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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교회의 문제는 종교와 복음의 차이를 모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종교로서의 믿음과 복음으로서의 믿음이 다르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한다. 심지어 종교와 복음의 차이를 모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복음도 곧 종교라고 생각 할 정도로 심각하다.


언젠가 같은 교단의 목사와 대화중에 십자가의 정신이 살아있는 기독교라면 종교가 될 수 없다는 말을 했더니 기독교가 종교가 아니라는 말을 한다면서 화를 내는 것이다.


물론 현대 기독교는 종교의 속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십자가의 정신이 살아 있고, 그 정신을 따라 가는 기독교라면 절대로 종교의 속성이 나올 수가 없다. 즉 이 말은 현대 기독교는 십자가의 정신을 따르는 길에 있지 않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십자가를 말하나 십자가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복음을 말하나 복음을 알지 못하며 믿음을 강조하지만 믿음이 무엇인가를 모르는 것이 현대 기독교의 실상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은 항상 현실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는 것이다. 짐승은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더울 때는 덥지 않은 환경을 원하고, 추울 때는 춥지 않은 환경을 원한다.


자신을 불편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환경에서 항상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이렇게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세계로 비상하기를 꿈꾸며 산다.


가령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들면 그것은 사람에게나 짐승 모두에게 생존에 위협이 된다. 이런 경우 짐승들은 물과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찾지 못하면 그냥 죽는다. 하지만 인간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며 생존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도 인간이 하늘에서 비를 내리게 할 수 없다는 이치 앞에 인간은 무기력함을 느낀다. 이처럼 생존에 위협이 되는 현실에서 인간이 무기력함을 느끼고 아무런 대안이 없다고 여겨질 때, 심리적 공포와 무기력함을 넘어서기 위한 방법으로 신을 찾고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신을 숭배하는 의식으로 자신들이 신을 섬기고 있음을 증명하고, 신의 보호와 도움을 구하는 대가로 헌물을 바치면서 정성을 나타내고, 그런데도 신의 응답을 얻는데 계속 실패하고 원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식이나 헌물의 강도를 더함으로써 신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이것이 종교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라 이르는 모든 것은 이러한 인간의 종교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무당에게 가든, 점쟁이에게 가든, 절을 가든, 성당을 가든, 그리고 예배당을 가도 동일한 인간의 종교성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식과 신이라 이름하는 대상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신을 부르는 인간이 바라고 희망하고 목적하는 것이 동일하다. 왜냐하면 각자 자신의 취향과 환경에 따라 선택한 종교는 다르지만 결국 동일한 종교성을 가지고 신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교회에서 무당이 보이고 절간을 보게 되는 것이다.


종교로서의 믿음의 중심에는 ‘나’가 있다. 즉 믿음이라는 명목으로 행동하지만 그 중심에 ‘자기 구원’이 자리함으로써 종교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복음으로서의 믿음의 중심에는 ‘나’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다. 그래서 참된 믿음에는 나를 위한 행동이란 없다. 그리스도라는 존재 앞에서 나는 잊게 되는 것이 믿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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