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16:27

의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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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시대에 제사장과 장로 바리새인들은 지금 식으로 말하자면 믿음이 아주 탁월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가장 강한 반발을 보인다.


반면에 누가 봐도 천한 사람들이고 죄인이었던 세리와 창녀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도를 믿음으로써 예수님으로부터 제사장과 장로들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것이라는 선언을 받는다(마 21:31).


이것은 하나님 나라에 누가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들어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비록 나중에 들어간다고 해도 어찌되었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면 사실 그리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먼저 들어온 자와 나중에 들어온 자의 순서를 따져 서열을 정하고 뭔가 다른 대우를 한다면 깊이 고려해 볼 문제이지만 하나님 나라가 그런 곳이 아니지 않는가?


예수님께서 제사장과 장로와 같은 사람들보다 세리와 창녀들이 하나님 나라에 먼저 들어간다고 말씀하신 것은 세리와 창녀들의 의가 제사장과 장로들의 의보다 더 낫다는 것을 드러내신 것이다. 하지만 제사장과 장로들이 어떤 식으로 신앙생활을 했는가를 안다면 예수님의 이 말씀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누가 봐도 세리와 창녀들은 제사장과 장로, 바리새인과 같은 신앙인에 비할 바가 못되었기 때문이다.


가령 교회를 위해 열심히 헌신하고 설교하는 목사나 장로보다 이제 갓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는,  그것도 술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의 의가 더 낫다는 말을 듣는다면 과연 그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가 있는가? 그런데 예수님은 이처럼 사회적인 통념에서 전혀 벗어난 말씀을 하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세리와 창녀의 의가 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의 의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는가? 세리와 창기는 인간의 눈으로 볼 때 죄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다. 누구보다도 천국에서 멀어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이 하나님에게 가장 가까운 자라고 말씀한다.


왜일까? 세리와 창기는 세상으로부터 죄인 대접을 받으면서 스스로 부끄러운 존재임을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부끄러움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음 또한 잘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 아니고서는 채워질 수 없는 상실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사장, 장로, 바리새인은 다르다. 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실천과 행함, 즉 자신의 의로 자신의 부족함을 모두 메운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채워주셔야 할 상실감 또한 없다. 하나님께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신자의 부족은 스스로의 행위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수준 높은 행함을 보인다고 해도 그것으로 인간의 부족을 채울 수는 없다.


그런데 지금 신자들의 모습은 자신의 부족을 인정하기는 하는데 그 부족을 자기가 채우려고 한다. 그래서 말씀과 기도를 끌어당기기도 한다. 하지만 말씀과 기도는 신자로 하여금 자신의 부족을 깨닫게 하고 온전히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는 역할을 한다. 즉 신자의 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교회는 신자에게 자신의 부족을 자기 열심과 노력을 동원해서 채우라고 한다. 신앙생활 잘하는 것이 부족이 채워지고 복을 받는 길이라고 한다. 이것이야 말로 현대적 바리새인을 양산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신자는 항상 실패하고 넘어지는 자신의 부족함을 바라보고, 부끄러운 자로 십자가 앞에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그때가 하나님께 가장 가까이 있을 때다.


(20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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