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8 21:49

거룩한 땅 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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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기독교는 사랑의 교회의 건축 문제로 말들이 많다. 건축비가 2100억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이다 보니, 용산 참사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도외시 하는 무리한 건축이라며 시비를 거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랑의 교회는 교회의 이름 그대로 사랑을 실천하겠다며 교회의 교회다움을 얘기해왔던 교회였고, 교회 개혁을 외쳤던 교회이니 만큼 21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경비를 들여서 거대한 예배당을 건축하겠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교회다움을 포기한 행위라는 비난과 함께 교회 건축 계획을 중지할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사랑의 교회가 얼마를 들여 예배당을 건축을 하건 관심이 없다. 교인들이 건축을 반대하는데 목사가 고집을 부려 추진하는 것도 아니고, 공동의회를 거쳐서 95%의 교인이 건축을 찬성한다는데 주변에서 건축을 해라 마라 간섭할 것도 못된다.


아닌 말로 보태주는 것도 없으면서 어려운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많은 돈을 들여 예배당을 짓는다고 시비한다면, 그렇게 시비하는 그 사람은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기 재산이라도 모두 내어 놓았는지 묻고 싶다.


그런데 어이없는 얘기를 들었다. 사랑의 교회가 건축 문제로 공동의회를 할 때 정관제정에 대해 의문을 가진 한 청년이 목사에게 질문을 했다고 한다. 목사의 답변이 부족했는지 청년의 질문은 계속됐고 목사는 답변을 회피하면서 청년이 아직 어려서 잘 모른다는 말로 질문을 중지시키려고 했다 한다.


목사는 청년에게 답변을 하면서 청년을 무시하는 투의 적절하지 못한 여러 말을 했고, 그 가운데  “가서 거룩한 땅 밟기 한번 하셨습니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즉 건축 예정지에 한번이라도 가서 거룩한 땅 밟기를 했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거룩한 땅 밟기도 한번 안한 사람은 이런 질문을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어이없어 한 말이 바로 이것이다. 예배당을 지을 땅을 거룩한 땅으로 여기는 것, 그리고 거룩한 땅에 가서 땅 밟기를 하는 것을 신앙인의 도리로 여기는 것이다.


도대체 예배당 부지가 거룩한 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성경적 근거가 무엇인가? 결국 예배당은 거룩한 성전이기 때문에 거룩한 성전이 지어질 그 땅 역시 거룩한 땅이라는 논리인 것이고, 그렇다면 거룩한 땅에 지어진 모든 건물(화장실 주차장 창고 등등)도 다 거룩한 건물로 구분해야 하는가? 또한 기존의 예배당 건물과 땅을 처분하여 모두 헐었다면 그 땅은 거룩한 땅에서 그냥 보통 땅으로 환원되는 것인가?


요즘은 어지간한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도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예배당을 지을 땅이 거룩한 땅이고, 거룩한 땅 밟기를 하는 것이 신앙의 도리라면, 전 교인을 이끌고 정기적으로 자주 땅 밟기를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예배당은 그저 예배드리는 장소일 뿐인데, 그 예배당을 마치 성황당처럼 만들어 버리는 이것이 오늘날 기독교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땅을 거룩하다하는 얘기는 목사에게서 나올 얘기가 아니라 무당에게서나 나올 법한 얘기인지라 더 이상 얘기할 가치도 없을 것 같다.


2100억이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서 건물을 짓는다고 해도 그 건물에서 복음만 제대로 전파된다면 좋겠다. 하지만 호화로운 건물에서 복음과 상관이 없는 말들이 나올 것을 생각하면, 그것도 모른 채 그 건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불쌍할 뿐이다.


신자에게 거룩한 땅은 따로 있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별된 신자로 위엣 것만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그 자리가 거룩한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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