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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시대에 제사장과 장로 바리새인들은 지금 식으로 말하자면 믿음이 아주 탁월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가장 강한 반발을 보인다. 반면에 누가 봐도 천한 사람들이고 죄인이었던 세리와 창녀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도를 믿음으로써 예수님으로부터 제사장과 장로들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것이라는 선언을 받는다(마 21:31).


이것은 하나님 나라에 누가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들어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비록 나중에 들어간다고 해도 어찌되었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면 사실 그리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먼저 들어온 자와 나중에 들어온 자의 순서를 따져 서열을 정하여 뭔가 다른 대우를 한다면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들어가는 것도 깊이 고려해 볼 문제이지만 하나님 나라가 그런 곳이 아니지 않는가?


예수님께서 제사장과 장로와 같은 사람들보다 세리와 창녀들이 하나님 나라에 먼저 들어간다고 말씀하신 것은 세리와 창녀들의 의가 제사장과 장로들의 의보다 더 낫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지 순서의 차이가 있음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제사장과 장로들이 어떤 식으로 신앙생활을 했는가를 안다면 예수님의 이 말씀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누가 봐도 세리와 창녀들은 제사장과 장로, 바리새인과 같은 신앙인에 비할 바가 못 되었기 때문이다.


가령 교회를 위해 열심히 헌신하고 설교하는 목사나 장로보다 이제 갓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는,  그것도 술주정뱅이나 몸을 파는 일을 하는 여인들이 더 의롭다고 한다면 누가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제사장과 장로, 바리새인들과 같은 사람들이 반발하지 않겠는가? 유대사회에서도 인정해준 자신들의 수준 높은 신앙을 예수라는 자는 아예 신앙으로 취급을 안하니 반발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오쇼 라즈니쉬라는 인도의 철학가가 쓴 ‘예수, 도를 말하다’라는 책을 보면 그는 부처와 예수를 이렇게 설명한다.  부처의 가르침은 고상하기 때문에 민중이든 귀족이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반발하지 않고 받아들였지만 예수의 가르침은 기존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허물어뜨리기 때문에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리가 있는 설명이다. 세리와 창녀들이 먼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당시 유대교의 신앙 체제를 허무는 것이었기 때문에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무엇 때문에 제사장과 장로, 바리새인과 같은 사람들의 의보다도 세리와 창녀들의 의를 더 나은 것으로 말씀하셨을까? 이것은 분명 행위를 기준하여 의를 규정하신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행위에 있어서 세리와 창녀들은 분명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제사장, 장로와 같은 종교 지도자들과 세리와 창녀의 차이는 의에 있다. 그것은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 있게 내어 놓을 자기들의 의가 가득하지만 세리와 창녀에게는 내어 놓을 의가 없다는 것이다. 내어 놓을 의가 전혀 없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에서 자신의 무너짐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의로움이 자존심으로 구축되어 있는 종교 지도자는 세리나 창녀와 같은 자기 무너짐을 경험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인간을 죄의 자리로 이끌어 가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참된 의는 말씀 앞에서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며 그리스도만을 구세주로 영접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예수님에게는 종교지도자들보다는 세리와 창녀들이 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존재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리와 창녀처럼 살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삶이 그리스도의 은혜를 훼방하는 것임을 안다면 자연히 삶을 고쳐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리와 창녀가 하나님 나라에 먼저 들어간다는 말씀 앞에서 긴장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나의 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200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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