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9 13:08

중국 방문기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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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는 기대 이상으로 맛이 있었다. 중국 농산물은 맛이 없다는 것이 한국 사람의 일반적인 선입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쇠고기는 한우와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쇠고기를 먹으면서 전도사님이 경고한 샹차이가 들어 있는 무침에 도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한 목사님은 중국을 많이 다니셔서 그런지 샹차이를 잘 드신다.

나도 공항에서 경험한 샹차이가 도저히 먹지 못할 맛은 아니었는지라 과감하게 젓가락으로 그 무침을 조금 집어서 입에 넣었다. 그런 나를 전도사님이 염려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샹차이는 어김없이 특유의 역겨운 맛으로 내 입안 가득히 채워진다.

그런데 공항에서 먹었을 때보다는 역겨움이 덜하고 씹을수록 뭔가 괜찮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시 샹차이를 집어 입에 넣자 전도사님이 한국 사람은 어지간해서는 샹챠이를 입에 대지도 못한다면서 중국선교체질이라며 놀란다.

식사를 마치고 전도사님이 즐겨 마시는 차라며 차를 한잔 따라 주는데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쟈스민차다.

차를 마시며 비로소 여유를 가지고 집을 둘러보니 구조가 우리나라 아파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벽과 천장이 모두 벽지가 아닌 하얀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 것이다.

중국은 벽지를 바르지 않는지 궁금해서 물어 보니 요즘 새로 건축한 아파트는 벽지를 바르는 추세이긴 하지만 오래된 아파트는 거의 벽지 대신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고 한다.

요즘처럼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생활에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을 두고 벽지를 바르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값싸게 페인트를 칠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전도사님께 중국 기독교 실태에 대해 얘기를 듣는데 미처 몰랐던 내용이 많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삼자교회와 삼자 교회에 속하지 않고 중국 정부의 눈을 피해서 모이고 있는 일명 지하교회라고 하는 가정교회의 실상은 나의 짐작을 뛰어 넘었다.

전도사님이 얘기해주는 삼자 교회는 한마디로 말해서 복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중국 정부를 위한 교회였다. 목사는 정국 정부로부터 봉급을 받았고 중국 종교청에서 파견된 관리가 목사를 감시한다고 한다. 교회 자체를 중국 정부가 운영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통제를 받는 삼자 교회를 거부하고 몰래 모여서 교회를 이루고 예배하는 사람들이 중국에 많이 퍼져 있는데 중국 정부는 이들을 최대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그래서 가정교회를 색출하기 위해 공안들이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예배를 위한 모임도 항상 조심스럽게 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일 예배 때도 여럿이 함께 모여서 들어가면 이웃 주민들의 의심을 사서 당장 고발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한두 명씩 이웃 주민의 눈을 피해서 들어간다고 한다.

전도사님이 인도하는 교회도 약 오륙십 여명이 모이는데 주일 오전 예배는 11시이지만 교인들은 아침 8시부터 모이기 시작한다고 한다. 예배드리는 곳에 한두 명 씩 주민이 없을 때 띄엄띄엄 들어가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도 한 장소에 오랫동안 계속 모일 수 없고 수시로 장소를 옮겨야 한다고 하니 우리에게는 너무 쉽고 당연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한 시간의 예배가 그분들에게는 위험을 각오해야 주어지는 귀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만약 예배 모임이 발각 되면 공안에게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니 그들에게 신앙은 말 그대로 육신의 편안함을 포기하면서 가야 하는 길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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