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 (사 36:1-10)

지난 시간에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서 하나님 나라가 좋은 이유는 죄가 없는 깨끗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죄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수고와 고통과 눈물과 한숨들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국은 우리의 모든 수고를 쉬고, 눈물이 씻김 받고, 고통을 위로 받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는 나라이기 때문에 소망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천국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고 해서 이 말이 자동적으로 여러분들의 위로가 되거나 힘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죄가 없는 깨끗한 나라를 사모하면서 상대적으로 세상의 더러움과 죄악에 대해서 미워하고 멀리하고자 힘쓰는 삶에 게을리 하지 아니한 신자들에게만 이 말씀이 위로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죄를 멀리하고 항상 천국을 소망하며 살면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그 말씀들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신앙이 완성된 것도 아니요 죄와 상관이 없이 된 것도 아닙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백성인 신자들을 힘들게 하는 점입니다.

창세기 4:7절에 보면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치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리느니라 죄의 소원은 네게 있으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사 59:12절을 보면 "대저 우리의 허물이 주의 앞에 심히 많으며 우리의 죄가 우리를 쳐서 증거하오니 이는 우리의 허물이 우리와 함께 있음이라 우리의 죄악을 우리가 아나이다"라는 말씀을 보더라도 죄는 우리와 아주 가까이, 그리고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죄는 멀리하거나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한순간 믿음으로 말씀을 받아들이고 천국을 소망하고 있다고 해서 그 믿음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신자들이 여기에 대해서 오해를 하기 때문에 분명히 자신이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은혜를 알고 말씀을 통해서 위로를 얻고 힘을 얻어서 신앙생활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기 속에서 악한 생각이 피어나고 탐욕이 보여질 때 스스로 당황해하고 자기에 대해서 낙심하면서 전에 했던 고백과 믿음에 대해서까지 의심해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된 여러분이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은 신자가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천국을 소망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서 죄와 상관이 없이 되는 것은 아니다는 것입니다. 말씀이 나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순간 죄가 다스려지고 있는 것이지 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아직까지 마귀가 죄로서 사람들을 다스리고 있는 악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말씀을 들을 때는 그 말씀에 대해서 인정을 하고 이제부터 믿음으로 살겠다고 단단히 결심했는데도 불구하고 예배당 문을 나서고 또 다시 세상을 대하는 순간 말씀의 감격은 사라져버리고 다시금 염려와 걱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 모두 그런 이유에서인 것입니다.

마귀, 즉 사단이라는 존재는 인간이 창조되기 전 이미 하늘나라의 천사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 천사가 타락해서 사단이 된 것입니다. 그러면 사단은 무엇을 노리고 있겠습니까? 인간을 노립니다. 그러나 사단은 아무 인간이나 노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택하신 백성을 노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사단이 하는 일을 생각할 때 사람들을 못살게 굴고, 재앙이나 내리고, 비양심적으로 살도록 유혹하고, 나쁜짓 하게 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하게 하는 일을 상상하지만 사실 사단의 일이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사단이 목적하는 것은 하나님의 구속사역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피를 무효화하려고 하는 것이 사단의 목적입니다. 사단이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을 노리는 것도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고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름 받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단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믿지 아니한 자들을 사단이 공격하지 아니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은 이미 그리스도의 피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고 하나님과 멀어져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공격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지 아니한 자는 제아무리 착한 일을 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사람을 굳이 공격하고 유혹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이미 사단의 유혹에 빠져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벧전 5:8절에 보면 마귀가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다고 했습니다. 그 삼킬 자가 누구인가 하면 교회에 잘나오거나 봉사 잘하는 사람이거나 양심대로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택한 자, 즉 하나님의 백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만약 여러분이 진짜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면 반드시 사단으로부터 여러 가지 어려움과 유혹을 받도록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신자는 사단으로부터 유혹을 받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면 안됩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새삼스럽게 사단의 유혹을 운운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유혹에 빠져 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신자가 신앙이 강하면 아예 사단이 접근을 하지 못하고 유혹을 하지 못할 것인데 신앙이 약하니까 사단이 접근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반대된 생각입니다. 신앙이 강하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천국에 갈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을 방해하기 위해서 유혹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지난 수요일에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때 '그래 맞아 세상은 망하는 곳이야 세상을 보지 말고 천국을 보고 살아가야 해'라고 결심했을 때 사단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로 하여금 세상을 보게 만들고, 어려운 일이 다시 생각나게 해서 걱정에 빠져들게 하고 염려하게 만들어서 하나님나라에 대한 것을 잊어버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설교를 들을 때 이미 그 마음속에 '천국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천국만 바라보고 살아가나. 그래도 역시 돈이 최고다'라는 생각을 가진 채 듣는다면, 제 아무리 천국에 대해서 침을 튀겨가며 말한다고 해도 마음에 감동이 안되는데 그런 사람을 사단이 유혹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이미 충실한 사단의 자식인데 또 다시 자기 자식 만들기 위해서 애쓸 필요가 없을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본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문에 앞서 35장에서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이 나오는데, 36장에서는 이스라엘이 조롱 받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것이 바로 사단이 하는 일입니다. 본문에 보면 히스기야 왕때 앗수르 왕이 유다를 공격하면서 랍사게라는 장군을 예루살렘으로 보내서 이스라엘을 조롱하는 말을 하게 합니다. 그 말이 4절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랍사게가 이스라엘을 조롱하는 말은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아 너희들이 애굽을 믿는다고? 애굽은 썩은 지팡이다. 또 뭐 하나님을 믿는다고? 웃기지 마라. 너희들이 믿는 여호와가 우리를 너희한테 보내 가지고 너희를 멸망시키라고 했다' 이런 조롱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 믿어봐야 별수 없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데 그 꼴이 뭐냐는 것입니다' 이런 조롱을 듣는 순간에 35장을 통한 믿음이 흔들려 버리는 것입니다. 35장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복수해주시고 세상을 멸망시키고 하나님의 백성을 구속하셔서 깨끗한 나라로 들이실 것이라는 말씀을 들을 때에는 '세상에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주만 바라보고 살아야지'라는 결심을 가졌는데, 막상 세상에서 어려움을 대하고 조롱을 받게 되니까 마음이 흔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조롱 속에서 뭔가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들고, 자신이 지금 잘못 믿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신자가 하나님만 바라보고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세상이 볼 때는 조롱감입니다. 세상은 힘을 추구하고 힘이 최고이고 힘이 목적으로 되어 있는데, 힘과는 아무 상관없이 설사 내가 약해지고 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하나님을 놓칠 수 없다는 믿음을 주장할 때 조롱거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집안에서 나 혼자 있을 때는 믿음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쉽게 할 수 있지만 그 결심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을 때 믿음으로 살기가 쉽지 않는 것입니다. 사단이 가만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온갖 상황과 환경을 다 동원해서 하나님을 원망하게 만들고 천국에 대해서 미심쩍어하게 만들고 돈의 힘에 대해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신자가 예배당에서 설교를 듣고 혼자 말씀을 대하면서 믿음에 대한 감격을 가지고 결심을 하지만 막상 세상에서 살아갈 때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사단이 하나님의 백성을 유혹하고 공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단을 그냥 두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사단의 유혹과 시험을 오히려 허용하고 계십니다. 그 이유는 우리를 흔들어서 확인하시기 위해서입니다. 대충 믿으면서 왔다갔다하고 입으로만 하나님을 부르고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들을 드러내고 확인하시기 위해서 사단을 허용하십니다. 결국 사단으로 인해서 구별되는 것은 가짜와 진짜입니다.

하나님은 사단이 욥을 시험코자 했을 때도 그것을 허용하신 이유는 진심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이 어떤 것인가를 드러내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도 마찬가지로 신자된 자들이 재물이 있고 없고에 상관없이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믿음을 드러내시고 확인하시기 위해서 사단의 유혹과 시험을 허락하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랍사게는 '너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잘된 것이 뭐냐?'는 조롱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된 하나님의 백성들이 세상으로부터 많이 받는 조롱입니다. 또 자기가 자기에게 '내가 하나님을 믿고 잘된 것이 도대체 뭐냐?'는 조롱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모두 사단의 유혹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당부 드리고 실은 것은 세상의 조롱과 놀림 속에서 마음에 흔들림이 오고 의심이 올 때 거기에 그대로 끌려가지 마시고 평소에 자신을 감동시키고 믿음의 결심을 하게 했던 말씀 위에 자신이 굳게 서있는가를 점검하시라는 것입니다.

사단은 신자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고 의심을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합니다. 사단은 거짓말하는 영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의 거짓말은 있는 사실을 다르게 말하는 것이지만, 성경에서의 거짓말이란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 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여러분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말은 모두 거짓말입니다. 그리고 사단의 말입니다. 거짓말에 속지 않도록 항상 자신이 말씀에 굳게 서있는지 점검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세상으로부터 조롱을 받을 때, 그리고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과 염려에 휩싸일 때 다시 한번 내가 지금 말씀에 굳게 서 있는지 점검하시고 어느 것이 참된 진리의 길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하면서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길만 걸어가는 신자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