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207 추천 수 28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느 날 예루살렘 뜰에서 나면서부터 소경 된 자를 놓고 제자들이 예수께 질문을 했다. 저가 소경이 된 것이 자기 죄 때문인지, 아니면 그 부모의 죄 때문인지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제자들의 질문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으나 예수님은 그 부모의 죄도, 그렇다고 그 자신의 죄도 아니라 다만 소경된 자를 통해서 하나님이 영광을 받고자 하기 위해서라고 답하셨다.


소경이 소경 된 것에는 하나님이 하고자 하시는 일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제자들은 질문을 통해서 그들의 수준이 어떠한가를 드러내었을 뿐이다.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소경만 바라본 참으로 각박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한 사람 소경, 그것도 날 때부터 소경된 자이면 그의 인생이 얼마나 불행했겠는가? 날 때부터의 장애가 형벌이라면 소경은 자기 죄도 아닌데 소경 되었으니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러한 소경을 두고 ‘누구의 죄냐?’고 묻는 것은 제자들의 마음이 매우 인색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사람이 사물을 대할 때 너그러운 마음이면 모두가 너그럽게 보이는 법이다. 일흔 번의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을 배우면서 성장한 예수의 제자들이 소경된 죄의 원인에 관심을 가지고 묻는다면 되겠는가? 결국 소경이 아닌 자신들은 소경보다는 더 낫다는 인간의 고질적 사고방식의 산물이 아니겠는가?


오늘의 교회들도 마찬가지이다. 소경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서로를 추궁하기에 바쁘다. 결국 교회 안에서의 분쟁만 남는다.  


좀 더 이야기를 한다면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 타인을 정죄하고 판단하는데 왜 그리 빠른지 모르겠다.
특히 타종교에 대해서 왜 그리 관심이 많은지 안타까울 때가 많다. 자기 종교도 다 모르면서 어떻게 남의 종교를 평가하려고 하는가?


타종교들이 종교라면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왜냐하면 예수는 종교를 만들기 위하여 세상에 오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종교 되어버린 것은 초대교회 이후의 자기 부족에서 되어진 결과이다. 특히 콘스탄틴 시대에 이르러 기독교는 로마가 주는 떡을 분별없이 받아먹다가 세상의 종교들과 다를 바 없이 종교에 자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자들이 예수에게 ‘저 소경의 죄가 누구의 것이냐?’고 묻는 것이 곧 종교의 자세이다. 그러나 소경에게서 하나님의 하실 일을 찾는 예수님은 하나님이 사람 되어 오사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자 하신다. 그러므로 교회는  종교 아님을 선포해야 하고 종교인들 흉내를 내지 말고 하나님이 택한 자를 구원하여 하나님의 백성 되게 하는 예수님의 일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예수가 아담, 곧 제 2의 아담이라면 예수는 새로 출발하는 인간의 처음이시다. 그러므로 교회는 예수님에게서 예수를 다시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기독교가 타 종교와 싸우는 것은 기독교가 예수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의 증거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인에게 타 종교와 싸우라는 말씀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제대로 알게 되면 내가 싸워야 할 대적은 바로 내 안에 있음을 알게 된다. 제자들이 소경을 두고 한 질문이 바로 그것을 보여준다. 소경을 보면서 날 때부터 소경이 되게 하신 하나님의 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누구의 죄 때문이냐는 물을 하는 것 자체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종교의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자세는 자신을 보기보다는 타인을 보는 것에 있다. 소경이 아닌 자신보다는 소경이 죄와 더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종교적 자세인 것이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누군가가 고통을 겪게 되면 하나님께 벌 받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는 종교적 자세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께 나아가게 하는데 있어서 아주 큰 걸림돌이다.

(2006.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5 교인과 그리스도인 신윤식 2009.12.31 2050
414 교회의 권세 신윤식 2009.12.31 1908
413 우연과 필연 신윤식 2009.12.31 2224
412 범사에 감사하지 말라 신윤식 2009.12.31 2238
» 버려야 할 종교적 자세 신윤식 2009.12.31 2207
410 하나님의 관심 신윤식 2009.12.31 2007
409 말씀의 수난 신윤식 2009.12.31 1990
408 정당한 부는 없다 신윤식 2009.12.31 2028
407 (독후감)'오늘 우리에게 그리스도는 누구인가'를 읽고 신윤식 2009.12.31 2214
406 지랄 같은 신앙 신윤식 2009.12.31 2201
405 (영화평) 웰컴 투 동막골 신윤식 2009.12.31 2438
404 천국 신윤식 2009.12.31 2027
403 강도의 구원 신윤식 2009.12.31 2134
402 선택과 구원 신윤식 2009.12.31 2078
401 좋은 목사는 없다 신윤식 2009.12.31 2315
400 이중적인 인간 3 신윤식 2009.12.31 2187
399 간증이란 신윤식 2010.01.04 7565
398 큰 그릇 작은 그릇 신윤식 2010.01.04 2409
397 구원얻은 신자의 신앙생활 신윤식 2010.01.04 2328
396 하나님의 괴로움 신윤식 2010.01.04 2049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