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30 11:14

생존과 생명

조회 수 2029 추천 수 19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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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신이 당신에게 ‘생존을 줄까?’ ‘생명을 줄까?’라고 묻는다면 뭐라 답할 것인가? 얼핏 생각하면 생존의 의미가 목숨을 유지하는 것이기에 생존이든 생명이든 그게 그거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생존과 생명은 전혀 다른 의미로 주어져 있다.

선악과를 먹기 전, 인간은 생명을 누리고 있었다. 그들이 누리고 있던 생명은 목숨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통이었다.

그들이 선악과를 먹은 후에 하나님께서 생명나무를 감춰버리셨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목숨이 끊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목숨, 즉 생존과 생명은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생존은 육신을 갖고 사는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누구나 자기 생존의 문제를 두고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 예수님은 생명’으로 오신 것이다. 이처럼 생존에 모든 관심을 두고 사는 세상에 생존에 도움이 안되는 생명의 문제로 오셨다는 것은 예수님의 오심 자체가 세상에는 전혀 관심거리가 되지 못함을 뜻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기적을 보이심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기도 하였지만 그들의 속셈은 예수님을 자신들의 생존 문제에 이용하고자 하는 것에 있었다.

예수님은 이처럼 생존에 관심을 두고 나오는 무리를 향해서 오직 생명에 대한 말씀만 하실 뿐이었다. 이처럼 생각하고 원하는 바가 전혀 다른 것이 곧 단절’인 것이다. 예수님과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들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절을 오늘 현실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오직 생명을 말씀하실 뿐이다. 생명은 생존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 생존을 위한 생명이 아니란 것이다.

그럼 생존은 무엇인가? 생명을 위해 잠시 생존하게 하시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관심은 생존이 아니라 생명에 있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그런데 사람들의 눈에 이 세상에서의 삶이 절대적인 것으로 비춰지기에 자연 생명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하나님 앞에서도 생존의 문제를 내어 놓을 따름이다.

수많은 교회 역시 오직 생명만을 선포해야 할 교회적 사명에서 벗어나 있는 것을 많이 본다. 생명을 생존과 희석하여 마치 생명을 선택하면 생존의 문제까지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말해 버린다.

생명이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음을 알기에 생명만을 고집스레 말하면 교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 채었기 때문이다.

결국 교회의 생존을 위해 생명을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에서 오직 십자가의 생명의 귀함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성경 해석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인간의 생존에 도움을 주고 뭔가 기대를 걸 수 있도록 해주는 성경 해석만이 난무할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인과 달리 목사에게는 교회가 곧 생존 수단으로 남기 때문이다. 결국 목사 역시 자기 생존을 위해 생명을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야 말로 하나님의 언약 밖에 머무는 망하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나님의 언약에는 우리의 생존 문제가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생존의 문제에 매어 있는 나의 실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멸망의 모습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이 오셔서 새로운 생명의 나라로 가자고 말씀하신다. 마치 모세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내셔서 애굽을 나와 약속의 땅으로 가자고 외치는 것처럼. 생존의 문제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보면서 우린 다시금 주님이 아니면 안된다는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예수님이 왜 나의 생명일 수밖에 없는가를 나의 무능과 불의에서 깊이 깨닫게 되는 것이다. 주님에게 원할 것은 다만 생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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