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16:01

헌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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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가운데 하나가 ‘헌신’이다. 신자는 하나님께 헌신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주일 오후 예배는 주로 ‘여전도회 헌신예배’ ‘청년부 헌신예배’ ‘학생부 헌신예배’ 등등 갖은 명목의 헌신예배로 드려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처럼 교회에서 강조하는 헌신의 의미는 ‘신자가 하나님을 위해 자신의 것을 바치는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 시간을 바치고, 물질을 바치고, 열심을 바치라고 하고 하나님을 위해서라면 어떤 손해와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 헌신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그 결과는 결국 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과적으로 복이라는 대가를 기대한 헌신이라는 것 때문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한다.


지금의 기독교를 보면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함으로 인해서 이처럼 복을 기대하고 헌신하는 소위 ‘기복주의’라는 것이 잘못되었음을 지적을 받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헌신을 하되 복을 기대한 헌신이 되면 안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나님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헌신하고 봉사하는 것이 참된 신앙이라는 것이다.


듣기에는 그럴듯하고 신앙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복을 기대한 헌신과 다를 바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하나님을 위해서 바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을 위해 헌신해 주기를 기대하시지도 않는다. 때문에 아무리 복을 기대한 헌신이 아니라고 해도 하나님을 위해 자신의 것을 바치겠다는 생각에서의 헌신이라면 잘못된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있는 것 중 어느 것 하나도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것은 없다. 시간을 바친다고 하지만 그 시간까지도 하나님이 허락해주신 시간인 것이다. 즉 나의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하나님을 위해 바칠 수 있는 내 것은 없기 때문에 내 것을 바치는 의미의 헌신은 하나님 앞에서는 성립되지 않는 것다.


심지어 우리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믿음이나, 천국을 향한 소망이나, 말씀에 대한 깨달음 이러한 모든 것까지 우리 속에 계시는 성령께서 때를 따라 은혜를 베푸시고 도우신 결과이기 때문에 나의 믿음, 나의 열심으로 하나님을 섬기겠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신자는 철저하게 하나님께 의존된 존재다. 하나님을 떠나서는 참 생명이 아닌 것이다. 신자라면 누구나 하나님께 헌신한 사람으로 사도 바울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사도 바울이 스스로 하나님께 헌신하겠다는 각오와 결단으로 복음을 증거하는 헌신을 한 것인가?


고전 15:10절을 보면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말을 한다.


바울은 자신이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다고, 즉 헌신하였다고 말하지만 그 헌신은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바울에게 자신이 한 헌신은 없는 것이다. 있다면 자신을 주관하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일뿐인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의 자기 부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 부인조차도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고 성령의 권능임을 생각해 본다면 하나님 앞에서 ‘내가 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헌신은 티끌만큼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심으로 헌신의 자리에 있는 신자는 자신이 좋은 것을 만들어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생각까지 부인되면서 어느 한순간도 하나님이 자신을 주장하지 않음이 없음을 믿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이 하나님의 것을 통해 자신을 이끌어 가고 계심을 믿기에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했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뿐이라는 고백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참된 헌신은 인간이 뭔가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자기 부인으로 사는 것이다. 이러한 신자에게 자기 헌신은 없다. 은혜만 있을 뿐이다.


(200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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