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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8장에 보면 “선생님이여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좇으리이다”고 말하는 서기관에게 예수님께서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마 8:20)고 말씀한다.


이는 마치 ‘나를 따르려면 나처럼 머리 둘 곳도 없을 정도로 가난해져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예수님도 무소유 정신을 가르쳤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기독교도 불교처럼 무소유의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현대 기독교에서 나타나는 실상은 무소유 정신보다는 오히려 소유 지향적으로 나아가는 면이 많고, 카톨릭이나 불교는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 승려, 또는 성철 승려와 같은 이들로 인해서 무소유 정신을 따르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독교가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세상에 머리 둘 곳도 없을 정도로 소유가 없거나 소유를 버린 자만이 예수님과 함께 하고 예수님을 따를 수 있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만약 그런 뜻이라면 지금 예수님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은 마음 편하게 잠잘 곳 하나 없는 노숙자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머리 둘 곳도 없다고 하신 말씀은 소유가 없는 가난이나 청빈의 길을 가는 예수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예수님이 머무를 집이 아니란 뜻이다.


세상은 죽은 자들의 세계이고 악한 자들의 세계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영원히 머무르실 곳은 하나님의 나라다. 따라서 머리 둘 곳도 없다는 말씀은, ‘나는 가난해서 나를 따르면 고생이 많을 것인데 그래도 나를 따르겠느냐’는 뜻이 아니라 ‘네가 나처럼 세상을 죽은 자들의 세계로 바라보면서 나를 따라 세상에서 떠나는 길을 가겠느냐’는 뜻의 말씀이다.


예수님은 세상에 소유가 없고 거처할 곳도 없이 떠돌아다닌 나그네가 아니었다. 이 땅에 대한 모든 미련과 집착을 포기하고 산 속에 들어가 자연을 벗 삼아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나그네가 아니었다.


‘무소유의 삶이 아름답다’는 생각은 인간의 이상향에 의한 착각일 뿐이다. 모든 사람이 산 속에서 도를 닦고 있으면 사람들 사이에 미움과 시기와 다툼이 없어지고 세상에 평화가 도래 할 것 같은가? 인간사회에서 진정한 무소유가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산 속에서도 산삼을 보면 서로 차지하려고 할 것이다.


예수님이 70명의 제자를 전도자로 파송하면서 돈 주머니와 신발을 갖고 가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이 역시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통해서 사람들을 감화시키라는 뜻이 아니다. 전도는 세상의 힘과는 무관한 것임을 세상에 나타내고 제자들 또한 배우라는 뜻이다.


베드로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행 3:6)는 말 또한 복음을 전하는 자는 은과 금과는 상관없이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자임을 말해준다.


사도 바울도 예수님을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라고 한다. 소유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소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무소유다.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위한 무소유는 소유를 버리는 자신을 바라보지만, 신자의 무소유는 이상적인 삶을 실천하여 자기 이름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서 소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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