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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무엇인가? 베뢰아 아카데미의 김기동이라는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질병을 들고 찾아오거나 인간을 괴롭히는 마귀인가? 그래서 모든 질병과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일들이 마귀가 일으키는 일들인가?


목사들이 설교하면서 마르고 닳도록 우려먹는 사탄과 귀신 이야기들을 들으면 나는 때때로 깊은 연민마저 느낀다.


설교 시간에 조는 것도 마귀 때문이라고 하고, 목사의 말에 반대를 하는 것도 하나님의 종을 대적하는 마귀라고 하고, 배가 아프다는 사람에게 아픈 부위에 손을 대고 기도하라는 유치원 아이들에게나 통할법한 말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까지 무지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까지 하다.


복음서에 보면 많은 귀신과 마귀가 등장한다. 또한 사무엘상에 보면 악령이 사울에게 이르렀을 때 그는 다윗을 죽이려고 하게 된다. 그 귀신과 악령이라는 존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알 수 없는  우주 어딘가 은밀한 곳에 있다가 필요하면 지구에 내려와 신자를 유혹하고 괴롭히며 사람을 죽이려는 마음을 갖게 하는가? 아니면 땅속 세계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신자의 신앙생활을 방해하기 위해 나타나는 존재인가? 그것도 아니면 구천을 떠돌다 한을 품고 복수하기 위해 내려온 처녀귀신들인가?


설사 그런 존재들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악마가 아니다. 그러한 것은 기껏해야 공포심과 두려움과 불안감을 줄 수 있을 뿐이지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 영광을 추구하는 존재로 살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영광이 아닌 자기 영광을 추구한다는 것, 그것이 곧 인간이 멸망의 존재라는 증거다. 악마는 인간으로 하여금 험상스런 표정으로 포악한 일을 저지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영광을 위한 욕망으로 살아가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진정한 악마, 그것은 바로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것만 내게 있으면 인생은 살만하겠다’는 환상에 빠지고, 목사가 큰 교회를 바라보면서 ‘내 교회가 저 정도만 부흥돼도 목사 할 만하겠다’는 환상에 빠지는 것들이 바로 자아가 만족과 불만이라는 것으로 인간을 지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악마는 자아를 동원하여 인간을 지배하고 욕망을 부추기며 왜곡된 환상과 삐뚤어진 이미지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는 눈을 영원히 가려 버리려 한다. 그리고 또한 인간에게 인생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여 지배하려 한다.


이러한 실체를 깨닫지 못한 인간은 삶은 본래 그런 것이라고 자위하며 그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아가 쳐 놓은 환상이라는 덫에 걸려 꿈을 꾸고 있는 것이며, 자아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는 인간의 현실이다.


철저하게 자아에 붙들려 길들여진 채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삶을 위해 살아갈 뿐이고, 이러한 삶에 걸림돌이 되고 방해를 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가지고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이 보장된다면 그로 인한 타인의 아픔이나 상처, 또는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것 또한 자아에 지배를 받는 인간의 현실이고, 그래서 악마는 내 안에 있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자아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자신의 자아에 대해 절망하는 것이다. 철저히 절망하는 그 순간이 바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고, 열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직시하는 눈이 열리지 않고는 제도를 백만 번 바꾸고 개혁을 천만 번 하더라도 자기 안의 악마는 보지 못한 채 착각과 환상 속에서 헤맬 뿐이다.


이것이 예수님이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도 자신의 눈 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고 말한 의미이기도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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