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17:57

교회와 시장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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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교회를 보고 있으면 시장이 보인다. 시장을 가면 많은 상점들이 있고, 내가 사고자 하는 물건도 여러 곳에 있다. 그러면 사람은 어느 상점으로 갈까? 당연히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도 좋은 곳으로 간다. 정부나 다른 누군가가 어느 가게로 가라고 강제로 지시하지 않고 선택권은 오직 소비자에게 있기 때문에 자기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상점들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손님이 알아서 들어와 주기만 기다린다면 손님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고, 결국 발전은커녕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상점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세일을 하고, 여러 가지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또한 다른 상점에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거나, 색다른 이벤트를 하여 손님들의 관심을 끌면 당장 여기저기서 모방을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중심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논리’다.


현대교회에서 시장이 보인다는 말은 현대교회가 이러한 시장논리를 따라 흐르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오늘날 교회의 강단은 쉽고, 편하고, 재미있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것은 설교에 대해 조금이라도 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설교가 쉽고 편하고 재미있지 않으면 대중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고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또한 그렇게 되면 오는 교인들을 붙들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 설교가 교인들의 입맛에 맞추어주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리고 교인들의 흥미를 끌만한 이런저런 이벤트를 연구하여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모든 목적은 많은 손님들을 내 가게로 끌어 오려는 주인의 심정과 다르지 않다. 이렇게 강단이 대중들의 눈치를 보고, 보다 많은 대중이 요구하고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말씀의 내용과 방식을 바꾸기 때문에 강단은 복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고, 다만 시장논리만 남게 되는 것이다.


교회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진리는 진리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리는 다만 하나님이 택한 자만이 듣고 그 진리를 생명으로 받아들인다.


세상에서는 아무짝에 쓸모도 없는데 가장 귀한 보배라고 하면서 진리의 말씀을 받고 기뻐하며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하며 세상의 것은 배설물이라는 놀라운 말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강단은 대중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


교회의 사명이 많은 사람을 교회로 끌어 모으는 것이 아니고, 목사 또한 많은 사람이 듣고 좋아할 설교를 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대중이 듣고 좋아할 설교에 마음을 둔다면 그는 진리를 전하는 자가 아니라 대중의 인기를 끌어서 자기 상점을 크게 만들고 싶어 하는 장사꾼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장사꾼들은 결과가 교회 부흥으로 나타난다면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은 채 ‘복음’이라는 옷을 입혀 버린다. ‘진리인가 아닌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도 부흥이라는 결과에서 찾으려고 한다. 이러한 현대 교회는 진리에 대한 바른 판단은 이미 실종되어 버렸다. 그리고 대신 시장논리를 따라 흘러감으로써 그리스도의 피로 세워진 교회는 보이지 않고 손님 끌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시장의 상점들만 보인다.


진리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상에 남기신 자기 백성을 찾는다. 그래서 진리는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사람의 눈치를 봄으로써 진리가 난도질을 당할 뿐이다.


(200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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