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12:9-13 교회

오늘 우리는 본문을 통해서 이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인간들이 만들 수 없는 세계가 오늘 본문에서 소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대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이 세상은 결코 희망을 둘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우리가 모이고 있는 교회 역시 하나님의 교회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참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본문을 읽으면 마치 산상수훈을 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산상수훈과 같은 차원의 말씀이 등장을 하기 때문입니다. 산상수훈의 말씀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차원의 말씀인 것처럼 오늘 본문도 우리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말씀들입니다. 마치 백조 앞에 까마귀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기도 합니다.

산상수훈이나 본문의 말씀은 우리의 실천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드린 대로 본문의 내용은 하나같이 우리들의 얄팍한 윤리성이나 도덕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어떤 것인가를 말씀해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이렇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지 이렇게 살아가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일단 내 몸이라는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미 그리스도에게 드린 몸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몸을 산 제사로 드린다는 의미임을 이미 말씀을 드렸습니다. 몸을 드렸기 때문에 내 몸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교회의 시작입니다. 우린 다만 지체일 뿐입니다. 몸을 생각하고 몸을 위해서 살아가는 지체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교회는 서로 받은 바가 다르다고 해도 불평하거나 자랑하거나 경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무엇이든 몸을 위해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엇을 받았느냐,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해서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인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된 관계로 모이는 교회에서만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게 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게 되고,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게 되고, 소망 중에 즐거워하고, 환난 중에 참게 되고, 기도에 힘쓰고,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고, 손대접 하기를 힘쓰게 되는 것입니다(10-13절). 이것이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주님으로부터 받은 바 은사는 이러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주님으로부터 받은 은사가 아니라는 증거밖에 안됩니다.

많은 교회가 은사를 말할 때, 교회를 위한 은사로 여깁니다. 은사를 주신 목적이 교회를 위해서 봉사하라고 주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에 목적을 두고 있는 목사들이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오직 보이는 것은 교회이지 주님의 몸이 아니기 때문에 주님을 섬기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섬기는 것이 곧 주님을 섬기는 것이라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주님의 몸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지상에 인간이 세운 교회를 교회로 인정을 했습니까? 다시 확인을 해볼까요? "형제를 사랑하고 서로 우애하고" 여기서 말하는 형제란 혈족을 의미하는 형제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하나된 형제를 말합니다. 혈족으로는 남남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남남으로서 은석교회에서 만났을 뿐인데, 서로 형제로 여기며 우애하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입니까? 은석교회가 뭔가 교회의 모습에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또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하며"라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서로 존경받는 것을 원하지 먼저 존경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설사 존경을 한다고 해도 나보다 나은 사람을 찾아서 존경하려고 하지 나보다 못나게 보여지는 사람을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오직 몸을 위해서 존재하는 교회이기 때문에 자신의 환경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기준으로 해서 형제를 대하지 않습니다. '너는 무슨 일을 하느냐?'를 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느냐를 보기 때문에 주님을 섬긴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능히 존경이 되어지는 것이 교회이고 형제 사이입니다. 어떻습니까? 은석교회가 교회에서 더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또 11절에서는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에 부지런합니까? 주를 섬기는 일에 부지런합니까 아니면 여러분 자신을 섬기는 일에 부지런합니까? 신자는 이미 몸을 산제사를 드린 자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때문에 신자에게는 섬겨야 할 자신의 몸이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몸이 있을 뿐입니다.

12절에서도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라고 말합니다. 신자가 소망 중에 즐거워하고 환난 중에 참을 수 있다는 것은 뭔가 다른 세상이 그를 붙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인생이 어디로 가는가를 확실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세상을 소망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천국을 소망으로 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난도 하나님이 자신을 천국으로 인도하시기 위해서 세상에 소망을 두지 말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참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 쉬지 않고 기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입니다.

13절의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고 말씀하는 것도 자기의 소유로 살아가지 않는 교회를 말씀하는 것입니다. 마치 사도행전 2:44-46절의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고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라는 초대 교회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었던 그 모습이야말로 성령의 표적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어떠합니까? 나누기 위해서 부지런하기보다는 소유를 늘리기에 부지런하지 않습니까?

결국 이러한 말씀을 대하면서 우리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은석교회는 교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우리들이 모여서 세운 은석교회를 무너뜨리고 오직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우고자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이 진심으로 성령을 받아서 모인 그리스도의 지체라면 은석교회를 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보고 모여야 하는 것입니다.

신자가 무엇을 받았든 그것은 주님을 섬기기 위한 도구로 주어진 것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목사는 목사로서 주님을 섬기면 되는 것이고 장로는 장로로서 주님을 섬기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사가 목사라는 직을 이용해서 섬김을 받으려고 한다면 그는 하나님의 은사를 이용해서 자신의 배를 채우는 거짓 선지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신자는 섬기는 것 밖에 모릅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도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서 오셨다고 했습니다. 성령이란 그리스도의 영입니다. 그리스도의 영을 받은 신자라면 그 마음이 그리스도의 마음과 일치하지 않겠습니까? 그리스도의 마음과 일치한 마음이라면 섬김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 존재할 것입니다.

9절에서도 "사랑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고 말씀합니다. 거짓이 없는 사랑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은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사랑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의 몸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말씀하는 것은, 이러한 교회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만 섬기라는 것입니다. 주님만 섬기라는 것은 주님이 이렇게 사셨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은사를 주신 것입니다. 모든 은사가 자신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증인으로 살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서로가 주님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인다면 그 안에서 경쟁이나 시기나 다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경쟁하고 시기하고 다투는 모든 원인은 서로 자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이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주신 은사에는 경쟁이 없습니다. 시기도 다툼도 없습니다. 오직 주님을 위하는 마음만 있을 뿐입니다. 주님만 위하고 주님만 섬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이기 때문에 서로 섬기게 되고 먼저 존경하게 되고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입니다.

은석교회를 이런 교회로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님만을 마음에 두고 모이는지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은석교회에서 과연 보여지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참으로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우리 자신들의 실체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은석교회를 교회라고 생각했던 우리들의 교만에 대해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은석교회를 위하고 은석교회를 섬기기 위해서 모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기 위해서 모이는 것입니다. 이것만 마음에 두시고 오직 주님을 섬기기 위해서 모이는 교회라면 본문의 말씀과 같은 흔적이 보여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은사로 모이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