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6 11:06

롬 13:1

조회 수 1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13:1)

 

교회와 세상 정치와의 관계는 항상 민감한 문제로 대두된다. 교회는 세상 속에 존재하기에 가난하고 약한 자를 돕고 불의하고 부조리한 정치권력에 대해서는 맞서 싸워야 할 의무가 있다고도 하고, 교회와 세상 정치는 철저히 분리되어야 한다는 이도 있다.

 

 

이처럼 대립하는 서로의 주장에 나름의 일리는 있다. 정치권력의 불의와 횡포에 교회는 대항해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고, 교회는 정치에 관여할 수 없고 이웃 사회를 돕는 일로 충분하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관심과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일 뿐 복음과는 무관하다.

 

 

그런데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바울의 말이 우리의 생각을 어지럽힌다. 이 말을 권세를 가진 정치권력자들에게 복종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권력자가 불의하고 독재적인 방법으로 횡포를 부리며 권력을 남용해도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가?’라는 의문과 반발이 있는 것이다.

 

 

사실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자기 욕망이 아니라 순전히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 권력을 이용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하고 목격했다. 그런데도 모든 권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났다는 이유로 무조건 복종하라는 말은 도무지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의 속마음은 이미 그럴 수 없다로 굳어진 것이다.

 

 

바울은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13:2)라고 말한다.

 

 

위에 있는 권세를 권력을 가진 정치지도자로 생각한다면 그가 행하고 명령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뜻이 되고, 그를 거스르면 심판을 받는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바울의 말을 우리가 생각하는 문자 의미대로 받아들이면 정치지도자의 권세를 거스르는 것이 심판을 자취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국가권력이 교회를 해산시킨다면 반발도 데모도 하지 못하고 복종해야 하는가?’라는 극단적인 경우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권력으로 교회를 해산시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잘못 사용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복종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예외의 경우를 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독교인으로서의 생각일 뿐 바울은 권세를 불의하게 사용하면 복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건을 말하지 않는다.

 

 

바울은 복음만 증거한다. 따라서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말도 복음이다. 그렇다면 바울의 말을 권세를 가진 정치지도자에게 복종해야 하는가 하지 않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풀어가는 것은 바울이 증거하는 복음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인간의 헛된 생각임을 유념해야 한다.

 

 

하나님의 심판 기준은 십자가다. ‘십자가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로 심판이 행해진다. 그런데 단지 세상 권세에 복종하지 않고 거스른다는 이유로 심판을 받는다면 인간은 십자가와 관계없이 심판에 해당한다. 인간은 세상 권세는 물론이고 하나님께도 복종하지 않는 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스라엘이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러면 바울은 어떤 뜻으로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고 하는 것인가? 먼저 위에 있는 권세들이라는 말은 정치적 용어가 아니다. 따라서 국가를 통치하는 권력자에게 초점을 두지 않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권세를 가진 자가 아니라 권세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라는 말의 의미다.

 

 

위에 있는 권세들이라는 말은 각 사람은 권세 아래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권세 아래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세상의 일을 자기에게 좋은 대로 선택하며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모든 일을 정하는 것은 권세가 하는 일이고 권세 아래 있는 자는 권세가 정한 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는 말이 이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와 위에 있는 권세와의 관계다.

 

 

이러한 권세와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것은 항상 주어진 현실에 반발하는 인간성이다. 권세가 나를 편하게 하고 이롭게 한다면 두말없이 복종한다. 하지만 나에게 좋지 않은 일에는 반발하고 욕한다. 결국 권세에 복종하든 반대하든 그 중심에는 나 개인이 자리한다.

 

 

이처럼 사람이 위에 있는 권세에 요구하는 것은 하나같이 나에게 좋은 제도와 법을 만들라는 것이고 그럴 때 당신의 권세를 인정하고 따르겠다는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본모습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하나님의 권세 아래 있다. 이것은 인생을 내가 원한 대로 선택하거나 요구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하나님의 권세가 우리 인생을 핍박과 고통의 현실로 이끈다 해도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행하시고 이루시는 일안에 있음을 알고 복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복종이 아니라 반발한다. 이것이 인간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나타나는 우리의 본성이다.

 

 

따라서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말로 드러나는 것은 권세로 하는 일이 나에게 이로운가 이롭지 않은가에 따라 복종의 여부가 달라지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따라 감사하기도 하고 반발하고 대항하는 우리의 실상이다. 그래서 바울의 말은 현재의 정치권력자가 하는 일이 불의하다 해도 복종해야 하는가?’ 이라는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하나님께 복종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권세도 자신을 힘 있는 자가 되게 하는 것으로 상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 됨을 알지 못하기에 믿음으로 하나님께 복종하며 말씀대로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채 열심히 저주의 길을 달린다. 구원은 우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하나님의 언약인데 인간은 자신의 가능성을 가지고 구원을 향해 달리는 것이다.

 

 

 

인간은 권세에 복종하기보다 권세를 가진 위에 있는 자가 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인생을 자기를 위해 자기가 선택한 대로 살고 싶어 하는 불의다. 이처럼 도무지 구원이 가능하지 않은 불의한 우리를 예수 안에 있게 하셔서 믿음에 있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참된 권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 롬 10:6 신윤식 2024.04.27 7
114 요일 2:27 신윤식 2024.04.20 29
113 막 9:9 신윤식 2024.04.13 37
112 요 5:28 신윤식 2024.04.06 51
111 레 18:22 신윤식 2024.03.30 39
110 시 23:1 신윤식 2024.03.23 74
109 창 19:26 신윤식 2024.03.16 55
108 고전 9:24 신윤식 2024.03.09 39
107 갈 6:10 신윤식 2024.03.02 35
106 계 2:10 신윤식 2024.02.24 36
105 약 2:26 신윤식 2024.02.17 50
104 마 13:52 신윤식 2024.02.10 55
103 창 3:15 신윤식 2024.02.03 65
102 창 32:28 신윤식 2024.01.27 47
101 눅 20:25 신윤식 2024.01.20 79
100 요 13:26 신윤식 2024.01.13 124
99 잠 16:3 신윤식 2024.01.06 117
98 막 2:28 신윤식 2023.12.30 110
97 고전 14:34 신윤식 2023.12.23 115
» 롬 13:1 신윤식 2023.12.16 10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