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3 11:03

살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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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말고 기도하라

(살전 5:17)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5:8)라는 바울의 선언에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쁨이 무엇인지가 담겨 있다. 그리스도의 피로 하나님의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나,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다는 선언 또한 우리를 하나님이 주신 기쁨으로 초대한다.

 

 

인간에게서 발생하는 것은 아무리 살펴봐도 저주와 심판의 이유인 죄 밖에 없다. 인간이 의로운 자가 되어 구원받고 천국에 들어갈 조건이 될만한 것이 없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피라는 우리에게 없는 조건을 가지고 오셔서 일방적으로 구원을 행사하신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된 성도에게서 나올 반응은 기쁨과 기도와 감사뿐이다. 이것이 우리를 성도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뜻을 믿는 자가 실행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나님의 뜻을 곡해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이 세우셨고 단 한 번도 인간에게 맡기지 않고 하나님이 성취하고 완성하신다. 인간의 행함, 자질과 관계없이 전적으로 하나님이 이루신다. 따라서 항상 기뻐하라는 것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실천이 아닌 것처럼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 또한 행함의 요구가 아니다.

 

 

하나님의 뜻은 처음부터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하고 대적하는 원수 된 자를 구원하시는 것이다. 구원을 위해 열심히 하나님을 부르며 기도하고 믿음 생활에 힘쓴 자들을 구원의 대상으로 제시하신 적이 없다. 그래서 예수님과 함께 못 박힌 행악자 중 하나가 순전히 일방적인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는 도무지 부족함이 없다. 완전하고 충만하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에 시선이 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님이 주신 기쁨에 걸림돌이 되는 훼방자가 우리 자신이다.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베푸신 기쁨을 우리 스스로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상은 인간의 기도를 통해서 드러난다. 하나님이 주신 기쁨과 감사로 이어져야 할 기도가 자기 충족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와 상관없이 이미 하나님이 주신 것이 있는데도 거기에 내가 원하는 것을 더하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욕구가 기도라는 행위로 발산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조건을 초월하여 일방적으로 베풀어졌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사랑은 끊어지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먼저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여 그에 대한 보상으로 사랑을 받는다면 항상 자기에게 주목해야 한다. 열심히 잘 믿고 있는지, 하나님을 사랑하는지를 점검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사랑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확증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행함 여부에 따라 변동할 수밖에 없는 이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라는 말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은 그 자체로 충만이고 완성이다. 따라서 사랑 안에 있는 성도의 기도는 부족함을 느끼는 인간이 자기의 충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하나님의 사랑 밖에서 자기를 위해 기도하는 자에게 쉬지 말고 기도하라라는 말은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는다. 하루 종일 기도할 수 없다는 시간적 의미를 떠나서 인간은 쉬지 않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 하나님을 부르고 찾는 것이 인간이기에 쉬지 말고라는 말은 애당초 행함의 시각으로 접근할 수 없다.

 

 

쉬지 말고라는 말은 중단 없이’ ‘계속해서라는 뜻이다. 하루라도 기도를 쉬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한시도 중단된 적이 없는 은혜와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은혜와 사랑은 죄인으로 하나님과 원수 된 자에게 베풀어졌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가 은혜와 사랑을 말하면서도 관심 두지 않고 지나치는 것이 이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앞에서 인간은 처음부터 자격이 없음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인간이 하나님께 기도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말한다. 이것이 기도의 잘못된 출발이다. 그래서 종교가 신을 찾는 것처럼 하나님을 찾으며 열심히 기도하면 응답해 주신다는 이방 종교의 기도로 전락해 버렸다. 새벽 시간의 기도가 더 효력이 있는 것처럼 말하고, 두 손을 들고 주여를 외치면 자신의 간절함이 하나님께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하나님께 기도할 자격이 없는 인간 됨은 도무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나님께 기도하기 전에, 내 기도에 응답해 달라고 구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들어주셔야 할 이유가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고, 주일성수와 십일조에 힘을 썼고,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착하게 살았다는 것 말고 죄 없는 의인인가를 물으라는 것이다.

 

 

이 물음으로 우리는 기도할 자격이 없는 자로 드러난다. 기도할 자격이 없으니 응답 또한 바랄 수가 없다. 기도할 자격이 없으니 기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만약 그런 뜻이면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확증된 사랑 안에서의 기도를 말하는 것이다.

 

 

 

사랑받을 자격조차 없음을 알게 되면 그리스도 안에서 베풀어진 모든 것은 부족함이 없는 넘치는 충만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도 자신의 현실 조건에 아쉬움을 갖고 하나님을 찾는 자기의 모습에서 날마다 계속되는 죄와 심판을 보게 되는 것이 성도다. 그리고 하나님의 확증된 사랑 또한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고 있음을 깨닫고 감사한다. 이것이 주 안에 있는 성도에게 쉬지 않고 계속되는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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