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를 메는 자 (사 5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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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떠날지어다 떠날지어다 거기서 나오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지어다 그 가운데서 나올지어다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여 스스로 정결케 할지어다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 행하시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너희 뒤에 호위하시리니 너희가 황급히 나오지 아니하며 도망하여 행하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내 종이 형통하리니 받들어 높이 들려서 지극히 존귀하게 되리라 이왕에는 그 얼굴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 모양이 인생보다 상하였으므로 무리가 그를 보고 놀랐거니와 후에는 그가 열방을 놀랠 것이며 열왕은 그를 인하여 입을 봉하리니 이는 그들이 아직 전파되지 않은 것을 볼 것이요 아직 듣지 못한 것을 깨달을 것임이라 하시니라"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활 환경에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고자 하는 것도 사실은 좀 더 편하고 살기 좋은 환경으로 이룩해 보고자 하는 열망 때문입니다. 고생하며 사는 것을 좋아할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입고 싶은 옷도 마음껏 입고, 여기저기 마음대로 놀러 다니면서 그야말로 신선처럼 살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들의 꿈입니다.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필연코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하며 사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놀기 위해서 돈을 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 하고싶은 대로하면서 고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 그 세상을 사람들은 천국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천국이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꿈꾸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꿈꾸는 천국이란 욕망의 완성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들이 소망하는 모든 욕망이 제공되는 나라, 그 나라가 바로 인간들이 꿈꾸는 천국입니다. 그래서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천국을 좋아하고, 죽어서라도 이 천국에 가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비록 내세의 천국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현세에서라도 자신이 꿈꾸는 천국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런데 현 교회에서는 바로 그러한 천국을 하나님이 준비해 놓으시고 그 집에 들어갈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자기를 위한 종교이고, 자기를 위한 하나님이고, 자기를 위한 천국으로 착각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천국은 '간가'라는 개념이 아니라 '나왔다'라는 개념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 교회에서는 '나왔다'는 개념은 삭제해 버린 채 '간가'라는 것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구원의 의미가 뿌리째 흔들려 버린 것입니다.

내가 어디론가 가기 위해서는 있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고 떠나야 합니다. 천국이 그와 같은 이치입니다.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내가 현재 있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고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살다가 천국에 가게 되어지기를 바라는 식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러한 천국은 약속하지 않으셨음을 알아야 합니다.

본문 11절에 보면 "너희는 떠날지어다 떠날지어다 거기서 나오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지어다 그 가운데서 나올지어다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여 스스로 정결케 할지어다"라고 말씀합니다. 이 본문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떠날지어다' '그 가운데서 나올지어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즉 옛날 구약시대나 지금이나 구세주를 믿고 신앙생활 한다는 것은 현재 있는 자리에서 떠나야 하고 나와야 하는 것임을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떠날지어다' '나올지어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떠나야 하고 나와야 할 자리는 바벨론에 포로 되어 있던 자리입니다. 바벨론은 세상 나라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세상으로 종으로 살고 세상에 매어 살았던 그 자리에서 떠나고 나와야 하는 것이 곧 이스라엘의 구원인 것입니다.

그러면 이스라엘은 바벨론에 매어 살았던 자리에서 떠나서 어디로 가야 합니까? 11절에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여'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호와의 기구란 하나님의 법궤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이 법궤를 메고 가야할 장소는 어디이겠습니까? 법궤가 있어야 할 장소는 하나님의 성전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당연히 시온산을 향해 가야 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법궤를 멘 자가 가야할 인생의 여정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곳은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시온산입니다. 그런데 그 성전은 그냥 가면 안되고 여호와의 법궤를 메고 가야 했던 것입니다. 여호와의 기구를 메고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시온산으로 가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 이것이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원을 얻는 방법이었습니다.

여호와의 기구를 메고 가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치 못해서 죽어야 할 그들이 어린양의 피로 인해서 죄를 면제받고 깨끗한 자로서 하나님의 전에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곧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십자가를 믿는다는 것도 결국 세상에서 떠나고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계신 그곳으로 예수님의 피를 메고 가는 것, 그것을 신앙이라고 말합니다.

때문에 지금 우리들은 세상에서 나오고 세상에서 떠나서 하나님이 계시는 시온산을 향해 가고 있는 '여호와의 기구를 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시온산을 향해 가고 있는 신자들이 항상 관심 두어야 할 것은 내가 메고 있는 여호와의 기구,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피만이 나를 구원할 수 있고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세상의 돈도 아니고 목사도 아니고 우리들의 직분도 아닙니다. 따라서 그런 것들에는 전혀 마음 두지 말고 의지하지도 말고 오직 그리스도의 피만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 이것이 여호와의 기구를 메고 시온산을 향해 떠나는 이스라엘의 행렬입니다.

예수님의 피만 믿으면 되는데 오늘날 믿음은 너무 번잡스러워 졌습니다. 믿음이 아닌 것이 믿음 행세를 하면서 신자들을 교묘하게 미혹하고 있습니다. 신자란 바로 그런 것들을 밀어내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피를 메고 가기 때문에 피 아닌 것이 피의 행세를 하면서 끼어 들어올 때 가차없이 밀어내는 것이 신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진리를 안다는 것은, 알았으니까 그것으로 됐다가 아니라 진리 아닌 것이 진리 행세를 하며 믿음에 끼어 들어올 때 밀쳐 내면서 오직 진리만 남게 하는 것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만 크게 부각될 수 있도록 다른 것은 잘라내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는 것이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함을 얻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주를 말하면서 여전히 돈, 지위, 교회, 이런 것들에 마음을 뺏기고 있다면 그것은 주님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13절에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 종이 형통하리니 받들어 높이 들려서 지극히 존귀하게 되리라"고 말씀합니다. 여호와의 종은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그분이 받들어 높이 들려서 존귀하게 된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지금껏 예수님이 높이 들리고 존귀하게 되신 적이 있었습니까? 지금 사람들이 떠받들고 있는 예수님은 십자가지고 우리를 십자가의 현장으로 인도하시는 예수님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모든 고생을 면제해주고 오직 축복만 안겨주는 우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손을 붙들고 우리를 주님의 인생으로 끌어들이는 예수님은 여전히 천대받고 사람들로부터 밀쳐냄을 당하고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이 사람들로부터 존귀함을 받고 높이 들림 받는 것은 심판주로 이 세상에 오셨을 때입니다.

14절에 "이왕에는 그 얼굴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 모양이 인생보다 상하였으므로 무리가 그를 보고 놀랐거니와"라고 말합니다. 자칭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면서 세상에 온 모습을 보니까 약한자, 천한 자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분이 심판주이고 구세주였다는 사실을 온 세상이 밝히 깨달을 때 15절의 말씀과 같이 열방이 놀랄 것입니다. 이때가 바로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과 함께 신자가 존귀함을 받고 높이 들림 받는 것은 예수님께서 심판주로 오실 때임을 알아야 합니다. 신자는 오직 그 때를 소망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때를 바라보고 날마다 세상에서 떠나고 나오면서 그리스도의 피만 의지하고 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세상에서 나와야 하고 떠나야 할 자로서 과연 나 자신이 얼마나 세상에 대해서 탄식하고 하나님이 계시는 시온산을 소망하면서 그리스도의 피만 의지하고 살아왔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돈도 시시하게 보이고, 세상에서 잘살고 편하게 사는 모든 것이 헛되게 느껴지면서 오직 그리스도의 피만 가장 귀하고 크게 보일 때 그 피가 여러분을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하는 나라에 있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