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33 영광을 위하여

지난 시간에 귀신과 교제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귀신과 교제한다는 것은 사단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 자체를 가지고 말합니다. 때문에 신자가 모든 일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판단할 때 참으로 중대한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세상이 볼 때는 당연한 것이고 극히 이치에 맞는 것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보시기에는 합당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방식과 세상의 방식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치관부터 다릅니다. 세상은 어쨌든 크고 위대하고 높고 많은 것을 옳은 것으로 인정해 버립니다. 아무리 말씀을 선지자의 마음으로 제대로 증거한다고 해도 교인이 늘어나지 않으면 그 말씀은 잘못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반면에 말씀의 정신에 맞지 않은 다른 복음을 전했다고 할지라도 교회만 부흥된다면 옳은 것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설교하는 방법 중에 '구속사 설교'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구속사역을 중심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설교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어떤 목사님이 '구속사 설교 아무리 해도 교회 부흥 안돼더라'는 말을 합니다. 결국 이 분은 설교의 목적을 교회를 부흥시키는데 두고 있습니다. 교회가 부흥되는 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진리라고 할지라도 그 결과가 교회 부흥으로 나타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으로 여겨버립니다. 이들에게는 교회 부흥을 가져오는 설교, 교회 부흥을 가져오는 목회방법들만이 진리가 될 뿐입니다. 교회만 부흥된다면 어떤 방법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어쨌든 커지고 높아지고 많아지는 결과만 가져온다면 그 내용은 자동적으로 옳은 것이 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가치관에서 살아가는 신자들이 하나님의 일에 대해서 생각할 때 어떤 것을 하나님 보시기에 큰일로 생각할지는 뻔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것도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서 생각하게 됩니다.

많은 신자들이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크게 보이는 일만을 골라서 하려고 합니다. 자신을 돋보일 수 있고, 자존심을 세울 수 있고, 칭찬을 들을 수 있는 일에 매달립니다. 감추어지고 드러나지 않고 사람들이 관심도 두지 않는 일은 시시해서 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단의 생각이 언제부터인가 교회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진심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고자 하신다면 크고 작은 일의 구분을 두지 마십시오.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주저하지 말고 하십시오. 일을 실컷하고 나서 내 이름이 가려져도 좋고, 내가 드러나지 못해도 좋고, 눈에 보기 좋은 결과가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마음을 낮추십시오.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가장 작고 초라한 것도 귀하게 보시는 하나님의 시각이 여러분들께도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할 때 감사가 있을 수 없고 감사가 없는 마음은 교만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본문도 마찬가지입니다. 31절에 보면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라고 말하면서도 어떤 거창한 일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단지 먹고 마시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영광을 말합니다. 사도 바울은 목사가 설교하거나, 헌금을 많이 하거나 봉사를 열심히 하는 것을 영광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바울이 말한 영광을 위한 삶은 상상외로 간단합니다.

33절에 보면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나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저희로 구원을 얻게 하라"고 하십니다.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은 무엇입니까? 먹든지 마시든지 자기 유익보다는 많은 사람의 유익을 위해서 하면 그것이 곧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가는 삶입니다.

고린도 교인들은 자기가 중심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은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 자기만 편하고 유익 되면 그만이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예수님께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생각하기보다는 나에게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우선으로 하였던 것입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십시오. 이것이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 있는 날까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먹고 마시는 것을 가지고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입니까?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먹고 마실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형제의 양심을 위해서는 그 자유도 포기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것입니다.

본문에 그 예가 나와 있습니다. 불신자가 나를 청해서 음식을 차려줍니다. 그렇다면 그 음식이 우상에게 바쳐진 것인지 아닌지 물을 필요 없이 그냥 먹으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초청해준 이웃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자신이 신자이기 때문에 우상제물을 먹지 않겠다고 하면서 음식이 우상에게 바쳐진 것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묻는다면 좋은 마음으로 초청해준 이웃의 마음에 상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웃의 유익을 위해서 그냥 먹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그 음식이 제물이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의 양심을 위해서 먹지 말라는 것입니다. 결국 먹는다 안먹는다가 영광의 기준이 아니라 누구의 유익을 구하는 마음이냐가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신자는 항상 행동에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부름 받은 자입니다. 의와 거룩의 열매를 맺어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모든 것 가운데 자신에게 주어진 것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무엇을 얼마나 했느냐를 물으시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했느냐를 보시기 때문에 항상 우리는 무엇을 해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하는지를 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것입니다.

신자는 세상에서 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이 많은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 저나 여러분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그 하나만 가지고도 우리에게는 많은 할 일이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것은 교회의 일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모든 삶속에서 어떤 일을 하나도 해도 그것이 남에게 피해가 되는 일인지 아닌지를 살펴보고 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소금이요 빛이라는 것은 이기주의로 살지 말라는 뜻입니다. 자기의 편함을 앞세우는 것은 그리스도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서 산다는 것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 남에게 도움이 되어주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하다 못해 다른 성도의 고통과 어려움을 위해서 기도해주는 것, 이것도 역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러분이 주님이 오실 때까지 해야 할 일입니다.

여러분을 스스로 복종시켜야 할 부분은 어떻게 하면 내가 교회에 도움이 되고 주님을 위하는 삶이 될 수 있는가에 관심을 두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다는 말 한마디 해놓고 나머지는 온통 자기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 말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건강, 환경, 물질, 직장 이 모든 것이 세상적으로 볼 때 좋든 나쁘든 주님이 주신 것인데 이것들을 통해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이 되도록 살 것인가? 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일에 우리는 게으르면 안됩니다.

32절에 보면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라고 합니다. 거치는 자가 되지 마라는 것은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로 상처를 주고 행동이 남을 힘들게 하는 것들이 남을 거치게 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아무에게도 거치는 자가 되지 말라고 합니다. 여러분 혹 교회에서나 어디에서든 여러분의 행동이나 말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은 앞서 말한 대로 크고 높은 자리에 앉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작고 낮은 자리에서 주님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 마음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보지 말고 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신 주님을 보십시오. 그 마음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기를 기도하며 힘쓰십시오. 나 하나의 불편이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준다면 그 불편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그럴 때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