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아니오 (고후 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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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은 세상의 생사화복은 하나님이 주관하신다고 말은 하면서도 하나님의 주관에는 순종하지 않으려고 하는 좋지 못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십니다. 즉 우리의 인생 전체는 하나님의 경영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경영하시는 일에 순종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하나님의 경영 앞에서 나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의 경영을 주장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에게 대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여러분의 계획과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음을 누구나 인정하실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인생을 붙들어서 인도하시고자 하는 방향이 우리의 생각과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경영이란 발전과 성장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영은 성장과 발전이 목표가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인간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인간 만드시기 위해서 우리의 계획과 경영은 무너뜨리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본문에는 하나님의 경영에 대해서 사도 바울이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문은 고린도 교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자신을 변호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고린도 교인들이 사도 바울을 비난하게 된 이유는 고린도에 먼저 오겠다는 바울의 편지와는 달리 마게도냐를 먼저 들르게 된 것 때문입니다. 이것 때문에 고린도 교인들은 사도 바울이 진실하지 못하며 행동이 성실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바울이 자신을 변호하면서 먼저 말하는 것은 12절에 "우리가 세상에서 특별히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으로써 하되 육체의 지혜로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행함은 우리 양심의 증거하는 바니 이것이 우리의 자랑이라"는 것입니다. 즉 바울은 자신은 자신의 욕심이나 자신의 지혜로 움직이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주 예수의 날, 즉 마지막 심판의 날에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에서도 살펴본 바가 있지만 사도 바울은 교인들로부터 오해를 받고 비난을 받는 가운데서도 마지막 판단을 주님께 맡겨두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들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해를 받거나 비난을 받게 되면 마음에 상처를 입고, 하던 일을 포기해 버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따라서 신자가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간다면 자신에 대한 오해나 욕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마지막 판단을 주님께 맡겨두고 사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로 행동한다는 것을 말을 하면서 자신의 계획이 변경된 것은 자기 멋대로 한 것이 아님을 말합니다. 16절을 보면 "너희를 지나 마게도냐에 갔다가 다시 마게도냐에서 너희에게 가서 너희가 보내줌으로 유대로 가기를 경영하였으니"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울의 애당초 계획이었습니다. 즉 바울은 고린도를 거쳐서 마게도냐로 갔다가 다시 고린도를 거쳐서 유대로 가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계획이 다시 변경되어서 고린도를 가지 못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고린도 교인들의 비난에 대해서 바울은 '나는 인간적인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이랬다저랬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7절에 "이렇게 경영할 때에 어찌 경홀이 하였으리요 혹 경영하기를 육체를 좇아 경영하여 예, 예 하고 아니, 아니라 하는 일이 내게 있었겠느냐"는 말씀이 그런 뜻입니다. 그러면서 18절-22절에서 자신은 오직 신실하신 하나님의 경영에 따라 순종하고 움직일 뿐이다는 것을 말씀함으로서 결코 자신이 편리한 대로 계획을 바꾼 것이 아니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계획한대로 일이 안될 때 그것을 실패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볼 때 바울도 실패한 사람입니다. 자신이 세웠던 계획은 모두가 어긋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뜻대로 되어지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길이 막히고 일이 꼬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 일을 하나님이 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이렇게 일이 꼬이고 어긋나는 가운데서도 결국 고린도 교인들을 두 번씩 만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서 사도 바울은 모든 것은 자신의 뜻과 경영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경영하심에 이끌려 왔음을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뭔가를 미리 준비하시기 위해서 자기의 길을 늦추시고 꼬이게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럴 때 사도 바울은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임을 확신하게 되었고, 하나님 앞에서는 오직 예만 있을 뿐이지 아니오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인가하면 하나님이 자신을 그 어떤 고통과 수난과 심지어 죽음의 길로 인도해도 나는 예만 있을 뿐이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인도하시는 것은 분명히 내가 모를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인데 아무 이유없이 나를 이렇게 인도하실 리가 없다는 것이 하나님을 향한 바울의 마음입니다.
20절에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고 말합니다. 여러분, 이러한 사도 바울의 믿음이 우리에게도 주어지기를 원하는 마음이 들지 않습니까? 사도 바울은 '예'라는 믿음으로 산다면 우리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인생의 굴곡과 어려움 때문에 낙심하고 짜증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불안해하고, 눈물 흘리고, 가슴 아파하는 것은 모두가 하나님의 경영에 '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가 원하는 경영과 하나님의 경영이 맞지 않을 때 '아니오'라고 하면서 하나님께 나옵니다. 그럴 때 남는 것은 원망이고 불안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사도 바울의 '예'라는 신앙의 태도는 오늘날 교회를 다니는 많은 사람들의 신앙 태도와 참으로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집안에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그것을 참지 못하고 '하나님을 믿었는데 왜 이 지경이 되느냐'며 하나님을 향해서 손가락질하고 원망하는 것이 오늘의 실태입니다. 참으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약속은 그리스도안에서 오직 예가 된다고 하는 신앙의 태도를 보여주는 참된 신자가 그리워지는 시대입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위해서는 죽을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에 사형선고까지 받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바울에게는 오직 예만 있었을 뿐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가지고 은혜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복음이 전해지기 위해서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은혜로 여기는 것이고 바울은 거기에 순종한 것입니다.
바울은 고생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인생은 하나님에 의해서 경영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고생과 죽음의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의 복음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더 굳건히 세워지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신의 고난은 복음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였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바울은 하나님의 경영에 대해서 자기로서는 오직 예라고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의 비난에 대해서 나는 내 계획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과 경영하심에 순종할 수밖에 없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인생에서 어떤 삶의 지혜를 배우십니까? 많은 사람들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육체의 지혜를 배웁니다.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가 인생을 살면서 배울 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예'하는 지혜입니다.
여러분은 평생을 살면서 인생이 내 계획과 생각대로 호락호락 되어지지 않음을 배우실 것입니다. 자식도 사업도 모든 세상일에 대해서 내뜻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게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여러분이 진심으로 배워야 하는 것은 내 인생을 인생의 경영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주를 운영하시고 그 속에서 아주 작은 먼지 같은 존재인 내 인생도 손에 쥐고 계시는 하나님께 맡기는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지금 한순간 내 생각으로 볼 때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오'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눈을 들어서 나를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때 지금 한순간은 나를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는 인생으로 밀어 넣기 위한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보기에는 '아니오'이지만 하나님 편에서 볼 때는 '예'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어떤 일속에서도 실망하지 않고 낙담하지 않고 변함없이 주님을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나님 앞에서는 오직 '예'만 있었을 뿐입니다. 이것이 본래 인간의 모습이다. 하나님은 '예'하는 인간으로 나오기를 원하십니다. 내인생을 어느 쪽으로 끌고가도 간섭하신다고 해도 오직 '예'라고만 할 수 있는 인간을 기대하고 계십니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본래부터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다시 가져가신다고 해도 '아니오'라고 할 수 없음을 아는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사도 바울이 자기 뜻대로 되는 것 없이 복음 때문에 매맞고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면서 배우게 된 '예'하는 인생의 지혜를 우리들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아니오'할수록 우리의 인생은 괴로움과 절망 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음을 기억하시고 하나님이 인도하심에 '예'라고 할 수 있는 인생의 지혜를 배워가는 신자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