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강) 14:2-3 처소

본문에 보면 예수님이 처소를 예비하러 가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를 궁금하게 하는 것은 처소라는 단어입니다. 과연 예수님이 처소를 예비하러 가신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물론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처소=천국이라는 답을 내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하늘에 가신 것은 천국을 예비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천국을 다 예비하시면 다시 오셔서 제자들을 영접하여 예수님이 계시는 천국에서 영원히 살게 하신다는 말씀으로 이해하면 가장 간단하고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식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처소를 예비하러 가신다는 것은 아직까지 처소가 없다는 뜻이 되는데, 처소를 천국으로 이해한다면 결국 그때까지 천국은 없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과연 예수님이 하늘로 가시기 전까지 천국은 존재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천국을 만들기 위해서 예수님이 하늘로 가시는 것입니까?

예수님이 하늘로 가시는 것은, 단지 공중이 아니라 예수님의 나라로 돌아가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명 그 나라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나라와 천국은 서로 다르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예수님이 천국을 예비하기 위해 하늘로 가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처소라는 것이 무엇이며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는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는 것도 단순히 재림을 의미하는 말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살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현대 신자들은 재림에 대해 일단 지루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오신다고 말씀해 놓고 2천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니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지금까지 재림이 없으니 아마 내 살아 생전에도 재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재림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사건으로만 생각합니다. 아직 오시지 않고 하늘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물론 재림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사건이지만, 이렇게만 생각해 버리면 결국 지금 예수님과 신자는 서로 분리되어 살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재림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먼저 처소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처소란 거한다는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집의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처소가 집은 집인데 과연 어떤 집을 의미합니까? 과연 예수님은 어떤 집, 어떤 처소를 예비하기 위해 하늘로 가신 것입니까? 그리고 처소는 하늘에다가 마련하는 것입니까?

처소를 이해하는데 가장 방해되는 것은 처소를 하늘에 있는 천국의 의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혹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지워버리시기 바랍니다.

일단 천국에 대해 생각해 보면, 대개 천국은 신자가 죽은 후에 가서 살 집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천국의 의미는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천국이라는 집을 만들어 놓고 그 집에 들어가서 사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어디에 계시든 하나님이 계신 그곳을 천국이라고 일컫는 것입니다. 즉 천국은 고정된 어떤 장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7:21절에 보면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고정된 장소적인 의미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 하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즉 고정된 장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너희 안에 거하신다면 너희 안이 곧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예수님이 처소를 예비하러 가신다고 하신 말씀은, 장차 제자들이 거할 집을 하늘에 마련하신다는 뜻이 아니라 제자들이 하나님과 함께 거할 수 있는 집을 예비하기 위해서 하늘에 가신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2절에 보면 아버지의 집에 거할 곳이 많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아버지의 집에 거할 곳이 많으면 제자들로 하여금 아버지의 집에 거하게 하면 되는데 왜 달리 처소를 예비하기 위해 하늘로 가시는 것입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인간의 본질은 선이 아니라 악입니다. 즉 죄악가운데 태어나기 때문에 본질상 죄가운데 있고 더러운 존재가 인간입니다. 이러한 인간이 하나님과 함께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한 분이시기 때문에 더러운 존재가 하나님께 나아가면 죽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악한 인간이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은 더러움이 해결되고 깨끗한 존재가 되는 것 밖에 없습니다.

13:36절에서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묻자 '나의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오리라'고 말씀합니다.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은 예수님이 가시는 것은 의인만이 갈 수 있는 거룩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처소를 예비해서 예수님이 계신 곳에 제자들도 있게 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변화산에서 해같이 빛나는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이 계시는 곳은 그처럼 빛나는 곳입니다. 어둠은 함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때문에 예수님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신자가 더러움에서 씻김 받고 깨끗함을 입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죽으신다고 모든 죄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가 예수님의 피로 씻음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 은혜에 감사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안에 있는 자로 여김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것이 우리의 지식과 노력으로 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늘로 가시고 성령을 보내심으로서 우리의 심령을 새롭게 하시고 예수님의 은혜를 알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영이 함께 하시는 그 마음만이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있어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영접했다는 것은, 자신은 죄인이며 사망에 처한 자임을 알았음을 뜻합니다. 그러한 자신을 예수님이 피흘리심으로 모든 죄를 용서하셨기 때문에 생명에 거한 자가 되었음을 고백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실된 마음이며 깨끗한 마음입니다. 즉 하나님이 함께 하실 수 있는 처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성령으로 되어진 일이고 성령안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자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성령이 곧 예수님이 예비하시겠다는 처소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성령이 함께 하시는 그 마음이 곧 하나님이 함께 하는 하나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령이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처소가 우리 안에 있다면 그러한 신자가 과연 마음에 근심하며 살아가겠습니까?

예수님은 마태복음 5:8절에서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라고 말씀합니다. 마음이 청결하다는 것은 마음의 깨끗함을 뜻합니다. 마음이 깨끗하다는 것은 마음에 더러움이 없다는 것인데, 이것은 마음의 더러움이 다 씻김 받았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마음이 청결한 것은 자신의 악함이 예수님의 피로 용서받았음을 알고 그 은혜로 가득찬 상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들은 하나님을 볼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로 하나님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알게 되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내 속에 계시는 예수님에게서 하나님을 볼 수 있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셨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마음에 성령이 계신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령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안에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에게 그리스도는 하늘에 계신 분이 아닙니다. 이미 내 마음에 오신 분입니다. 때문에 신자는 '예수님이 언제 오시려나' 하늘만 바라보고 오시기를 기다리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오신 그리스도를 모시고 함께 동행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와 함께 하시는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근심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스리고 주관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예수님은 오실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에게는 이미 영으로써 오신 분입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처소로써 성령을 보내신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는 성령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있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는 바로 여러분 안에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여러분 안에 있다면, 여러분이 진심으로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신자라면 여러분에게서는 필히 보여지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하나님의 도움을 받고 사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면 그 순간부터 우리의 뜻이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뜻만이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기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은 오직 복종할 뿐입니다. 통치자에게 복종하지 않는 나라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러분, 처소는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영이 여러분에게 오심으로써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신자로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하늘을 바라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마음에 함께 하시는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시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의 뜻이 무엇인가 살피면서 그 뜻에 복종하시면 됩니다. 우리 죄를 담당하시고 성령을 보내셔서 주의 은혜를 알게 하신 그것만으로도 신자는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습니다. 처소는 여러분 안에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