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강) 13:31-32 인자의 영광

교회에서 많이 하는 말 가운데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배당 안에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현수막을 붙여 놓기도 하고, 기도하면서도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찬송을 부르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은 염두에 두지 않고 다만 사람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다만 기독교적인 행동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으로 여겨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처럼 막연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쪽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어질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 하나님이 지금 이것으로 영광을 받으시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우리쪽에서 우기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31,32절을 보면 영광이라는 말이 4번 나오고 있습니다. 인자가 영광을 얻었다고 하고 하나님도 인자를 인하여 영광을 얻으셨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영광을 얻으셨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과연 무엇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영광을 말할 때 영광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여러분은 영광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만약 여러분께 영광된 일이 주어졌다면 그것은 여러분께 어떤 결과가 주어졌다는 뜻입니까? 세상이 이해하는 영광은 자신의 이름이 높여지는 것입니다. 세상이 자기 이름을 높여주는 것, 그것을 영광이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이 높여질 때 그가 속한 가문이나 집안에 영광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영광을 세상에서 높임을 받는 것, 칭송을 받는 것, 자신이 귀한 존재가 되어지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영광에 대한 잘못된 오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해로 인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것에 대해서도 큰 오해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잘되고 내 이름이 높아지고 내가 칭찬 듣는 것이 곧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이 세상에서 초라해지거나 업신여김을 받고 조롱을 받게 되면 그것이 곧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여기게 됩니다. 때문에 자연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명목에 의해서 자신이 잘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은 그러한 의도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높임 받는 것이 영광이라면 예수님은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지 못한 분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지자나 사도들 역시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지 못했다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비롯하며 선지자 사도들은 결코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거나 그 이름이 높임 받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욕을 먹고 죽임을 당할 정도로 반대를 받았던 것을 볼 때 영광과는 무관한 사람들이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광은 세상에서이해하는 영광이 아닌 다른 의미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세상에서 잘되고 못되는 것과 상관없고, 내가 존경받고 높임 받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광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는 세상에 속한 상식을 따라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과연 무엇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어지는 것인지 성경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31절을 보면 "저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지금 인자가 영광을 얻었고 하나님도 인자를 인하여 영광을 얻으셨도다"라고 말씀합니다. 저가 나간 후에라는 것은 가룟 유다가 예수님에게서 떡조각을 받고 나가버린 일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일 후에 지금 인자가 영광을 얻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과연 가룟 유다가 나가버린 그 상황에서 예수님에게 영광이 되어지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것을 이해한다면 신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인자의 영광이라는 말씀하시는데, 예수님이 자신을 인자로 표현하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인자는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무작정 '인자=예수님'이라는 답을 내려버리면 예수님을 인자라고 말하고, 예수님의 영광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굳이 인자의 영광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인자란 예수님의 고난과 연관된 호칭입니다. 인자란 말 그대로 폴이하면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이지만 그러한 뜻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을 지칭해서 인자라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으로 오신 것 자체가 예수님에게는 고난이었기 때문에 인자란 고난 받으시는 예수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자의 영광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은 예수님의 영광은 고난과 연관된 것임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가룟 유다는 예수에게서 조각을 받고 나가버립니다. 그것은 이제 예수님에게 시행되어질 것은 십자가의 죽으심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유다에게 조각을 주시면서 '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다가 하는 일은 예수님에게는 십자가의 고난으로 이어집니다. 그 일을 속히 하라는 것은 예수님은 고난을 피하실 의도가 전혀 없으셨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은 하나님의 계획과 뜻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자 하시는 예수님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하나님의 사람을 향한 끝없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즉 예수님은 고난 받으심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내 한몸이 잘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반면 예수님은 자신의 이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에 순종함으로써 아버지의 이름을 높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에게 영광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자의 영광이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인자의 영광이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 인자를 통해서 증거되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인자의 영광은 곧 아버지의 영광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고난받고 죽으심으로써 아버지의 이름을 높이십니다. 그리고 그것을 영광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고난의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영광으로 말합니까? 여러분은 과연 무엇에서 자기 영광을 찾습니까? 고난은 예수님의 몫으로 제쳐두고 우리는 세상에서 높임 받을 수 있는 자기 영광을 좇아가는 것은 아닙니까?

신자란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가는 신자라면 주님이 무엇을 영광이라 하셨는지에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내 이름이 높여지는 것에서 영광을 찾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이 높여지는 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어지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자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 다시 말해서 흔히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나의 생명이며 나의 전부임을 믿을 때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의 이름이 높여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연 하나님이 우리에게서 무엇을 받고 그것으로 영광을 누리겠습니까? 오직 하나님의 이름이 높여지는 것만이 영광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고난을 피하려고 하고, 예수님 앞에서 우리의행함을 자랑하고, 그리고 자신의 행함으로 복을 얻고자 힘쓴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오심을 무시하는 것과 같은 것이고 결국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이름을 가리는 것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32절에 보면 "만일 하나님이 저로 인하여 영광을 얻으셨으면 하나님도 자기로 인하여 저에게 영광을 주시리니 곧 주시리라"고 말씀합니다. 즉 하나님이 인자로 인하여 영광을 얻으셨으면 영광을 얻으신 것으로 인하여 인자에게 영광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자의 영광은 세상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영광에 함께 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신자의 영광도 세상에서 얻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때 신자는 아버지의 영광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광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에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위해 살기보다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사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곧 여러분의 영광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