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18:53

예수를 죽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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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하나님을 절대적인 분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과 비교하거나 맞설만한 다른 신이 존재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가짜이고 우상일 수밖에 없다는 뜻에서 ‘절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을 절대적인 분으로 표현할 수는 있다. 그런데 기독교가 크게 착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기독교의 믿음의 대상인 하나님이 유일하시고 절대적인 분이기 때문에 기독교 또한 모든 종교 가운데서 유일한 참된 종교라며, 기독교의 절대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 우월성은 다른 종교에도 있을 것이고, 하나님이 참되고 절대적인 분이기에 하나님을 신앙하는 자신들 역시 참되다고 생각하는 유대교나 이슬람교에도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앙하고 하나님을 절대적인 분이라고 말하는 우리가 빠져서는 안 될 함정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절대적인 분이라면 그것은 하나님의 절대성을 말하는 것이지 결코 하나님을 신앙하는 종교나 한 개인의 절대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즉 그 어떤 종교를 두고서라도 ‘오직 그 종교만이 참되고 절대적이다’라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혹 이러한 말에 심기가 불편해질 사람이 있을지 몰라서 미리 설명을 하자면, 지금 나는 ‘모든 종교는 같다’는 다원주의 신학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후 4:7절을 보면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는 말을 한다.


보배가 질그릇에 담겼다고 해서 질그릇이 보배의 가치를 공유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질그릇은 여전히 질그릇일 뿐이며, 다만 질그릇으로 하여금 보배를 가지게 하신 하나님의 크신 능력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다.


기독교든 기독교인이든 분명한 것은 질그릇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기독교라는 종교를 증거하는 것이 아니라 질그릇에 보배를 가지게 하신 하나님의 크신 능력과 긍휼과 자비를 증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가 절대적인 하나님을 믿으니 기독교가 참된 종교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에게 보배가 담겨 있기 때문에 ‘나도 보배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이 현대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큰 착각이다.


이러한 착각으로 인해서 전도를 할 때도 기독교 안에 들어와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는 기독교가 전제하고 있는 것을 먼저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즉 기독교가 여러 가지 용어를 동원해서 하나님에 대해 설명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가령 하나님을 인격적인 존재라고 말하지만, 기독교가 인격이라는 말을 동원하여 하나님을 설명하려고 하는 순간 하나님은 인간이 규정하고 이해하고 있는 인격 안에 갇히고 말 것이다. 그로 인해서 성경이 계시하고 있는 하나님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이 인간의 용어 안에서 구축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인간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존재적 차원이 인간이 이해하고 아는 수준으로 전락되는 것이다.


기독교의 잘못이 그것이다. 하나님의 신비함과 독특성을 인간의 경험과 논리와 교리로 설명하려다 보니 하나님이 인간의 개념 안에 갇혀 버리는 것이다.


기독교가 할 일은 인간이 집착하고 있는 예수를 죽이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 버림 받아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성경 안에서 만나야 한다. 기독교란 틀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활동하시는 예수님을 만나야 기독교가 기독교다워질 수 있다.

(200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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