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4 21:16

신자와 죽음

조회 수 1743 추천 수 2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는 때로는 죽음에 대한 궁금증이 몹시 일어난다. 사람이 인생을 살다가 결국 마지막 때 만나는 것이 죽음이다. 다른 만남은 싫으면 피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겠지만 죽음을 만나는 것만큼은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우리 소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나야 할 죽음이고, 또 어떤 죽음은 미리 감지하지도 못하고 짐작할 틈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에 오늘 만날 지 내일 만날 지 알 수 없는 만남이어서 궁금증이 더할지도 모르겠다.


대개의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솔직히 나라고 해서 죽음에 대해 담담할 수 있겠는가?
죽는 것이 좋고 반가워서 궁금하다는 것이라기보다는 피할 수 없고 분명히 만나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궁금하다는 것이다.


죽음은 사람의 몸의 기능이 정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몸의 기능이 정지하고, 그리고 몸이 흙에 묻히고 썩어버리는 것이 죽음의 전부라면 궁금할 것도 없다.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은 인간을 또 다른 세계로 이끌어 간다. 그 다른 세계가 궁금하기에 죽음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물론 성경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증거하기에 성경으로도 알 수 있다고 하겠지만, 성경이 증거하는 하나님의 세계를 물리적, 본질적 한계를 안고 있는 인간으로서는 완벽히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조금씩 더듬어 알아간다고 해도 그곳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도무지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궁금한 것이다.


그래서 어떨 때는 지금 죽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사람에게 죽음이 두 번 있다면 나는 아마 진작 죽어봤을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죽음은 끝이 아니라 진정한 현실과의 만남이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거짓이라면 죽음은 나로 하여금 참된 현실을 만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그렇게 큰 거부감은 없다.


나에게 있어서 죽음은 아무런 조건 없이 무한하게 베푸신 하나님의 사랑을 완벽하게 알 수 있는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정직하게 말해서 사람은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의 깊이를 모두 담아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의 개념이 우리의 인식에 담기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늘 하나님의 사랑을 얘기하면서도 뭔가 부족함을 수없이 느낀다. 물을 계속 마시면서도 목마름을 느끼는 기분이랄까? 사랑을 얘기하면서 사랑이 속 시원하게 내게 인식되지 않는 목마름과 답답함이 어우러져 때로는 죽음에 대해 궁금증이 있게 하고 때로는 죽음을 기다리게도 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죄의 본질에서 해방되지 못한 인간에게 죽음은 해방을 맛보게 한다는 것이다. 죽음은 욕망으로 인해서 무거운 짐을 진 채 고통스럽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는 자유를 안겨준다. 세상에서 누릴 수 없었던 참된 자유의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죽음을 예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죽은 자체를 그렇게 거부하지 않게 한다는 것뿐이다. 즉 죽음 이후의 세계를 알지 못한 세상처럼 죽음이 저주나 불행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신자는 지금의 현실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참된 현실이 있음을 믿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죽음이 마지막도 절망도 아닌 것뿐이다. 신자에게 죽음은 영원한 세계로 들어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결코 낯선 것이 될 수 없다. 때문에 신자로 산다는 것은 참 신비로운 일이다.

(2007.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 이단 ㊶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 신윤식 2013.07.28 1383
114 이단 ㉝ (구원파) 신윤식 2013.06.02 1377
113 이단 ㉖ (통일교) 신윤식 2013.04.14 1370
112 중국 방문기⑤ 신윤식 2012.04.01 1370
111 이단 ㊲ (안상홍 증인회) 신윤식 2013.06.30 1369
110 이단 ⑩ 신윤식 2012.12.23 1369
109 이단 ㉗ (통일교) 신윤식 2013.04.21 1367
108 중국 방문기⑯ 신윤식 2012.06.17 1364
107 이단 ⑦ 신윤식 2012.12.02 1359
106 이단 144 – 아이합(국제 기도의 집, IHOP) 신윤식 2015.08.15 1358
105 이단 ⑰ 신윤식 2013.02.10 1353
104 이단 ⑯ 신윤식 2013.02.03 1351
103 중국 방문기③ 신윤식 2012.03.18 1351
102 중국 방문기㉙ 신윤식 2012.09.16 1349
101 이단 ⑭ 신윤식 2013.01.20 1347
100 중국 방문기⑧ 신윤식 2012.04.22 1342
99 신자로 사는 인생 ⑦ 신윤식 2011.09.11 1342
98 이단 56 (지방교회) 신윤식 2013.11.10 1341
97 고난의 의미④ 신윤식 2012.01.08 1332
96 중국 방문기⑦ 신윤식 2012.04.15 1331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23 Next
/ 23