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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인간에게 무소유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무소유라는 말은 소유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말인데,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며 사는 인간에게 ‘소유가 있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소유가 있다’는 말이 성립이 된다면 무소유라는 말 또한 가능하다. 하지만 소유가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만물의 주인 되심을 거부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말일 뿐, 하나님을 믿는 신자에게는 통용될 수 없는 말이다.


그래서 법정 승려가 말하는 무소유는 기독교 시각에서 본다면 신의 자리를 독차지 하고 있는 육의 인간에게서 나오는 말에 불과할 뿐이다.


본질적으로 인간에게는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런데도 인간은 내 몸이고, 내 수중에 있다는 이유로 내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감히 세상을 창조하시고 지금도 하나님의 뜻대로 다스리고 계시는 하나님 앞에서 ‘내 것’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내 몸도 내 재산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인데, 그런데도 내가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이 숨 쉬는 것, 걷고 있는 것, 말하고 듣고 먹는 것 하나하나까지 하나님이 베푸시고 허락하심으로 누리고 있는 은혜의 흔적들이다. 내 뜻대로 하고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내가 나의 의지를 가지고 말하고 걸으며 행동한다는 것 때문에 내 뜻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교만이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못하기에 병이 들기도 하고, 삶을 내 뜻대로 못하기 때문에 다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이 하루 세끼 먹는 것까지도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일뿐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아는 신자에게 내 것은 없다. 내 것이 없기에 ‘무소유’라는 말 또한 인간이 내 놓을 수 있는 말은 아닌 것이다.


신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 내 것인 줄 알고 착각하고 살았던 죄인임을 고백할 뿐이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보다는 조금이라도 나를 위해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살았던 죄인임을 고백할 뿐이고,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죄인임을 고백할 뿐이다.


마 19:27절에 보면 베드로가 “보소서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랐사온대 그런즉 우리가 무엇을 얻으리이까”라는 말을 한다. 베드로와 함께 주를 따랐던 제자들은 하던 일도 가족도 모두 버린 채 주를 따른 사람들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들 역시 무소유를 지향했다고 할 수 있는가?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은 행위를 가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무엇을 얻으리이까’라고 묻는 것이다. 가치 있는 일을 했으니 그에 따른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르기는 했지만 자신을 위해서 버렸을 뿐이다. 이것이 법정 승려와 다르지 않다. 법정 승려 역시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버리고자 했을 뿐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또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마다 여러 배를 받고 또 영생을 상속하리라”(마 19:29)고 말씀한다.


예수님도 버림을 말씀하지만, 예수님이 말씀하는 버림은 예수님의 이름을 위한 버림이다. 여기에서 예수님의 무소유는 법정 승려의 무소유와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나게 된다. 버림의 의미 자체가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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