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2012.10.21 17:43

(92강) 숨기시는 하나님

조회 수 35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 88:1-18http://onlycross.net/videos/psa/psa-880118.wmv

설교듣기(클릭하세요)

 

<본문>

 

1 여호와 내 구원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야로 주 앞에서 부르짖었사오니

2 나의 기도가 주 앞에 이르게 하시며 나의 부르짖음에 주의 귀를 기울여 주소서

3 무릇 나의 영혼에는 재난이 가득하며 나의 생명은 스올에 가까웠사오니

4 나는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이 인정되고 힘없는 용사와 같으며

5 죽은 자 중에 던져진 바 되었으며 죽임을 당하여 무덤에 누운 자 같으니이다 주께서 그들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시니 그들은 주의 손에서 끊어진 자니이다

6 주께서 나를 깊은 웅덩이와 어둡고 음침한 곳에 두셨사오며

7 주의 노가 나를 심히 누르시고 주의 모든 파도가 나를 괴롭게 하셨나이다 (셀라)

8 주께서 내가 아는 자를 내게서 멀리 떠나게 하시고 나를 그들에게 가증한 것이 되게 하셨사오니 나는 갇혀서 나갈 수 없게 되었나이다

9 곤란으로 말미암아 내 눈이 쇠하였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매일 주를 부르며 주를 향하여 나의 두 손을 들었나이다

10 주께서 죽은 자에게 기이한 일을 보이시겠나이까 유령들이 일어나 주를 찬송하리이까 (셀라)

11 주의 인자하심을 무덤에서, 주의 성실하심을 멸망 중에서 선포할 수 있으리이까

12 흑암 중에서 주의 기적과 잊음의 땅에서 주의 공의를 알 수 있으리이까

13 여호와여 오직 내가 주께 부르짖었사오니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르리이다

14 여호와여 어찌하여 나의 영혼을 버리시며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시나이까

15 내가 어릴 적부터 고난을 당하여 죽게 되었사오며 주께서 두렵게 하실 때에 당황하였나이다

16 주의 진노가 내게 넘치고 주의 두려움이 나를 끊었나이다

17 이런 일이 물 같이 종일 나를 에우며 함께 나를 둘러쌌나이다

18 주는 내게서 사랑하는 자와 친구를 멀리 떠나게 하시며 내가 아는 자를 흑암에 두셨나이다

 

 

<설교>

 

신자가 성경을 읽으면서 기대하는 것은 은혜입니다. 성경을 읽기만 해도 내게 은혜가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구절을 통해서 은혜를 받았다고 하기도 합니다. 물론 성경은 은혜의 말씀입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모든 성경이 은혜의 말씀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여러분도 인정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성경이 은혜의 말씀이라는 이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성경이 은혜의 말씀이기 때문에 성경의 단어 하나하나가, 그리고 문구들이 은혜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 아닌 것도 있습니다. 가령 사탄이 하와를 유혹한 내용을 성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 글을 읽으면 은혜가 됩니까? 그게 아니라면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은혜가 된다는 말은 틀렸다고 해야 합니다.

 

 

사탄이 하와를 유혹한 내용을 읽고 은혜가 된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내용들도 성경으로 인정되는 것은, 그 내용들이 우리에게 하나님의 구속 사역과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알게 해주는 중요한 기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탄이 하와를 유혹한 말이 은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탄의 유혹을 통해서 인간의 나약함을 알게 되고 그러한 인간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알게 됨으로써 은혜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읽은 88편도 다르지 않습니다. 88편을 읽어보면 그 내용만으로는 은혜가 되지 않습니다. 한 인간의 절망과 한탄으로 가득한 이 내용이 무슨 위로가 되고 힘이 되겠습니까?

 

 

1절을 보면 시편 저자가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3절의 “무릇 나의 영혼에는 재난이 가득하며 나의 생명은 스올에 가까웠사오니”라는 말이 이 시편 저자의 상황을 짐작하게 해 줍니다.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재난으로 가득한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시작은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해도 마지막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위로와 평안을 얻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통상 우리가 기대하고 생각하는 흐름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18절을 보면 “주는 내게서 사랑하는 자와 친구를 멀리 떠나게 하시며 내가 아는 자를 흑암에 두셨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여전히 절망적 분위기의 한탄에 머물러 있습니다. 즉 88편은 한탄으로 시작해서 한탄으로 끝맺고 있는 것입니다.

 

 

시편을 보면 한탄과 탄식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다른 시편에서는 탄식을 하다가도 위로와 희망과 기쁨이 함께 등장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88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탄과 탄식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읽고 은혜 받기가 힘든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과연 탄식으로 가득한 이 내용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앞서 말한 대로 시편 기자는 어떤 재난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 형편에 처해 있습니다. 재난은 당사자에게 육신적 고통만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심적 고통까지 안겨줍니다. 그래서 재난을 겪는 사람들이 흔히 하게 되는 말이 ‘앞이 캄캄하다’는 것입니다. 나아 갈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한 재난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것이 육신적 고통과 함께 깊은 심적 고통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시편 기자는 영혼에 재난이 가득하다는 말로 표현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4-7절까지의 내용도 재난으로 인한 저자의 형편이 어떠했는가를 짐작하게 해주는 내용인데 “죽은 자 중에 던져진 바 되었으며 죽임을 당하여 무덤에 누운 자 같으니이다”(5절)는 내용을 보면 죽음의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의 절망적 상황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심한 재난을 겪는다고 해도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위로해 주고 편을 들어 보면 심적으로 조금 위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8절의 “주께서 내가 아는 자를 내게서 멀리 떠나게 하시고 나를 그들에게 가증한 것이 되게 하셨사오니 나는 갇혀서 나갈 수 없게 되었나이다”는 내용을 보면 이 사람을 아는 모든 자가 다 떠났다고 합니다. 철저하게 고립된 외로운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같은 상황을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말합니다. 가벼운 재난이 아니라 죽음의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재난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여긴다면 일반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불평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저자는 자신의 고난이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말하면서도 ‘왜 이런 일을 주십니까’라는 불평이 없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만 14절에서 “여호와여 어찌하여 나의 영혼을 버리시며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시나이까”는 말로 왜 하나님께서 고난을 겪는 자신을 외면하시는지를 언급할 뿐입니다. 결국 이 저자는 사람만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까지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음을 느낀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사람을 왜 이런 상황에 있게 하시는 것입니까? 신앙 연단을 위해서라면 적당한 시기에 기도를 들으시고 재난에서 건져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하나님일 것입니다.

 

 

그런데 88편의 저자에게 하나님은 철저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시는 분이었습니다. 부르짖어도 응답이 없으시고 자신을 숨기십니다. 침묵하시고 잠잠하실 뿐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당사자에게는 정말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여러분께도 하나님은 스스로를 드러내시고 응답하지는 분이라기보다는 침묵하시고 잠잠하시고 숨기시는 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아무리 기도하고 하나님을 찾는다고 해도 항상 느껴지는 것은 잠잠하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에게 익숙해져야 합니다. 하나님이 내게 잠잠하신 것은 내가 열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열정적인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으로 하여금 나의 기도에 응답하시게 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위한 하나님으로 붙들어 놓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신앙과는 거리가 먼 기도인 것입니다.

 

 

여러분도 하나님이 잠잠하시고 우리에게 자신을 숨기시고 계신다고 생각합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나타내지 않으시는 것뿐이지 그때도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에게 자신을 숨기고 계신다기보다는 우리가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지 못할 뿐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구약성경에서 고난 받은 자라고 하면 우린 대개 욥을 떠올립니다. 욥이 갑자기 고난을 겪을 때 하나님이 욥에게 고난의 이유를 설명해 주신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욥에게 침묵하셨습니다. 욥이 물어도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이 욥에게는 매우 답답하게 느껴진 것입니다. 이러한 욥에게 하나님이 결국 알게 하신 것은 욥이 그동안 누렸던 것들이 욥의 의와 상관없는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욥이 누렸던 재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욥을 택하여서 백성으로 삼으신 것입니다. 때문에 욥은 많은 소유를 누릴 때에도, 그것을 다 잃어버렸을 때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의 백성이었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시편 저자가 비록 극심한 고난에 처해 있고, 그의 기도에 하나님이 침묵하시고 그 얼굴을 숨기셔서 잠잠하다 해도 그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초점을 두고 88편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은 하나님이 안계신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계시다고 할 만한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기독교는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납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그것이 당연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이 납득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나타내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존재 문제로 세상과 싸우는 것이 신자의 싸움이 아닙니다. 신자의 싸움은 하나님이 내게 침묵하시는 것은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는 자녀로 사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어서 구원의 세계를 열어가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재난에 있다고 해도 하나님의 구원의 일은 중지 되지 않고 계속됩니다. 그러므로 신자의 구원 또한 확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확신으로 인해서 신자는 어떤 상황도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침묵 안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의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껏 살아오시면서 수많은 어둠의 길을 거쳐 왔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기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경험한 것은 침묵하시고 그 얼굴을 숨기시는 하나님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여러분은 하나님의 구원 세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여러분께 잠잠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잠잠하시고 침묵하시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여러분을 붙들어 생명으로 인도해 오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향한 든든함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 시편 (95강) 하나님을 향한 신뢰 신윤식 2012.11.25 3788
14 시편 (94강) 죄와 인생 신윤식 2012.11.11 3984
13 시편 (93강) 하나님 찬양 신윤식 2012.11.04 3635
» 시편 (92강) 숨기시는 하나님 신윤식 2012.10.21 3526
11 시편 (91강) 거기서 났다 신윤식 2012.10.14 3541
10 시편 (90강) 가난한 자의 기도 신윤식 2012.10.07 3728
9 시편 (89강) 주의 구원 신윤식 2012.09.30 3508
8 시편 (88강) 복이 있나이다 신윤식 2012.09.23 3677
7 시편 (87강) 침묵하지 마소서 신윤식 2012.09.16 3677
6 시편 (86강) 주의 소유 신윤식 2012.09.09 3768
5 시편 (85강) 하나님의 증언 신윤식 2012.08.26 4030
4 시편 (84강) 주의 얼굴 빛 신윤식 2012.08.19 3914
3 시편 (83강) 주의 이름을 위하여 신윤식 2012.08.12 3841
2 시편 (82강) 기이한 사적 신윤식 2012.08.05 3836
1 시편 (81강) 하나님에 대한 기억 신윤식 2012.07.29 4874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