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6 14:25

목사와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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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신학자가 ‘목사는 저주 받은 자’라는 표현을 했다. 그 이유는 설교를 하는 목사의 자리가 인간적인 자신의 소리와 생각과 욕망과 의지와 삶은 말씀 안에 유폐 시켜 버린 채 구약의 선지자처럼 하나님의 소리만을 듣고 외쳐야 할 자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목사의 설교는 자기 생존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되고, 오직 십자가의 생명을 내어 놓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인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일한다. 그런데 목사가 하는 일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설교가 목사의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니, 그렇다면 목사는 자기 생존을 위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인가? 바로 이러한 고통과 갈등과 아픔이 주어지는 자리가 바로 설교자로 불리는 목사의 자리이기에 저주 받은 자라는 표현을 쓴 것인지 모르겠다.


때로는 설교를 듣는 교인들이 진심으로 예수님의 정신으로 살고자 하고, 생명을 외치는 복된 말씀에 매료되어서 세상의 기쁨보다는 생명의 말씀이 주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목사가 생명의 말씀만을 전했을 때 복음으로 인해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신자 만나기가 쉬운 일인가?


복음을 말하는 사람들도 겉으로는 복음을 받아들이고 십자가를 말하면서도, 자기 생존을 위한 자기 길을 달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현실에서 자연히 예수, 십자가는 버릴 수는 없지만 삶의 전부로는 여길 수 없는 것으로 취급될 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 하늘의 생명을 외치는 설교를 한다는 것은 목사에게는 더욱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현실들이 목사로 하여금 설교에 대한 헛된 기대와 착각을 버리게 하는 기회가 된다. ‘설교를 복음적으로 잘하면 복음을 원하는 교인들이 은혜를 받고 감동을 받을 것이고, 그러면 목사를 생각해서 헌금도 많이 하고 그렇게 되면 나의 생존 문제도 더 나아지지 않겠는가?’라는 사탄의 생각으로부터 목사를 구출하기 위해, 설교를 할 때마다 목사가 가지는 기대를 부수고 꺾어 버리는 방식으로 하나님은 일하시는 것이다.


목사의 기대는 목사가 복음을 전하면 교인들은 말씀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죄인 됨을 자각하며,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을 묵상하면서 서로 은혜로 교제하고 진심으로 생명의 길을 가려고 힘쓰는 삶의 모습들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교인들은 목사의 그러한 기대를 짓밟으면서 여전히 세상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그래서 때로는 복음을 전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고민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결론은 설교하는 목사도, 설교를 듣는 교인도 자기 입장에서 산다는 것이다. 자신을 버린 자로 복음을 전하고, 자신이 버려지기 위해서 복음을 듣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입장의 굴레 안에서 복음을 이용한다. 이처럼 복음은 끝없이 인간에 의해 훼손될 위기에 처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복음을 동원하여 오히려 인간을 다스려 가신다. 이것이 복음과 인간의 관계이다.


복음을 위해 산다고 감히 말하지 말자. 목사든 신자는 인간은 복음의 훼방자일 뿐이다. 그런 인간에게서 복음이 복음으로 드러난다면 그것은 순전히 복음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의 결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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