때에 그 무덤으로 가며 서로 말하되 누가 우리를 위하여 무덤 문에서 돌을 굴려 주리요 하더니 눈을 들어본즉 벌써 돌이 굴려져 있는데 그 돌이 심히 크더라 무덤에 들어가서 흰 옷을 입은 한 청년이 우편에 앉은 것을 보고 놀라매 청년이 이르되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니라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르기를 예수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전에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너희가 거기서 뵈오리라 하라 하는지라 여자들이 몹시 놀라 떨며 나와 무덤에서 도망하고 무서워하여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라 (막 16:1-8)
<설교>
예수님을 죽었다고 여기는 기독교인은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기독교인에게 예수님은 부활하여 살아계신 분입니다.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것은 죽음에도 갇히지 않는 분임을 뜻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을 초월한 생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이론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면 신자는 말 그대로 어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참으로 당당하고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곧 우리의 부활을 보여주는 것임을 믿는다면 죽음이 두려울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 어떤 형편에서도 염려하거나 걱정하지 않게 될 것이고,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고 신자로서 할 바를 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너무 연약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부활을 말하면서도 그 부활이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생명이 되어 우리에게 주어져 있음을 믿는 믿음에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본문에 보면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가 예수께 바르기 위하여 향품을 미리 사다 두었다가 안식 후 첫날 일찌기 해 돋은 때에 예수님이 장사된 무덤을 찾아갑니다.
향품을 사 두었다가 그것을 가지고 가는 것을 보면 아마 자기들이 보기에 예수님의 장례가 부족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죽은 예수께 향품을 발라서 예수님의 장례를 더 완벽하게 하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여인들의 그러한 생각은 예수님에 대한 온정과 함께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의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여인들이 무덤을 향해 가면서 걱정을 합니다. 그것은 무덤 문을 가로막은 돌을 누가 굴려줄 것이냐는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무덤은 동굴에 시신을 안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신을 안치 한 후에는 동굴 입구를 큰 돌로 막습니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동굴을 막을 수 있는 돌이어야 하기에 그 돌은 바위처럼 큰 돌이었습니다. 그러한 돌을 여인 몇 사람의 힘으로는 치울 수가 없기 때문에 걱정을 한 것입니다. 돌을 치울 수가 없다면 무덤을 찾아간들 예수님께 향품을 바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덤에 갔을 때 돌은 이미 치워져 있었습니다. 무덤에 들어가자 희 옷을 입은 한 청년이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니라”(6절)는 말을 합니다.
예수님은 이미 부활하시고 안계시는데 여인들은 죽은 예수를 위해 헌신을 하겠다고 무덤을 찾은 것입니다. 결국 여인들은 헛걸음 한 것이고 쓸데없는 걱정을 한 것이 됩니다. 우리 인생이 바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향품을 사서 무덤을 찾아가는 것은 여인들에게는 예수님을 위한 최선의 헌신이었습니다. 또한 그것은 여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예수님을 위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예수님이 죽어서 무덤에 계셨을 때에만 해당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 전혀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결국 여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고 자신들이 만들어 낸 자기들의 일 때문에 걱정에 빠졌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여 살아계신다는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예수님이 부활했으니 나도 부활한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살아계신다면 세상은 여전히 예수님의 뜻에 붙들려 흘러갑니다. 즉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믿음 안에서는 내 인생, 내 일은 없는 것입니다. 내 일이 없다는 것은 내 문제로 인한 걱정 근심은 모두 쓸데없는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부모에게는 항상 근심거리로 남습니다. 왜냐하면 공부 못하면 세상 살기가 힘들어진다는 것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에게는 공부 잘하는 자식이 자랑거리인데 그 자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 자식이 공부 잘하고 성공하는 것이 예수님의 부활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여인들이 예수님의 몸에 향품을 바르기 위해 무덤을 찾아간 것이 부활하신 예수님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처럼 내 자식의 문제도 부활하신 예수님과는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을 살아계신 분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죽은 예수로 취급을 하기 때문에 항상 내 일에 붙들려 쓸데없는 근심 걱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령 전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총동원 전도주일을 생각해 본다면, 그것은 예수님과 상관없이 교회를 키우기 위해서 인간이 고안한 인간의 방식입니다. 총동원 전도주일을 해서 많은 사람을 교회로 나오게 하는 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전도의 사명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죽어 무덤에 계신 분이라면 그러한 생각이나 방식도 환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전도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여 살아계신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전도는 살아계신 예수님이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택한 백성을 찾고 부르시는 일은 예수님이 하고 계시고 신자는 그 일에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우리를 사용해서 자기 백성을 찾고 계시는 것이지, 신자로 하여금 택한 백성을 찾고 그들을 불러내고 예수께로 인도하라고 하신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총동원 전도주일이라는 행사를 하면서 걱정을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으면 어떻하나’ ‘성과가 없으면 어떻하나’이런 것이 예수님을 살아계신 분으로 믿지 않고 있는 증거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살아계심을 믿는다면 사람이 오고 오지 않고에 연연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그런 행사를 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고 많이 등록을 해야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성공이 행사의 당연한 결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죽은 자로 여기는 사고방식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가 얼마나 쓸데없는 일에 매달리면서 헛된 인생을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부처처럼 인간이 실천해야 할 가르침을 남겨 놓고, 그 가르침을 잘 따름으로써 부처가 있는 세상으로 오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수님이 말씀을 남겨 놓으셨고, 그 말씀을 잘 실천하고 순종해서 예수님이 계신 곳으로 오라고 가르치신 것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그런 방식으로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가르침을 잘 순종하고 지켜서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간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천국은 없습니다. 또한 그것은 하나님을 죽은 존재로 간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6,7절을 보면 “청년이 이르되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니라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르기를 예수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전에 너희에게 말씀하신대로 너희가 거기서 뵈오리라 하라 하는지라”고 말합니다.
막 14:27,28절을 보면 예수님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뵈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사의 이 말의 의미하는 것은 부활의 예수님은 말씀대로 행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자가 부활의 예수님을 믿는다면 예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가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찾고 확인해야 합니다. 내 생각에 옳은 것이니까 주의 뜻이고 주가 기뻐하신다고 여기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고 바람일 뿐 부활하신 예수님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은, 이제 예수님 앞에서 내 인생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뜻을 가지시고 우리를 살게 하시는 삶만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린 살면서 예수님이 살게 하시는 삶에 불평을 하고 삿대질도 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그런데도 예수님은 우리를 끌고 가십니다. 그리고 기어코 우리들에게서 ‘주가 살아계십니다’라는 고백을 하게 함으로써 예수님을 증거하고자 하는 것이 예수님의 일입니다.
우리의 뜻에는 실패도 없고 넘어짐도 없고 오직 성공만 꿈꾸고 있을 뿐인데 실패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는 이유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자기들 방식으로 하나님께 접근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모두 자기들의 틀에 넣어서 마음대로 해석하고 변형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하나님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들 방식에 따라 열심을 내는 것을 신앙이라고 고집 부립니다.
신앙은 철저하게 예수님께 종속되어 가는 것입니다. 점점 나의 방식이 무너짐을 경험해가면서 예수님이 일하고 계심을 실감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넘어진 자리에서도 예수님의 뜻을 말하면서 감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부활의 예수님을 믿는 신앙입니다.
이런 신앙 안에서는 근심 걱정 또한 쓸데없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자신의 일을 자신이 만들어 내고, 그 일이 안될 것을 염려하는 것이야 말로 쓸데없는 것입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헤매지 마시고 부활하여 살아계신 예수님을 생각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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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강) 마가복음 15:40-47 당돌한 요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