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18:09

의심없는 믿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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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바다 위를 걷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협지를 보면 경공술이 뛰어난 무술의 고수가 허공을 날아다니는 내용도 나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창착해 낸 영웅의 모습일 뿐, 현존하는 인간으로는 발휘할 수 없는 능력이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물 위를 걸은 사람이 등장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할 수 있지만 그냥 보통 사람에 지나지 않은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은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이러한 기적을 있을 수 없는 일로 치부하며, 단지 후대의 사람들이 예수님의 신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지어낸 신화라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은 예수님을 자연 질서에 갇힌 분으로 여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예수님은 자연 질서를 초월하여 존재하시는 창조주이심을 생각지 않는 것이다. 예수님이 비록 인간의 육신으로 존재하시지만 육신이라는 조건에 제약을 받으시는 분이 아님을 간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예수님이 바다 위를 걸으시는 것은 당연하다치고, 베드로는 어떻게 걸은 것인가? 물 위를 걷던 베드로가 바람을 보고 무서워하여 빠져갈 때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붙잡으시면서 “믿음이 적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마 14:31절)라고 말씀하신 것을 생각해 보면, 베드로로 하여금 물 위를 걷게 한 것은 믿음이다.
그리고 ‘왜 의심하였느냐’라고 하신 것을 보면 의심 없는 믿음이 물 위를 걷는 기적이 있게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의심 없는 믿음이란 어떤 믿음일까? 흔히 기도할 때 의심하지 말고 믿으라는 말을 많이 한다. 즉 하나님이 응답하실 줄을 믿고 기도하면 틀림없이 응답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면서 ‘믿습니다’라는 말을 한없이 반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진심으로 믿는다면 ‘믿습니다’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믿는 상태에서 기도하면 되기 때문이다.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을 때 ‘빠지지 않게 하실 줄 믿습니다’라고 하고 걸은 것이 아니다. 그냥 ‘오라’는 말씀을 듣고 배에서 내려 걸었을 뿐이다. 그러한 베드로가 바람을 보고 무서워했을 때 빠지게 된 것이다. 배에서 내려 걸을 때는 없던 바람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오실 때 이미 바람은 세차게 불고 있었다. 그것을 보면 베드로는 처음에는 바람은 생각지도 않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물을 걸은 것이고, 물 위를 걷다가 비로소 세찬 바람을 느끼고 무서움이 있게 된 것이다. 즉 바람 때문에 빠질 수 있다는 무서움이 생긴 것이다. 이것이 의심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 안에 있음을 잊어버리고 바람 때문에 물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의심이다. 주변 환경과 형편을 보면서 자신에게 있게 될 일을 미리 예측을 하면서 걱정하고 무서워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의심인 것이다. 따라서 의심 없는 믿음은 주변 환경과 형편을 보지 않고 사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환경과 형편 그 모든 것들은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도구로 삼아서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위해 주어지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신자는 어떤 환경과 형편이 주어진다고 해서 염려하고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이것이 의심 없는 믿음이다. 이러한 믿음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다만 신자로서 예수님의 증인으로 살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베드로가 바람을 본 순간 바다에 빠질 수 있다는 자신의 문제로 두려움이 발생한다. 자신이 예수님의 말씀의 능력 안에 있음을 망각한 것이다. 이러한 의심 없는 믿음을 인간이 만들 수도, 키울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의심 없는 믿음을 가지라고 소리치는 것은 무의미한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신자는 다만 세상의 모든 일이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있음을 믿는 믿음을 구할 뿐이다.

(200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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