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15 터

신앙생활은 자기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은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기 때문에 그 말씀에 복종하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이것이 신앙생활입니다. 그런데 많은 신자들이 자기를 위해서 교회를 나오고 자기를 위해서 신앙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처음에 교회 나올 때는 세상 상식 그대로 교회에 다녀서 자기에게 주어질 이득을 기대하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점차 바뀌어 가야 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런데 자기를 위해서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결국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의해서 신앙 생활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변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전에 말씀드린 대로 자기 기분 따라서 예수를 믿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손해보고 실패한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예수님을 찾고 있으니 뭔가 손해보는 일이 발생하고 실패하게 될 때 자연히 제일 먼저 욕을 먹는 분이 예수님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뭡니까? 예수님께 복종하려는 신앙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신앙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쓸데없는 일에 관심을 두고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성도로 부르신 것은 우리를 도구로 삼아서 하나님의 일을 이 땅에 보이시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도구라는 것은 주인이 쓰고자 하는 목적과 의도에 따라서 쓰여질 뿐이고, 또 뭔가 세상적으로 위대하게 보이는 일에 쓰여졌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도구 자체의 힘이 아니라 도구를 쓰시는 하나님의 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는 하나님께 쓰여지는 도구다'라고 말을 하면서 언제나 도구로서 나를 붙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뜻에 자기를 맡기고 순종하겠다는 의사보다는 내가 어떤 일에 어떻게 쓰여졌으면 좋겠다는 자기의 바램을 가지고 나온다는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도구라고 할 때는 하나님이 설령 나에게 '내가 너를 쓰고 싶은데, 너를 망하게 해가지고 망함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나의 은혜를 바라보고 살아가는 너로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를 가르치겠다'라고 하신다고 해도 '예 얼마든지 쓰십시오'하면서 자신을 맡기는 것이 하나님께 쓰여지는 도구가 무엇임을 진심으로 아는 신자의 모습이며 이런 신자가 하나님께 복종하는 신자가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은 우리를 실패하게 하셔서 쓰시기도 하시고, 성공하게 하셔서 쓰시기도 하십니다. 그 배역을 어떻게 우리가 요구할 수 있습니까?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물론 하나님 앞에서는 작은 일 큰 일이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그렇게 볼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일이라면 그 자리에서 열심히 주님께 복종하며 사는 것이 하나님의 도구로서의 바른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꼭 다른 사람이 맡은 배역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비교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낙심하기도 하고 우월감을 가지게도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그리스도께 전혀 복종하고 있지 않은 모습이며 사도 바울이 책망하고 있는 고린도 교회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나름대로 자기 인생에 대해서,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 목적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되고자 하는 희망사항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신자는 하나님께 이렇게 요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하나님 제가 돈을 많이 벌어서 구제도하고, 선교도 하고, 선한 일에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돈을 버는 목적이 자기 욕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변명을 미리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거짓이라는 것이 하나님이 그 일을 방해할 때 드러납니다. 일이 잘 안될 때 뭐라고 불평합니까? '하나님, 내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라고 했는데 왜 도와주지 않습니까?'라고 불평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 사람은 하나님의 일을 핑계삼아서 자기의 욕심을 채우고자 한 것에 불과합니다. 만약 진심으로 돈에 욕심없이 돈을 벌어서 하나님의 일을 하고자 했다면 설령 그 일이 안돼도 불평을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돈에 욕심이 없었다면 말입니다. 선한 일은 오직 하나님께 복종하는 것이 선한 일인데 그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뭐냐면 자기의 터 위에 자기의 신앙의 집을 지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자신의 신앙의 모습을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미리부터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 말씀 앞에 자신의 신앙을 세워보자는 것입니다.

11절에 보면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 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세워질 터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종교적인 내 소망, 내 욕망이 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국교회가 잘못된 신앙을 세워 가는 원인이 모두 인간의 종교적인 욕망을 터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터위에 세워져 가는 것은 그리스도와 전혀 상관없이 자신의 욕망을 도와주는 것으로 세워갈 것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그 집은 이미 터가 그리스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스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교적인 욕망을 조심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거룩하게 보이고 선하게 보이는 것이 주님 앞에서는 얼마든지 죄악된 것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교회는 선교를 100군데 하는 교회가 되자. 한 달에 구제를 천만원 하는 교회가 되자. 이렇게 목표를 두었다고 합시다. 이 목표를 잘못되었다고 누가 말하겠습니까? 아주 선하고 참으로 교회다운 목표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편에서 볼 때는 잘못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구제를 많이 하고 선교를 많이 하는 것을 원하신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부터가 이미 틀려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구제, 선교를 많이 하는 것을 원하신다'라고 해놓고 그것을 강조하면 결국 헌금을 많이 해야 하고 신자들은 헌금을 하면서 나는 하나님의 뜻대로 산다고 오해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구제, 선교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정신으로 사는 것을 원하십니다. 그 정신이 있기 때문에 자기에게 있는 재물을 가지고 어렵고 힘든 자들과 나누게 되는 것이지 구제나 선교 자체를 원하시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또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교회는 교회의 목표를 교육에 두기도 합니다. 그럴 때 목사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성경공부를 만들 것입니다. 하나님은 성경공부를 많이 하는 교회를 원하시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성경을 공부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이미 빠져있기 때문에 인간이 세운 목표가 정당화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성경공부가 나쁘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교육하는 교회라고 목표를 미리 세워놓고 그 목표에 맞는 교회로 만들기 위해서 성경공부를 하는 것하고 어떤 목표도 없이 단지 하나님의 말씀을 좀 더 알고 싶어서 모이는 것하고는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리스도를 터로 삼는 신앙생활과 우리의 종교 욕심, 종교 목표를 터로 삼고 있는 신앙생활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고린도 교회는 그리스도가 터가 아니라 자기들의 종교 욕심이 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욕심 때문에 고린도 교회는 서로 자랑하고 파를 가르는 쪽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의 터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가 터라는 것은 그 위에 세워지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정하시는 것이지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잘 가르쳐 주는 것이 마태복음 7장에 나옵니다. 24-27을 보면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연고요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이것은 실천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기초로 삼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리스도가 기초가 아닌 것은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12,13절대로 마지막 심판때 그리스도의 기초 위에 세워지지 아니한 것은 다 타버릴 것이라는 뜻입니다. 15절의 "자기는 구원을 얻되 불 가운데서 얻은 것 같으리라"는 말씀은 결국 우리의 구원도 우리의 공력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신앙의 터가 그리스도입니까 아니면 여러분 자신입니까? 아무쪼록 그리스도 위에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집으로 세워져 가는 인생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